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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뭘 타고 다닐까?

코드 원, 경복호, 방탄차, 지휘헬기… ‘움직이는 청와대’의 모든 것

대통령은 뭘 타고 다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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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뭘 타고 다닐까?

2005년 대통령 전용차로 새로 들여온 BMW 시큐리티 760Li.

벤츠 S600 가드는 총알을 튕겨내는 두꺼운 방탄유리는 물론 지뢰나 수류탄이 차량 밑에서 터져도 끄떡없는 견고한 하체 구조, 화염방사기나 화염병에도 전소되지 않는 방화 처리 등 이중삼중의 보호막이 쳐 있다.

폭발 등으로 타이어 4개가 한꺼번에 펑크 나더라도 시속 80km 속도로 100km 이상 달릴 수 있도록 특수타이어(Run Flat Tire)가 장착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화학가스 공격에 대비해 공기 흡입구에 산소공급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벤츠 S600 가드가 제공하는 안전 시스템으로는 화재 공격시 자동으로 작동되는 스프링클러 시스템과 발사체가 연료 탱크에 접촉할 때 연료 탱크가 자동으로 폐쇄되는 기능 등이 있다. 벤츠 관계자는 “이 같은 방탄 기능으로 최상의 안전성을 갖췄음에도 겉에서 볼 때는 특수 차량인지 거의 알아볼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더욱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벤츠 S600 가드는 배기량 6000cc로 국내에 수입된 승용차 중 최대 배기량을 자랑한다. 엔진도 V12 트윈 터보를 장착했다. 대통령 전용차량은 고속으로 달릴 때 테러 위험이 낮아지기 때문에 고속주행에 적합하도록 설계돼 있다. 출발 직후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4.8초에 지나지 않고, 최고 속도는 시속 250km다.

‘움직이는 금고’



사고가 일어나기 전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걸어주는 프리세이프를 적용했고, 사고에 대비해 자동으로 안전벨트를 팽팽히 잡아당겨주는 시스템도 갖췄다. 앞뒤, 측면에 8개의 에어백이 2단계로 작동하는데, 탑승자의 몸무게를 인식해 몸무게에 따라 주입 공기량이 자동 조절된다. 또한 차가 미끄러지면 선루프가 자동으로 닫히도록 돼 있는 등 인공지능도 갖췄다.

대통령 전용차의 특별함은 차량 생산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이미 제작된 일반 차량의 도어, 뒷면, 옆 패널, 지붕 라이닝 등에 보호 요소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 각 단계, 각 부문에서 보호 요소가 통합돼 하나의 완결된 차량으로 만들어진다.

벤츠 S600 가드의 경우 방탄판이 차체 구조에 통합돼 있어 차체가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문 1개의 무게가 100kg 이상이며, 견고한 이음매와 잠금장치 덕에 차체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 방탄유리도 폴리카보네이트층이 강화돼 화재가 나도 형태를 유지하며 파편 조각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한다.

2005년 대통령 전용차로 도입한 BMW도 벤츠 S600 가드와 마찬가지로 방탄차 안전기준(B6/B7)을 충족하는 차다. 미국 등 총기휴대가 자유로운 나라에서는 대통령 전용차의 방탄기능에 더욱 신경을 쓴다. 이 때문에 차체가 더욱 두꺼워져 ‘움직이는 금고’라는 별칭이 붙었다.

2005년 대통령 전용차로 BMW를 들여오자 일부 네티즌들은 “왜 똑같은 차를 다섯 대나 들여오느냐”며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절 수행부장으로 그림자 경호를 담당했던 김정기 전 부장은 “대통령이 차량으로 이동할 때는 경호상 어느 차량에 (대통령이) 타고 있는지 모르게 하기 위해 똑같은 차량 두세 대가 함께 움직인다”며 “만약에 있을지 모를 저격 등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일렬로 나란히 움직이다가도 가끔 위치를 바꾼다. 한꺼번에 여러 대의 같은 차종을 운행하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장은 “경호뿐 아니라 고장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예비차량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전용차가 서울 등 도심을 이동할 때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교통신호조작 등을 통해 막힘없이 신속하게 움직인다. 교통신호가 없는 자동차전용도로는 한번 진입하면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되도록 이용하지 않는다. 터널 역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기피한다. 도로 사정상 불가피하게 터널을 통과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경호원들이 터널 전체의 도로 상황을 파악한 뒤에야 진입한다.

대통령 전용차 가운데 의전용으로는 캐딜락 드빌 리무진이 주로 이용된다. 캐딜락은 1900년대 초부터 각국의 대통령, 외교관 및 대사, 해외 정부 고관의 전용차량으로 이용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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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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