2006년 4월호

美 정부 ‘충격적 오일쇼크’ 예측 보고서

“북한 석탄으로 한국에서 액화 석유 만드는 것도 대안”

  • 김동기 미국 뉴욕주 변호사 greenmt815@hanmail.net

    입력2006-04-10 14: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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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곧 ‘충격적인 오일 쇼크’가 닥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 정부는 ‘석탄을 석유로 전환하는 산업’을 유력한 대안의 하나로 제시했다.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는 북한에 상당량의 석탄이 매장되어 있으며, 한국은 북한의 석탄을 철도로 실어와 석유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검토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美 정부 ‘충격적 오일쇼크’ 예측 보고서
    석유는 공기와 같다. 없으면 하루도 살기 어렵지만 쉽게 구할 수도 있다. 한국의 도시에선 자동차를 10분만 몰면 주유소가 있고 원하는 만큼 석유를 살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석유를 구하기 어렵다든지, 궁극적으로는 석유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미국에선 ‘전세계적인 석유 수급 불안이 머지않은 미래에 찾아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때를 대비한 대책을 지금 당장 수립해야 한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석유가 너무 빨리 고갈되고 그때까지 수소에너지 등 대체 에너지 개발을 완료하지 못하면 많은 나라가 엄청난 경제·안보위기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미국에서 등장한 석유 위기론은 민간 연구기관들에서 나온 다양한 미래예측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미국 정부와 의회의 공식적 시각이다. 미국이 국가 차원에서 석유 고갈 문제에 대처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상황 변화다. 전세계에 유전(油田) 채굴권을 가장 많이 확보한 나라인 미국이 이렇게 걱정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아직 태평한 것 같다. 한국은 석유를 전량 수입하고 있고, 확보한 유전이 선진국보다 훨씬 적으며 ‘공급자 우위’의 불안한 수급구조에 처해 있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다가올 오일쇼크를 예상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두 가지 문서로 확인된다. 하나는 지난해 미국 하원 에너지소위원회의 청문회 기록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해 미국 에너지부가 작성한 보고서다.

    ‘아폴로 계획 같은 에너지 프로젝트’



    지난해 12월7일 미국 하원의 에너지소위원회는 전세계의 석유생산이 언제 정점(頂點)에 다다를 것인가를 예측하기 위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미 하원엔 석유생산 감소가 미국에 미칠 충격파를 우려하는 여론이 이미 형성되어 ‘석유생산의 정점 연구모임’이라는 조직도 만들어져 있다.

    이 모임의 리더인 공화당 소속 로스코 바틀렛 의원은 청문회에서 “미국은 이미 1970년에 석유생산이 정점에 이르렀고, 미국 이외의 세계에서도 조만간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창조력을 발휘해 원유공급의 취약성을 극복하고 세계 경제의 쓰나미를 예방하도록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결론이었다. 그는 이를 위해 “인간을 달에 보내는 아폴로 계획과 같은 규모의 에너지 프로젝트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민주당도 같은 의견이었다.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당 소속 톰 유달 의원은 “원자폭탄을 만들기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와 같은 대형 연구개발 프로그램에 시급히 착수해야 한다”고 진술했다.

    “파티는 곧 끝난다”

    석유생산정점연구회(ASPO·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eak Oil) 회장인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쉘 알레클레트 교수는 “2008년에 세계 석유생산이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인류는 역사상 최대의 파티인 ‘석유 파티’를 즐겨왔다. 그러나 파티는 얼마 후 끝난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는 성장을 위협받을 것이고, 정치·사회적 불안정이 야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 보고서가 ‘석유생산 정점(peak oil)’이라는 직설적인 용어를 사용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에너지부가 지난해 작성한 석유 위기와 그 대책에 대한 보고서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세계 석유생산이 정점에 다다를 때까지 (아무 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기다린다면 정점에 도달한 순간부터 20년 이상 심각한 액체연료 부족으로 큰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 정점에 다다르기 10년 전부터 대책을 마련해 준비하면 정점 이후 10년 동안 공급부족에 처할 것이다. 정점에 다다르기 20년 전에 여러 대책을 마련해 실행해야 공급부족에 따른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석유는 크게 ‘재래식 석유’와 ‘비(非)재래식 석유’로 나뉜다. 재래식 석유는 질이 좋고 가벼우며 비교적 쉽게 채굴된다. 반면 비재래식 석유는 무겁다. 타르처럼 끈끈하다고 보면 된다. 재래식 석유에 비해 질은 떨어지면서 발굴비용은 훨씬 더 많이 든다. 여러 가지 보조 에너지가 요구되기 때문에 발굴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재래식 석유는 감소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지난해 한국의 석유수입 평균단가는 배럴당 50.4달러로 불과 1년 전의 36달러보다 40%나 올랐다. 그 결과 수입물량은 2.1% 늘었지만 수입대금은 427억2000만달러로 128억달러나 늘었다. 이는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전년대비 116억2000만 달러 줄어드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또한 고(高)유가는 교역조건을 악화시켜 지난해 한국의 실질 무역손실액은 46조6000억원에 달했다.

    유가는 올 들어서도 계속 오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2006년 평균 유가를 배럴당 64달러로,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68달러로 내다본다.

    유가의 중장기적 전망은 더욱 어둡다. 미 부시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자문한 바 있는 에너지 전문 투자 은행가 매튜 사이먼은 그의 책 ‘사막의 황혼’에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는 “2005년 3월말 유가가 배럴당 54달러일 때 ‘슈퍼 스파이크’ 시기의 초기 단계에 진입했으며, 결국은 배럴당 105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캐나다 임페리얼카머스은행은 “유가가 2006년 배럴당 84달러, 2007년 93달러, 2007년 4/4분기엔 100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럴당 200달러 시대

    과거에는 유가가 오르면 산유국들이 증산을 했다. 새로운 유전이 개발되기도 했다. 이렇게 공급이 확대되면 유가는 적정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패턴이 작동하지 않는다. 유가는 비수기에도 오르고 비축량이 증가했는데도 오르고 있다. 이는 공급능력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암시한다.

    지난 20여 년간 저(低)유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석유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반면 석유산업에 대한 투자는 부진했다. 그래서 유가 상승의 완충 기능을 했던 ‘잉여 공급능력’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공급이나 수요에 미세한 변화만 와도 유가가 출렁인다. 투기자금마저 몰리면서 유가의 변동성은 한층 심해졌다.

    더 큰 문제는 공급에 비해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산유국과 석유회사들이 생산시설을 사실상 풀가동하고 있는데도 중국, 인도 등 신흥 경제성장국의 산업용 연료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버겁다. 2002~2005년 세계의 석유소비 증가율은 2.7%였는데, 이는 1990~2001년 증가율 1.4%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증가분 가운데 30%는 중국의 수입증가 때문이었다.

    석유생산의 정점은 일부 지역에서, 혹은 일시적으로 발생한 적은 있으나 전세계적으로 발생한 적은 없다. 석유생산의 정점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다. 석유수요가 석유공급을 항구적으로 초과할 때 유가는 심하게 변동할 것이고 다른 에너지자원에 대해서도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석유공급 능력에 대한 주된 견해는 낙관론이었다. 1990년대의 저유가가 이런 기대심리를 낳았다. 예를 들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펴낸 2004년판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는 “석유생산이 현재 하루 약 8000만배럴에서 2030년엔 하루 약 1억2000만배럴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연평균 1.6%의 성장을 뜻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향후 25년 이내엔 전지구적 석유생산량이 정점에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엔 경험적 근거를 토대로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이가 늘고 있다. 석유생산의 정점에 관한 논의는 복잡한 양상을 띤다. 이는 석유 매장량뿐 아니라 석유를 생산해 소비하는 과정과도 연관되어 있다. 비관론자들은 석유 매장량에 관한 정보에 주목한다. 그들은 “석유 저장 탱크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석유의 수요가 늘면 공급도 따라서 늘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한다. “석기시대는 돌이 없어져서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낙관적 자원경제학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석유탱크의 바닥이 보이면 점진적으로 가격변화가 일어나고 채굴기술의 혁신을 촉진해 석유생산이 정점에 이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석유공급에 관한 의견차이는 먼저 세계의 원유(原油) 매장량을 추정하는 데서부터 발생한다. 미래 석유생산량 추정치는 기존의 유전에 남은 산출량과 아직 발견되지 않은 유전의 산출량을 더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생산 정점 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

    ‘매장량 추정치’ 과장

    그런데 최근엔 비관론이 세(勢)를 넓히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에너지 그룹인 해럴드가 분석한 결과 거대 석유회사 7개사가 4년 이내에 생산 감소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됐다. 도이치은행의 분석가는 “세계 석유생산이 2014년에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BP, 텍사코, 쉘, 쉐브론텍사코, 엑손 같은 주요 석유회사에서 일한 콜린 캠벨은 “지금까지 9440억배럴의 석유가 발굴됐고, 이미 발견된 유전에서 7640억배럴을 생산할 수 있고, 이후 1420억배럴의 석유가 발견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분석했다. 이대로라면 석유생산 정점은 이르면 올해 안에 발생할 수도 있다.

    이들에 비해 좀더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비정부기구인 세계에너지협의회는 석유생산의 정점이 2010년 이후, 석유회사에서 일하던 지질학자 라헤레르는 2010년에서 2020년 사이,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국은 2016년,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세라는 2020년 이후, 석유회사인 쉘은 2025년 이후에 닥칠 것으로 본다. 각국의 에너지 정책 입안자들은 주로 국제에너지기구의 추정(‘향후 25년 안에는 정점에 이르지 않는다’)에 따른다.

    석유생산이 언제 정점에 이를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으나, 지질학자들은 그것이 언젠가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비관론자들은 앞으로 발굴될 것으로 입증됐다는 매장량 추정치가 매우 과장돼 있고 새로운 유전에서 석유를 발견할 가능성도 낮다고 주장한다.

    석유 매장량에 관한 자료는 객관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 OPEC 산유국들은 1980년대 후반에 이렇다 할 탐사 노력도 없이 매장량 추정치를 크게 늘렸다. 당시 중동의 공식적 매장량은 거대유전이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불과 3년 만에 43%나 증가했다. 산유국들이 생산량 쿼터를 늘리기 위해 매장량 추정치를 부풀린 것이다.

    게다가 산유국들은 생산이 계속됐는데도 매장량 추정치를 수정하지 않았다. 생산된 만큼 매장량 추정치가 감소해야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예컨대 1990년 사우디아라비아는 추정 매장량을 1700억배럴에서 2580억배럴로 하루아침에 급격히 늘린다. 이후 하루에 약 900만배럴을 퍼내고도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매장량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발굴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오히려 2580억배럴에서 2590억배럴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캐나다 몬트리올은행의 분석가인 돈 콕스는 세계 최대 규모인 사우디아라비아 가와(Gharwar) 유전의 생산 능력이 돌이킬 수 없는 감소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람들은 “내 아버지는 낙타를 탔고, 나는 자동차를 운전한다. 내 아들은 제트 비행기를 조종하겠지만, 내 손자는 다시 낙타를 탈 것이다”라고 한다. 몇 세대를 넘기지 못하고 고갈될 수밖에 없는 원유의 유한성을 평범한 사우디아라비아인들은 잘 알고 있다.

    디젤 엔진 자동차 늘려야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새로운 유전이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비관론자들은 큰 유전은 대부분 이미 발견됐다고 본다. 세계 원유의 20%가 발견된 지 평균 60년이 된 14개 유전에서 공급된다.

    여기에 새로이 더해지는 매장량은 주로 기존 유전을 확대한 결과이지 새로운 유전을 발견한 때문이 아니었다. 대형 유전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초반에 거의 다 발견됐다. 시추가 곧 새로운 유전 발견으로 이어지는 ‘대박’ 확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거대 석유회사들은 1998년 기존 유전을 개발하기 위해 350억달러를 투자했다. 2003년에는 그 액수가 사상 최고치인 500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전 탐사에 지출된 돈은 110억달러에서 80억달러로 감소했다. 석유회사들이 이미 원유가 발견된 유전에만 돈을 지출하고, 새 유전을 발견하는 데는 인색했다는 의미다.

    석유 메이저들도 위기를 시인하고 있다. 쉐브론의 광고는 “새로 1배럴의 원유가 발견되는 동안 2배럴의 원유를 소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쉐브론은 “값싼 오일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은 명백하므로 과학자, 교육자, 정치인, 정책입안자, 환경운동가, 재계 리더들은 오일 이후 시대의 에너지 틀을 만드는 데 동참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사는 ‘www.willyoujoinus.com’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이런 위기를 논의하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는 석유 위기에 대한 대응책도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우선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승용차나 경트럭에 가솔린 엔진보다 효율이 30% 정도 높은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것이 한 예다. 가솔린 또는 디젤과 배터리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연료 효율이 40~80% 높다. 미국에서는 2015년까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이 1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기술은, 에너지를 조금만 필요로 할 때는 자동차 엔진의 실린더 일부가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연료를 20%가량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고유가 시대에는 점성(粘性)이 강한 비재래식 석유의 원천, 즉 중유, 오일샌드, 타르샌드, 역청 등의 사용범위도 확대해야 한다. 비재래식 석유는 캐나다와 베네수엘라에 많이 분포해 있다. 두 나라에 매장된 양은 3조~4조배럴로 추정되지만, 채굴하기가 쉽지 않아 당장은 이중 6000억배럴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천연가스를 석유로 만드는 방식도 있다. 천연가스에서 메탄분자를 분리해 증기를 더하면 질 높은 액체연료를 얻을 수 있다. 이 공법은 현재 크게 발전해 쉘은 말레이시아에서 하루 1만4500배럴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석탄으로 석유 만들기의 경제성

    석탄을 석유로 전환하는 방식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석탄에서 액체 연료를 얻기 위해서 현재 사용하는 방법은 석탄을 가스화해 불순물을 제거한 다음 액체 연료로 합성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막대한 양의 석탄이 화력발전에 이용되고 있으나, 향후엔 석탄이 석유생산 원료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 이 방법으로 생산된 액체연료는 질도 매우 좋아 따로 정제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전기를 함께 생산한다면 일거양득이다. 이 방식은 배럴당 30∼35달러의 비용으로 석유를 생산할 수 있어 경제성도 좋다.

    석유 확보를 국가 우선 과제의 하나로 삼고 있는 중국은 석탄을 석유로 전환하는 산업을 현실화했다. 중국은 2002년 석탄 직접액화기술을 도입해 내몽골지역에서 하루 5만배럴의 디젤유와 휘발유를 생산하는 8억달러 규모의 제1기 공장건설에 착수했다. 2010년엔 10기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배럴당 생산원가는 24달러로 추정된다.

    한국도 석탄으로 석유를 만드는 산업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엔 석유로 변환될 수 있는 석탄의 매장량이 많지 않다. 그러나 북한엔 무연탄 120억t, 유연탄 30억t 등 많은 양의 석탄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한을 철도로 연결한 뒤 북한의 석탄을 한국의 공장으로 가져와 석유를 생산, 이를 한국과 북한이 나눠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한국은 중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 등 해외에서 석탄을 수입해 석유로 만들 수도 있다.

    세계의 석탄 매장량은 1조t으로 현재 45억t 가량인 연간 생산량으로 계산할 때 앞으로도 200년 이상 쓸 수 있다. 전세계 석탄 매장량을 열량으로 환산하면 석유의 5배에 이른다.

    수소는 일부 교통수단에서 석유를 대체할 수단의 하나가 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수소는 전기처럼 에너지 운반자이지, 독립적인 에너지원(源)은 아니다.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또 다른 에너지가 필요하다.

    ‘석유 대체할 에너지’ 요원하다

    미국 에너지부는 현재 ‘수소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야심찬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국가학술연구소(National Research Council)는 수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가 석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특히 자동차)과 경쟁하려면 원가는 10~20배 낮아지고, 수명은 5배 늘고, 효율성은 2배 정도 높아져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상용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획기적 기술진보가 요구되는데, 언제 가능할지 불확실하다.

    美 정부 ‘충격적 오일쇼크’ 예측 보고서
    金東基
    ● 1960년 전남 담양 출생
    ● 서울대 법대 졸업, 미국 코넬대 법과대학원 석사
    ● 1983년 사법시험(25회) 합격
    ● 미국 뉴욕주 변호사, 미국 알래스카주 공인회계사
    ● 한국IT벤처투자 미국지사장
    ● 現 변호사, 국제금융분석가(CFA), 뉴욕증권분석가협회 회원
    ● 논문 : ‘환율결정에 미치는 정치, 제도적 영향’(코넬대)


    원자력이나 풍력, 태양전지 등은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액체연료를 대체하지 못한다. 원자력의 에너지원인 우라늄도 앞으로 불과 60여 년밖에 쓸 수 없다.

    석유를 놓고 세계 모든 나라가 분쟁에 휘말리게 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석유는 21세기 자원전쟁의 주인공이다. 현대는 아직 석유문명이다. 대체 에너지 개발 등 석유 고갈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탐색하는 데 재원과 노력을 배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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