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 영화관의 첫 승부수는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인 CGV가 띄웠다. CGV는 지난 1월 상암동에 4D플렉스를 개관한 데 이어 올 11월에는 영등포에도 4D 전용관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변, 용산 등 새로운 입지도 마련 중이다.
일부 테마파크에서 10~20분짜리 편집본을 4D 형태로 상영하는 사례는 있었어도 개봉 영화 전체를 4D로 상영하는 곳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상암동 4D플렉스의 좌석 수는 88석, 관람료는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 수준이다. 영화관이 작아 스크린도 작고 관람료가 다소 비싸지만, 4D 영화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여름방학 때는 암표까지 등장할 정도로 매진 사례가 연출됐다. 영화계에서는 4D플렉스의 잇따른 흥행으로 소비자에게 4D 영화에 대한 새로운 잠재 욕구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4D 영화관 의자에는 보통 10~15가지 효과를 발휘하는 각종 장치가 내장돼 있다. 문제는 이 장치를 제어하는 일. 중요한 점은 시나리오를 철저히 분석하는 것이다. 시나리오에 따라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짜고 각양각색의 효과와 기능을 연출한다. 4D 효과는 과도하면 관객의 피로감을 높이고 너무 엉뚱해도 영화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시의적절한 때에 오감을 자극해야 하는데 영화 전체에서 4D 효과는 10~15%를 차지한다.
4D 영화관 탄생에는 극장 자본의 고민이 묻어 있다. 우리나라 전국 스크린 수는 2100개가 훨씬 넘는다. 스크린당 좌석 점유율은 평균 20% 수준. 이러한 상황에서도 영화관의 변신은 눈부셨다.
1895년 12월28일 프랑스 파리, 뤼미에르 형제는 자신들이 제작한 단편영화 ‘열차의 도착’을 그랑카페에서 상영했다. 기차역에 도착하는 거대한 화물 열차를 담은 이 3분짜리 무성필름에 관람객들은 “기차가 달려온다. 피신하라”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때의 에피소드를 상기해보면 활동사진에서 오감을 자극하는 종합예술로 100년 동안 진화한 영화 기술은 눈이 부실 정도다. 영화 기술은 인간의 상상력을 구체화하는 소중한 도구다. 새로운 기술에 더 큰 칭찬과 비판을 해주자. 그러한 관심이 영화 기술을 발전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