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60년 대구 출생<BR>●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미 밴더빌트대 석·박사(경제학)<BR>● 밴더빌트대 공공정책원 연구조교수,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국제정책연구원(GSI) 정책기획실장,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 정책분과 간사, 17대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원, 청와대 국정기획수석<BR>● 現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곽승준 위원장을 마주한 것은 4월14일 오후 이곳 집무실에서였다. 곽승준 위원장과 강만수 위원장은 같은 12층, 엘리베이터를 사이에 두고 집무실을 나눠 쓰고 있다. 본인은 아니라고 손사래 치지만, 가히 이명박 정부 실세들의 집결지라 할 만하다.
2001년부터 이명박 대통령을 가까이서 모셔온 곽 위원장은 흔히 ‘MB노믹스 설계자’로 불린다. 대선 승리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을 거쳐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에 임명됐다가 촛불정국의 여파로 모교 경제학과 교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나 한가한 시간은 길지 않았고, 이내 국가전략 관련 장기정책을 입안하는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올해 초 취임 이후 곽 위원장이 최근 열중하고 있는 주제는 ‘휴먼 뉴딜’이다. 미래기획위원회는 3월23일 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열고 ‘중산층 키우기 휴먼 뉴딜’ 정책을 공개했다. ‘1인 창조기업’ 육성 같은 아이디어가 제시된 이 사업의 핵심은 변화하는 고용환경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는 인터뷰하는 동안 “이것이야말로 이명박 정부의 승부처”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이게 잘 안되면 망한다는 심정으로…”라고도 했다. 도대체 미래기획위원회가 무엇이고, 어떤 일을 준비하고 있기에 그렇다는 것일까.
‘살아남기’와 ‘치고 나가기’
▼ 미래기획위원회의 역할이나 업무 범위가 매우 폭넓다는 느낌입니다. 대선 캠프에서 맡았던 정책총괄이나 국정기획수석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미래기획위원회는 전 정부의 정책기획위원회 후신입니다. 김영삼 정부 때 21세기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처음 만들어졌죠. 새 정부 들어 조직을 개편하면서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만들자는 뜻에서 이름을 바꿨지만, 역할이나 기능은 이전과 비슷합니다. 크게 미래전략, 외교·안보·통일, 신성장동력· 미래경제, 소프트파워·교육, 에너지와 환경의 다섯 개 분과로 나뉘어 있고요. 이 가운데 에너지·환경 분과 업무는 녹색성장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대부분 그쪽으로 일임했습니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이나 다른 위원회 업무와 겹치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아요. 위원회끼리는 업무구분이 분명하게 돼 있고, 청와대는 또 대통령을 매일매일 보좌해야 하는 고유의 프로젝트가 있으니까요. 미래기획위원회는 그에 비해 좀 더 객관적으로 큰 틀에서 의견을 내놓고 장기전략을 짜서 대통령 자문에 응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4월9일 ‘조선일보’는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곽 위원장이 업무 범위가 겹쳐 관계가 껄끄럽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시선을 의식해서일까. 국정기획수석실 업무와 깔끔하게 선을 긋는 말이 간단치 않게 들린다.
“우리 위원회의 가장 큰 역할은 국민이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갖게 하는 겁니다. 특히 경제위기에서 ‘살아남기’와 ‘치고 나가기’라는 관점에서 우선순위를 배분하고 있습니다. 악화된 상황에서 다른 나라보다 상처를 덜 입는 방안,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치고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방안을 고민한다는 거죠. 미래기획위원회 사업 중 사회안전망 개혁이나 중산층 키우기 같은 경우는 ‘살아남기’에 해당하는 일입니다. 미래성장동력 확보나 개혁과제는 ‘치고 나가기’가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