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초 해외 진출 공식 선언
- 5년 이상 생존 암환자 153명 감리법인 실사 통과
- 17년간 150차례 검·경·식약처 소환조사…무혐의 종결
- 석 달 후 국제학술대회서 나노 단위 암 연구 결과 발표
- “양방 측 태도는 ‘황병기에게 서양음악 콩쿠르 나가라’는 격”
기자는 10년 전인 2003년 ‘신동아’ 6월호에 실은 ‘인천 광혜원 기적의 암 치료법-공개검증 결과 거짓 드러나면 내 치료법에 침을 뱉어라!’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인천 광혜원한방병원(이하 광혜원)이 많은 말기암 환자를 생존시킨 암 치료법을 국가적 차원에서 공개 검증하기 바란다는 이례적인 사연을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최 교수가 당시 원장으로 있던 광혜원은 2002년 11월 암환자 권익보호를 위한 암환자 및 보호자 모임 ‘암환자 가족을 사랑하는 시민연대’(암시민연대)로부터 유수 양·한방병원을 제치고 ‘암 치료기관 대상’을 수상했으며, 그 근거로 광혜원은 1997년 12월부터 1999년 6월까지 진료한 암환자 175명 중 4기 이상 암으로 1년 이상 생존한 환자가 103명이라는 놀라운 소견자료와 환자 명단을 제출했다는 게 그것이다. 더불어 한 명의 의료인이 단일한 치료법으로 다수 암환자를 치료해 생존시켜, 이른바 ‘의학적 재현성’을 지녔다고 볼 여지가 있는 만큼 국가가 이들의 공개 검증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담았다.
이후 최 교수는 스스로 평가받기 위해 ‘호랑이굴’로 들어갔다. 세계적 의료통계전문회사의 한국지사 임상수탁기관(CRO)에 환자 동의를 받은 후 개개인의 진료기록과 치료 이전 타 대학병원 의무기록을 제출토록 해 생존 조사를 의뢰했다. 그는 2006년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장, 경희대 한의대 임상종양학 주임교수,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암센터장을 거치는 동안 130여 편의 논문을 제출해 전문교수 수백 명으로부터 평가를 받았다. 보통 논문 한 편당 적게는 3명, 많게는 5~7명의 전문교수가 논문 심사를 한다.
그는 지난해 10월 단국대 특임부총장으로 전격 영입됐다. 올해 7월 운영 개시를 목표로 경기 용인시 단국대 죽전캠퍼스에 넥시아를 활용해 암환자를 진료할 ‘넥시아글로벌센터’ 건립을 추진했으나, 대한의사협회가 단국대에 센터 건립 중단 요청 공문을 발송하는 등 양방 측의 조직적 반발에 부딪혀 공사가 중단되는 난항을 겪었다. 더욱이 최 교수는 지난 17년간 자신의 암 치료법을 둘러싼 양방 측과의 공방 속에 검찰, 경찰,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소환 조사를 수없이 받았다.
그간의 과정만 훑으면, 최 교수가 양방 측 공세에 밀려 부득불 해외로 나가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진료 영역이 손쓸 방도가 없다는 진행암이고, 바로 그 이유로 좋든 싫든 뿌리 깊고 첨예한 양·한방 갈등의 전면에 설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그가 외국행을 택한 속사정은 암환자들에게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그는 앞으로 해외에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을까, ‘10년 만의 재회’는 10월 30일 서울 강남 모 호텔에서 이뤄졌다. 그는 인터뷰 다음 날인 10월 31일부터 11월 11일까지 싱가포르, 독일, 미국을 다녀오는 여정을 앞두고 있었다. 그는 이번 ‘신동아’ 인터뷰가 내년 초 공식 출국을 앞두고 하는 마지막 인터뷰라고 했다.
“기존 환자는 끝까지 책임”
▼ 외국행을 결심한 이유는.
“항간에선 내가 양방 측 견제로 인해 한국을 떠나는 것으로 추측하는데, 오해다. 해외로 쫓겨가는 게 아니라 진출하는 것이다. 넥시아를 필두로 한 한방 암 치료를 세계적으로 보편화하기 위해서다. 국내에서 양방 측에 배척당한 내 치료법을 선진국 과학자들이 그들의 언어로 풀어내리라 확신한다. 양약은 성분 위주지만, 한방약은 ‘정기신혈론(精氣神血論)’에 입각해 있다.
돌아보면, 내가 너무 앞서 나갔다.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해야 할 일을 혼자서 하다보니 그들에겐 마치 내가 뭔가를 독식(獨食)하려는 것처럼 비치기도 했을 터다. 하지만 난 아무도 하지 않는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을 나라도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해왔다. 다행히 이젠 관련 분야의 많은 이가 관심을 갖게 돼 국내에선 할 만큼 했다고 본다. 물론 내가 한국에서 더 할 일이 있다면 언제든 돌아오겠다.”
▼ 넥시아 관련 본인 진료권을 넘겼다던데.
“그렇다. 한국에서는 12월부터 내가 진료할 수 없다. 그건 진료권 독점 사용 요구 계약에 동의한 이상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지금껏 치료해온 기존 환자들이 단국대 교수들로부터 기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투자자 측의 양해를 받았다.”
최 교수는 그동안 자신을 믿고 생존에 성공한 암환자 200여 명은 계속 돌볼 생각이다. 그가 자신이 개발한 이른바 ‘넥시아 치료’로 4기암, 전이암, 재발암 환자 등에 대한 무료 진료를 시작한 것은 1997년. 2001~2004년엔 경찰 수사로 인해 한때 중단됐다가 이후 재개됐다. 2006년부터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에서 입원 및 외래 진료가 이뤄졌다.
그러나 최 교수가 단국대로 옮긴 후론 경희대에서 넥시아 처방이 중단돼 그가 경희대 재직 당시 진료한 환자들은 현재 광혜원에서 치료 중이다. 광혜원은 8월 23일 이후 신규 환자를 일절 받지 않았다. 이 역시 ‘계약’ 때문이다.
최 교수가 말하는 ‘기존 환자’란 11월 30일이면 진료가 종료될 이들 환자 200여 명과 자신이 17년째 줄곧 무료 진료해온 대한암환우협회(이하 암환우협회) 회원 중 10년 이상 생존자 70여 명과 가족 200여 명이다. 광혜원 시절부터 그에게 진료를 받아온 암환자와 가족들은 2000년 6월 암환우협회를 결성했고, 현재 회원은 120여 명에 달한다.
‘간디의 半만 닮자’
▼ 암환우협회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데.
“호사가들이 ‘최빠’라고 지칭할 만큼 막역한 사이다. 하지만 막상 해외로 나가려니 회원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무고하게 경찰·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때 가족들까지 나와 ‘최원철은 죄 없다’ ‘최원철이 우리를 살렸다’고 집회 시위까지 벌이며 도와줬다. 병이 위중한 말기암 환자들이 그렇게 하기 쉽겠나. 조사받는 과정에서 한때 우울증으로 자살까지 결심했지만 그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 내가 해외 암환자 진료로 많은 수입을 얻게 된다면 암환우협회에 ‘반디’재단을 만들어줄까 한다. 내 꿈이 ‘간디의 반(半)만 담자’는 뜻의 ‘반디’라서 명칭이 그렇다.”
최 교수에 따르면, 그가 넥시아 치료로 1997년부터 공개 무료진료한 암환자는 216명. 그중 6개월(최 교수는 암 치료를 위해선 암 자체가 최후의 말기로 빠지지 않게 하는 치료부터 시작해 최소 6개월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상의 치료과정을 끝낸 환자는 480여 명이다. 이 가운데 10년 이상 생존자는 70명. 모두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했던 환자다. 호스피스 차원의 통증 관리 등으로도 1000여 명이 치료를 받았다.
넥시아(NEXIA)는 본래 약 이름이 아니라 연구 프로젝트명이다. ‘Next In-tervention(개입) Agent’의 약어. 양방 항암치료에 실패한 4기 암 환자를 위해 다음(next) 치료법을 개발하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프로젝트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넥시아는 넥시아 약을 활용한 한방 암 진단 및 치료체계 전체를 의미한다. 하지만 넥시아 약이 암환자 사이에서 워낙 유명세를 타고 언론보도가 잇따르면서 약 이름으로 굳어진 것. 실제 넥시아 치료엔 넥시아 약을 포함해 한약재로 만든 증상 관리 약 등 총 33종의 한방약을 쓴다.
▼ 약 종류가 많은 듯하다.
“옻 성분을 단순히 끓여 추출한 것만으론 암을 고칠 수 없어서다. 옻 성분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항생제, 진통제, 해열제를 병용 투약해선 안 된다. 그러면 치료효과가 제로(0)다. 또한 말기암 환자의 90% 이상에서 감기, 폐렴, 염증 등의 문제가 생긴다. 한마디로 상극(相剋)이다. 그런데 양방에선 말기암 환자의 심한 통증 때문에 그 3가지 약을 안 쓸 수 없다. 환자 치료는 무슨 약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데, 나는 3가지 약을 쓰지 않고도 항암효과를 극대화하는 최적의 배합 비율을 찾아낸 것이다.”
에드워드 정과 합의
▼ 한국에선 영영 넥시아 치료를 받을 수 없나.
“나의 직접적 진료는 당분간 그렇다. 나는 미국 특허전문기업의 해외 파견 요청에 단국대가 동의함으로써 해외로 나간다. 나의 직접 진료만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게 하는 합의 때문이다.”
▼ 특허전문기업은 어느 회사인가.
“지난 몇 개월 동안 세계적 자산 운영가이자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인 에드워드 정과 단국대가 넥시아 치료에 관한 사용권, 이를 활용해 해외에서 진료와 연구를 수행할 병원 및 연구소 설립 문제 등을 논의했다.”
▼ 해외라면 어디를 말하나.
“유럽과 아시아 지역 호텔을 인수해 3~4개 병원을 설립한다. 이미 내가 요구한 장소를 에드워드 정과 구두 합의했는데, 구체적으로 밝히기엔 아직 이르다.”
최 교수는 기자에게 국가 및 도시명을 언급했으나,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한 만큼 지면에선 밝히지 않는다.
에드워드 정은 세계 1위의 미국 특허전문기업 ‘인텔렉추얼 벤처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최고 소프트웨어 설계자를 지낸 그는 2001년 이 회사를 창업했다. 현재 보유한 특허권은 약 4만 건, 자본금이 65억 달러(6조9000억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도 이 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로열티를 지불한다. 세계 특허계의 거물급 인사로 통하는 그는 10월 25일 단국대 죽전캠퍼스를 찾아 ‘혁신과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공개 특강을 하기도 했다.
▼ 그는 왜 넥시아 치료에 관심을 가졌나.
“미국에선 ‘진행암은 완치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암환자를 진료한다. 대개 4기 암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진행암을 치료하는 법은 없다’고 홈페이지에 기술했고, 미국암협회도 ‘진행암은 치료할 수 없는 암’이라고 2010년 협회 진행암 개관에서 이미 밝혔다. 진행암은 1~4기로 나뉘는 암 병기 중 3기B와 4기 암을 말한다. 말기는 통상 한 번 이상 치료를 했다 실패해 병원에서 더 이상 해줄 게 없는 상태를 일컫는데, 사실 4기 암과 말기암 환자의 생존기간 차이는 1~2개월밖에 안 된다. 그런 현실에서 에드워드 정은 내 임상 연구결과를 주시해오다 넥시아 치료를 이용한 세계적 규모의 글로벌암센터(GCC·global scale cancer center)를 설립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바이오테크놀로지(BT)에 관심 많은 그는 그동안 투자처를 물색했지만, 실사(實査)에 응하는 의료기관이 없었다고 들었다.”
환자 1명당 의료진 15명
11월 25일 문을 열 넥시아글로벌센터를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단국대 죽전캠퍼스 치과병원.
“물론이다. 올해 초 그쪽에서 자신들이 지정한 조사단의 실사를 받겠냐기에 응낙했다. 그래서 이미 전문 CRO에서 조사 감리해 보고 발표했던 완치(양방 기준 5년 이상 생존) 환자를 포함, 153명에 관한 자료를 건넸다. 이에 대해 세계적 회계감리법인의 의료전담조사단이 신분 확인, 진단서 대조, 말기암 진단 및 치료과정 등 환자당 20개 항목을 조사했다. 그중 10년 이상 생존한 30명을 무작위로 뽑아 재실사했고, 8월 말에 검증이 끝났다. 그런 뒤 해외 병원 설립 제안이 구체화됐다. 에드워드 정은 내 치료법이 인류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 치료법에 ‘최원철 의료(Doctor Choi Medicine)’란 명칭을 붙였다. 또한 유럽 등지 유명 대학 연구진과 함께 심도 있는 연구를 하도록 연구소도 설립해주기로 했다. 그는 넥시아 약 자체보다 한방 암 진단 및 예후 진단, 그리고 약물 조합 노하우를 더 높이 산 것으로 안다.”
▼ 해외 병원은 언제부터 어떤 식으로 운영하나.
“내년 중반 개원이 목표다. 환자 1명당 한의사, ‘최원철 의료’의 프로토콜에 동의하는 한의사·의사 면허 복수 소지자, 전문간호사, 코디네이터 등 15명이 붙는 집중 케어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나는 총괄책임자로서 한국과 해외를 오가며 개원 및 운영 전반을 진두지휘한다. 암환자들이 정상 집무를 볼 수 있도록 삶의 질과 생명연장을 동시에 보장하자는 취지다. 환자가 정상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업무를 보는 동안 15명의 의료진이 달라붙어 하루 3~5시간 치료하는 일종의 환자 맞춤식 병원 형태다. 나와 함께 경희대에서 단국대로 옮긴 진료인력이 23명인데, 현재 그 절반은 광혜원에서 환자를 돌본다. 해외 진출 후엔 이들을 두 팀으로 나눠 순환 근무시킬 예정이다. 반은 단국대 넥시아글로벌센터에서 기존 환자를, 반은 외국 암환자를 진료하는 것이다.”
▼ 센터 개원은 중단된 게 아닌가.
“단국대 죽전캠퍼스 치과병원 5~6층을 리모델링하는 공사는 양방의 반발로 당초보다 많이 연기되긴 했지만 11월 25일경 완공한다. 2개 층 600여 평(약 1980㎡) 규모의 외래 진료센터다. 일각에선 비밀리에 공사한다는 억측까지 나돌았다. 입원센터 가동 전까지는 병상은 두지 않고 외래 진료만 한다.”
수백억대 연봉+기부금說
▼ 에드워드 정과 개인적 인연이 있나.
“3년 전 그의 국내 인척으로부터 제의가 와서 1차로 일부 자료를 전달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식약청 조사 때문에 중단됐다가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된 후 다시 제의가 들어왔다.”
식약청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2010년 10월 최 교수와 그가 재직 중이던 강동경희대병원에 대해 임상시험 중인 무허가 약품을 불법 유통시켜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조사하고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병원 한방암센터를 압수수색하는 등 23차례에 걸쳐 관련 교수와 직원들을 소환 조사한 끝에 2011년 8월 결국 검찰의 불기소처분으로 결론났다. 최 교수는 이후 경희대를 떠났다.
▼ 경희대를 그만두고 단국대로 옮긴 배경은.
“식약청 조사 사건에 동고동락하던 동료 교수 일부가 개입돼 있다는 정황을 알아챘다. ‘최원철의 치료법으론 말기암을 못 고친다’는 의견서를 써준 사람이 있었다. 내용도 엉터리지만, 그보다 이해 당사자이고 사건 당사자가 대학병원과 교수들이라는 현실과, 그들의 그런 행태에 환멸을 느껴 스스로 그만뒀다. 이후 암환우협회 회원들과 산속에서 농사나 짓고 살려는데 단국대 총장님이 직제에도 없는 특임부총장 자리를 제시하며 넥시아글로벌센터 설립을 통한 ‘생명융합의료’ 연구를 제안해 받아들였다.”
의과대학, 치과대학, 약학대학을 두고 있지만 한의대를 개설하지 않은 단국대가 한의대 교수인 그를 특임부총장으로 데려간 건 파격이다. 단국대는 그를 영입한 후 대학원에 생명융합과 석·박사과정도 만들었다.
▼ 해외 진출로 어떤 대우를 받나.
“에드워드 정은 장기 계약을 생각한 듯한데, 아직 명문화한 기간은 없다. 내 생각으론 5년 미만으로 하고, 이후 연장할까 한다. 현재 내가 소속된 단국대 나노암연구소 소장직과 교수직을 유지하고, 해외 파견 대가로 단국대에도 기부해줄 것을 요청했다. 자세한 사항은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처지라 에드워드 정과 단국대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으로 발표할 내년 초까지는 밝힐 수 없다.”
그러나 기자가 우회적으로 알아본 바에 의하면, 최 교수의 연봉과 단국대 기부금을 합하면 수백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0월 16일 단국대 죽전캠퍼스 융합센터 강당에서 열린 대한암환우협회 창립 13주년 기념 행사.
▼ 훗날 ‘최원철 의료’의 독점 사용권을 완전히 넘기라는 제안이 온다면.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다. 그리 되면 내 치료법을 더욱 보편화하기 쉽기 때문이다. 요즘 여러 기관에서 문의 전화가 종종 온다. 어떻게 할 거냐고? 답은 이렇다. 국제화를 위해 일단 빌려주는 거지, 결국엔 우리가 갖고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물론 해외 병원엔 나중에 내가 떠나도 잘 운영되도록 시스템을 완벽히 만들어줄 생각이다. 의료에선 환자 치료가 우선이지 국가가 어딘지가 중요한 건 아니다. 하지만 넥시아 치료의 장점 중 하나는 그 원료가 옻나무 같은 안전한 음식 재료에 있다는 것이다. 몇 단계 향상되면 약 성분을 일상적인 음식에 섞어 먹을 수도 있다. 체질에 따라 음식을 먹게 처방하는 거다. 일종의 농업혁명인 셈인데, 정보기술(IT)보다 훨씬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따라서 그대로 갖고 있는 게 맞다.”
▼ 미국 애플사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으로 숨지기 전 최 교수와 접촉했다던데.
“잡스 쪽에서 직접 연락해 온 건 아니다. 2011년 6월, 세계 미술계의 큰손으로 꼽히는 한 내원환자가 자신이 잡스와 잘 아는데 그를 치료해보겠느냐고 물어왔다. 그런데 잡스의 병력과 당시 언론보도 사진 등을 분석해본 결과 내 대답은 ‘안 된다’였다. 이미 암이 전신에 전이돼 이 병원 저 병원 옮겨다닌 후라 전신쇠약 증상이 심각해 더는 손댈 여지가 없어 보였다.”
▼ 앞으로의 계획은.
“암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 급선무다. 내가 의료현장에서 현미경을 20년 넘게 봐왔는데, 올해 3월 세계 최초로 설립돼 내가 소장으로 있는 단국대 나노암연구소에 대학 측이 40억 원가량의 고가 최첨단 머를린 전자현미경과 원자현미경을 사줬다. 그것으로 암세포의 DNA, RNA를 염색해 분석하고 염기서열을 시퀀싱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암을 나노(나노밀리미터, 1나노는 10억분의 1) 단위에서 연구하는 것이다.
이 현미경으로 전통 한의학에서 암의 원인으로 보는 어혈(瘀血·제대로 순환되지 않아 엉긴 피)의 기본물질을 찾아냈는데, 1cm 크기인 1기 암이 생겨나는 원인을 5억분의 1 단위에서 발견한 것이라 보면 된다. 정상세포 유전자에 특이한 정보를 줘서 암세포를 생기게 하는 움직이는 지령자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다. 내년 2월 16~18일 나노암연구소가 세계 8개국의 저명한 교수들을 초청해 여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이 물질을 5~10나노 두께로 스캔한 후 입체촬영해 3D로 구현한 내용을 발표한다. 기대해도 좋다.”
한방 단독 암 치료 효과
▼ 그럼에도 최 교수의 암 치료법을 양방 측은 여전히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의 말기암 환자 치료 성적에 대해 서는 미국 국립보건원 의료통계분석실장을 지낸 인사에 의해 환자 의무기록 등 자료 검증을 통한 생존 성공 환자 발표가 있었다. 에드워드 정이 지정한 조사단에서도 그랬다. 훨씬 앞선 1999년엔 KBS와 말기암 환자 13명에 대해 공개진료도 실시했다. 전 세계 의료인 어느 누가 방송 카메라 앞에서 암환자를 치료했는가.
2010년엔 유럽종양의사협회 공식 저널이자 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SCI)급 국제 암 전문학술지 ‘종양학 저널(Annals of Oncology)’에 신장에서 폐로 암이 전이돼 양방 항암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던 50대 초반 남성 4기 암환자 2명이 한방 단독 치료로 종양이 완전히 소실된 사례도 게재됐다. 암 치료법과 관련한 내 논문만 130여 편이고, 통계논문으로 전향적 연구와 후행적 논문이 모두 발표됐다. 안전성을 확보한 시험결과도 발표됐다. 그중 13편은 SCI급 국제저널에 실렸다. 저서도 7권 냈다. 그걸 제대로 안 보고 의사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대니 답답할 뿐이다. 내 치료법의 효과와 적법성 여부를 둘러싸고 경찰, 검찰, 식약청으로부터 소환 조사를 받은 게 150차례나 되는데, 모두 무혐의 종결됐다. 아마 대한민국 의료사상 최다 기록일 것이다. 기가 막히게도 이해 당사자인 전문가들의 투서 고발만 믿고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뭘 더 어떻게 입증해야 하나.”
최 교수는 1997년 무료 진료 공로를 인정받아 신한국인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2010년 ‘시사저널’과 미디어리서치 공동여론조사에선 의료분야 차세대 리더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 넥시아 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다고 공박하는데.
“넥시아는 옻 껍질인 칠피(漆皮)에 든 생칠과 건칠을 합쳐 가루로 만든 약이다. ‘동의보감’을 비롯한 여러 한의서에서 옻 성분의 효능을 언급했다. 즉, 한방약이다. 그리고 한의사가 자신이 치료용으로 만든 한방약을 환자에게 투약하는 건 불법이 아니다. 국가법을 준수한 지극히 합법적인 의료행위다. 즉, 임상시험보다 한 단계 위라고 할 수 있는 임상 의료현장에서 이미 오랜 기간 활용을 통해 사용이 법적으로 허가된 사항이다. 하도 양방 측이 공격해와 나는 아예 우수실험실운영규정(GLP)기관에서 국제 신약 평가 수준의 안전성 시험을 이미 했고, 지극히 안전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넥시아 치료의 메커니즘도 운운하는데, 환자를 살렸다는 팩트(fact)가 엄연히 존재하니 그 메커니즘 규명은 과학자들의 몫 아닌가. 왜 한의학을 양방 방식으로 증명해야 하나. 툴(tool) 자체가 잘못됐다. 양방의 그런 주장은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더러 분야가 다른 차이콥프스키 콩쿠르에 나가 쇼팽 음악을 연주해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란 것과 뭐가 다른가.
의료인은 환자 치료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난 의사들에게 말했다. 항암치료에 실패한 4기 암 환자 완치 사례를 재현성 있게 제시하는 의사가 있으면, 내가 하는 일을 멈추겠다고.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럼에도 난 의사들을 비난하고 싶진 않다. 유명세를 치렀다고 여긴다. 다만 인터넷을 통한 악성 댓글 등 비방행위엔 단호히 대처한다. 전쟁 중에도 구급차는 폭격하지 않는 법인데,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내가 환자를 보는 순간까지도 ‘총질’을 해댔다. 사람 살리는 행위를 매도하는 행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나는 지난 25년간 의료시술을 하며 단 한 명의 환자로부터도 소송당한 적이 없다.”
‘롤러코스터’ 속의 깨달음
▼ ‘암 고치는 한의사’와 ‘한방의 탈을 쓴 사기꾼’이란 극단적 평가를 받아왔는데.
“기득권자들과 부딪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면서도 많은 걸 얻었다. 팔자에 없을 것 같은 대학교수, 주임교수, 암센터장, 부총장까지 했으니 다 나를 믿고 치료받으며 생존해준 암환자들 덕이다. 암 치료에서 나는 셰르파다. 나는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길을 이미 봤다. 그래서 나의 환자들이 거기까지 오르는 걸 도울 뿐이다. 내 관심사는 오로지 나를 찾는 환자를 살리는 것이다. 내 신념대로 내가 세운 이정표를 좇아 터벅터벅 걸어가겠다.”
암은 생명과 직결되는 질병. 국민 3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하는 시대다. 국내에서의 순탄치 않은 역정을 뒤로하고 해외로 활동 반경을 넓히게 된 최 교수. 그의 암 치료법은 글로벌 사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그에 대한 암환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