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한메일 서비스
메일, 웹을 넘어 휴대전화로
10년 전의 메일은 개인 간에 주고받는 편지를 대체하면서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광고로 도배된 원치 않는 스팸메일이 기승을 부리면서 메일의 효용은 갈수록 초라해졌다. 게다가 인스턴트 메신저와 휴대전화 SMS, 싸이월드와 블로그의 댓글과 방명록 등으로 인해 개인 간 안부 등을 묻는 Small Talk로서의 메일은 사용량이 줄어들었다.
비즈니스 목적의 메일 사용량은 갈수록 느는 데 반해 일반 사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포털의 웹메일 서비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뮤니케이션 용도로 사용하는 빈도가 준 것이다. 실제로 메일을 이용해 안부를 묻거나 약속 시간을 정하는 가벼운 대화보다는 파일을 전송하고 보관하는 용도로의 사용이 늘어가고 있다.
인스턴트 메신저와 통합된 야후 메일 서비스
그에 비해 메일 자체로 벌어들이는 직접적인 수익은 초라하기만 하다. 국내에서 최초로 무료 웹메일 서비스를 제공한 Daum 역시 한메일이 직접적인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네이버 메일과 네이트 메일 등도 메일 자체로는 직접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 웹메일은 포털의 사용자 로열티를 높이고 메일 사용을 위해 사이트에 방문하는 방문자로서 사이트 유입의 간접 효과를 기대할 뿐이다.
그렇다보니 웹메일은 검색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카페나 메일, 상당한 수익모델을 창출한 검색 등에 비해 투자가 소홀하고 서비스의 개선이 느렸다. 하지만 구글이 뒤늦게 G메일이라는 웹메일 서비스에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웹메일은 재조명됐다. G메일이 보여준 스레드 방식의 메일 정렬 보기와 IMAP(internet messaging access protocol), POP3에 대한 완전 개방, 메일 저장 공간의 확장, 실험적인 다양한 기능 제공은 웹메일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로 인해 기존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야후 메일과 MS의 Live 메일(핫메일) 등은 무제한 메일 저장 공간 제공 및 인스턴트 메신저와 메일의 통합 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사용성을 강화해왔다. 반면 한국의 웹메일은 사실 이렇다 할 변화의 물꼬를 트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구글의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WAVE
그런 이유로 메일은 WWW을 넘어 모바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G메일, 야후메일, 라이브 메일 등의 웹메일 서비스에서는 아이폰, 블랙베리, 윈도 모바일폰 등의 휴대전화로 메일 서비스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국내의 포털 웹메일 서비스 업계도 모바일에 대한 투자와 서비스 지원의 폭을 강화하고 있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휴대전화에서 킬러앱으로 메일이 가지는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전화, 메일, 메신저 등이 통합된 UC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의 진화
메일의 진화는 WWW에서 모바일이라는 대상의 변화에만 국한되어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메일 자체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G메일은 구글 토크라는 가벼운 웹기반의 인스턴트 메신저를 G메일과 통합해 서비스하고 있다. 메일을 사용하던 중에 간단한 단문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다른 G메일 사용자와 채팅을 하듯 주고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주고받은 메시지는 G메일 내에 메일과 같은 메시지로 보관된다. 비동기식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제한적이던 메일이 동기식 커뮤니케이션인 인스턴트 메신저와 통합된 모양을 띠는 것이다. 이것은 야후메일도 마찬가지로 야후메일에서는 AOL, 야후메신저, MS 라이브 메신저 등의 사용자들과 메일 내에서 메신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메일의 변신은 구글이 준비 중인 WAVE라는 서비스에서 그 정점을 이룬다. 웨이브는 아직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은 서비스로 메일을 기반으로 인스턴트 메시징, 위키, 멀티미디어 파일 관리와 문서 공유 등의 종합적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람을 중심으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통합된 형태다. 기존의 e메일은 1대 1 또는 1대 N의 구조로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주고받는 방식이어서, 쌍방간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기 어려운 구조였다. 하지만 구글 웨이브는 N대 N으로 여러 사용자가 어우러져 함께 대화를 나누기에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텍스트가 아닌 다양한 형태(위젯 방식의 인터랙티브한 툴을 삽입할 수 있음)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메일을 기반으로 해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툴이 통합돼 함께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한 모양을 띠고 있다.
구글 웨이브와 형태는 다르지만 MS와 CISCO 등에서도 유사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UC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의 진화상을 선보이고 있다. 메일과 메신저, 인터넷 전화(VoIP), 쪽지 등이 통합돼 기업용 메일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에 ‘따로 국밥’으로 존재하던 메일, 전화, 메신저 및 쪽지와 SMS 등이 완전하게 통합되어 서비스의 구분 없이 어우러져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를 분류하는 방법인 3C, 1S에서 보면 Community, Commerce, Communication 그리고 Search는 그간 지속적인 진화를 거듭해왔다. 커뮤니티는 카페에서 시작되어 미니홈피, 블로그, SNS(social network service) 등으로 발전했으며, 커머스는 경매, 쇼핑몰, 오픈마켓 등으로 다변화되었다. 또한 검색은 지식 검색에서 통합 검색, 이미지 검색, 동영상 검색, 실시간 검색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세분화되었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메일과 인스턴트 메신저 외에 뚜렷한 진화 없이 오히려 휴대전화, 인터넷 전화 등의 다른 영역으로 사용자가 이탈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 커다란 혁신과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그것은 WWW을 보완하는 모바일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한다. 모바일에 궁합이 잘 맞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모바일의 대두와 함께 새롭게 진화해나가는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