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총재가 “하나님의 창조 이상을 완성할 성숙한 선남선녀로서 영원한 부부의 인연을 맺고 지상·천상천국 건설의 기본이 되는 이상 가정을 이룰 것을 약속하느냐”고 묻자 신랑·신부들은 “예”라고 큰 목소리로 답했다.
이날 결혼식에는 알프레드 모이시유 전 알바니아 대통령, 알리에비치 후세이노프 전 아제르바이잔 총리, 로이드 에르스키네 산디포드 전 바베이도스 총리, 스타니슬라스 슈스케비치 전 벨로루시 대통령,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통일교 관계자는 “한국, 일본,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120개국에서 참가했다”고 밝혔다.
통일교는 20세기 한국에서 탄생한 종교 중 가장 성공했다. 통일교는 종교이자 기업이다. 세계 각국에 수십 개의 기업을 거느리고 해저터널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종교 문화 언론 교육 스포츠 분야에서 다채로운 시도를 벌이면서 이단(異端) 시비를 줄이고 영향력을 키워왔다.
現人神
주류 기독교인은 상식으론 통일교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국기독교통일교대책협의회(대표회장 최재우 목사)는 통일교를 ‘문 집단’이라고 부른다. 이 단체는 문 총재의 자서전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를 펴낸 K 출판사를 이렇게 비난했다.
“K사는 문선명 교주의 책 출간과 관련해 ‘문 총재는 수많은 고통을 겪으면서 한국인으로 전세계적으로 활동해온 인물’이라고 소개하기 전에 문 교주를 31년간 믿으면서 수많은 고통을 겪다가 죽어간 고(故) 박준철 목사의 저서 ‘빼앗긴 30년, 잃어버린 30년’을 먼저 읽어보기를 바란다.”
주류 기독교계가 이단이라고 규정했는데도 창시한 지 반세기 만에 이토록 성장한 종교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통일교가 공격받으면서도 성장해온 까닭은 뭘까?
북한은 문명사회의 상식으론 당최 이해하기 어려운 곳이다. 불량국가, 실패국가로 불리면서 주민을 굶겨 죽이고도 정권은 살아남았다. 폭정을 벌이는데도 적지 않은 주민이 지도자를 숭배한다. 지도자에겐 오류가 없다고까지 여긴다. 북한 같은 국가가 또 있을까 싶지만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는 북한을 닮은 체제를 체험해보았다고 한다.
“북한체제란 현대문명사회의 상식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나라, 바로 부조리 자체다 싶은 나라다. 허나 1945년 북한에 김씨 세습독재체제가 들어서기 이전 이미 또 다른 부조리 그 자체의 나라, 현대 문명사회의 상식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나라를 체험해본 우리 세대에겐 다르다. 평양의 통치체제와 그 스타일은 우리에겐 아주 낯설지가 않고 괴이한 향수조차 불러일으키리만큼 데자뷔(예전에 익히 본 듯한) 세계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제2차 세계대전에 빠져들어가 단말마의 증후군을 보인 덴노(天皇)제 군국주의 국가 일본이 그것이다. 일제 말기의 식량난과 배급제, 학교에서 공부하기보다 들에 나가 풀을 산더미처럼 베어 와선 오물을 퍼부어 퇴비를 만들고 그걸 운동장에 뿌려 밭을 일구어 고구마를 심던 나날, 책가방 대신 괭이를 들고 학교 대신 산에 가서 가미카제(神風) 특공대의 자살폭격기 연료로 공급한다는 송근유(松根油)를 얻기 위해 솔뿌리를 캐던 나날, 그러한 나날들이 아직 기억의 밑바닥에 똬리를 틀고 있는 우리들에겐 오늘의 북한 실정이 낯설 수만은 없는 것이다.”(동아일보 10월6일자 ‘최정호 칼럼’ 중)
군국주의 일본의 덴노는 사람으로 태어난 하느님이었다. 일제는 일왕의 생일을 천장절(天長節)이라고 불렀다. 김일성의 생일은 북한에서 태양절(太陽節)로 불린다. 북한의 실상은 현인신(現人神)을 숭배하던 군국주의 일본의 그것과 비슷한 부분이 적지 않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압력과 경제난을 겪으면서도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부조리한 정권이 지금껏 살아남은 건 일종의 미스터리다.
유일체제 독재체제
박후건 경남대 교수는 유일체제와 독재체제를 구분해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