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호

“與 지도부도 정무특보 반대하니 黨-靑 조율 되겠나”

주호영 前 청와대 정무특보 격정토로

  • 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입력2015-06-23 1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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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연금법 입안은 정부 몫…당에 떠넘긴 건 비난받아야
    • 조윤선 사퇴는 ‘소통’ 문제 탓…靑, ‘소득대체율 50%’ 몰랐다
    • 국회선진화법 만들려고 동료 의원 속인 이들 책임져야
    • 특임장관·의원 겸직 장관은 뭔가…정무특보, 헌법상 문제 없어
    “與 지도부도 정무특보 반대하니 黨-靑 조율 되겠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전국에 비상이 걸린 6월 9일, 국회에선 하루 종일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여야 간에 신경전이 이어졌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내놓은 중재안을 놓고 야당은 쉽사리 의견을 정하지 못했고, 여당 내에서도 찬반으로 갈려 갈등 양상을 보였다.

    문제의 국회법 개정안은 5월 29일 공무원연금개혁법안과 함께 ‘패키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박근혜 정부와 여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한 공무원연금개혁법안 통과를 전제로 야당이 막판에 제시한 카드였다.

    여당은 임시국회 마지막 날까지 야당과 협상을 벌이다 결국 이 카드를 받아들였고, 이 때문에 청와대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공무원연금개혁법안 처리 후폭풍이 계속되는 셈.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로 이송된 국회법 개정안을 ‘위헌 가능성’을 이유로 거부한다면 정국은 또 한 차례 격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공무원연금개혁법안 통과를 전제로 야당이 제시한 ‘카드’ 때문에 여당과 청와대 간에 마찰이 빚어진 게 이번뿐만은 아니다. 5월 2일 여야가 공무원연금개혁법안에 최종 합의하면서 그 전제로 내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인상’(현재는 40%)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거세게 반발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여당을 향해 ‘월권’이라며 격한 반응을 쏟아내는 등 당청 간 소통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여야 협상·당청 소통의 중심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위원장과 대통령정무특보를 겸임했던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은 여야 협상은 물론 당청 소통의 중심에 있었다. 주 의원을 포함해 현역 국회의원(윤상현, 김재원)의 대통령정무특보 겸임에 대해 ‘위헌 논란’이 제기돼 국회의장 소속의 국회 윤리자문위원회에서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6월 9일,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둘러싼 여야 협상 및 당청 간 소통 과정과 관련한 뒷이야기를 듣기 위해 주 의원을 만났다. 정무특보 겸임 논란 당사자로서의 생각도 궁금하던 터였다. 여야가 법안에 합의하면서 공무원연금개혁특위 활동이 끝나 위원직을 내려놨고, 대통령정무특보도 사임한 뒤여서 부담이 덜할 듯했다.

    주 의원은 그간 두 개의 자리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하나는 대통령정무특보 자리고, 다른 하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위원장 자리다. 주 의원은 19대 국회 마지막 1년은 예결위원장을 꼭 해보고 싶었다. 그러려면 정무특보 자리를 그만둬야 한다. 정부의 예산을 심의하고 감독하는 예결위원장이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을 보좌한다면 이해 충돌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주 의원은 고심 끝에 5월 2일 청와대에 정무특보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특보는 위촉받는 자리”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윤리위원장을 맡은 김재경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두 사람 중 누군가 양보하지 않으면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 총선 1년을 앞두고 예결위원장 경선을 치르면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주변에선 주 의원에게 양보를 권했고, 결국 주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양보하고 대신 정보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정리됐다. 많이 억울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은 어떠했는지 물으니 “이건 꼭 정리해주면 좋겠다”면서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작년에 예결위원장 지망자가 없었다. 마침 해보고 싶던 차였다. 그런데 당시 이완구 원내대표가 당 정책위의장을 맡아주면 내년에 예결위원장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했다. 예결위원장은 1년 하고 교대하는 것이고, 3선 의원 중에 상임위원장 안 해본 사람은 나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그걸 확인해달라고 해서 원내대표단도 그걸 공유했다.

    그때 김재경 의원은, 2년 전에 계수조정소위원도 했고 지역에 큰 예산 현안도 없다면서 예결위원장을 거절하고 정무위원장을 하겠다고 했다. 결국 정우택 의원과 경선을 붙어서 떨어졌다. 3선 의원이 아무것도 안 맡고 재선 의원이 4명씩이나 상임위원장을 맡는 건 모양새가 이상했다. 그래서 내가 나서서 윤리위원장으로 이미 내정된 재선의원을 설득해 김 의원에게 양보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예결위원장을 하겠다는 거다.

    그래서 경선 준비를 했는데 선후배들이 경선 결과를 떠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후유증도 크고 당의 화합도 해친다’면서 그동안 당 보직도 많이 맡은 내가 양보하는 게 맞겠다고 하더라. 또 김 의원이 나를 네 번 찾아왔다. 당의 화합을 위해서 직전까지 지도부였던 내가 양보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해서 그런 결정을 했다.”

    대통령정무특보 겸직 논란은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부장판사 출신인 그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했다.

    “헌법에 명시된 삼권분립이라는 게 ‘따로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만약 그런 거라면 특임장관이나 의원 겸직 장관은 뭔가. 대통령의 지휘를 그대로 받고 따라야 하는 내각으로 들어가는 건데. 정무특보는 말 그대로 특별보좌관이다. 임명도 아니고 위촉받는 자리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윤리자문위원회의 법률 검토 결과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는데, 내가 전해 듣기로는 두세 군데 로펌에 자문한 결과 ‘헌법상 문제가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사회적 대타협 이뤘다”

    ▼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청와대의 정무특보 위촉을 반대했는데.

    “그랬다고 들었다. 그러니 정무특보가 당청 간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은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대통령 정무특보가 당과 조율하는 일만 하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현안, 과제, 이런 것들에 대해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정부나 청와대에 전달하는 역할도 있다.”

    ▼ 정무특보 위촉 이후 당청관계가 오히려 나빠진 건 아닌가.

    “언론은 이상한 이중 잣대를 가졌다. 정무특보를 왜 위촉하냐고 비판하면서도, 한 일이 뭐가 있느냐고 또 비판한다. 그건 맞지 않다.”

    ▼ 정무특보는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나.

    “일일이 밝히는 건 부적절한데, 그래도 꽤 역할이 있었다. 정부라는 게 내각이든 비서실이든 안에서 열심히 하지만, 밖에서 보면 조정이 필요한 게 있다. 현장의 상황을 전한 것도 여러 건 있고, 필요한 경우 건의를 한 적도 있다. 나의 경우 가장 중요한 일을 꼽으라면 공무원연금 개혁이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위원장으로서 정부와 의견 조율을 수차 했는데, 사실 여기에 정무특보의 역할이 많이 녹아 있다. 가장 중요한 국정 현안이 공무원연금 개혁이었지 않나.”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은 주 의원은 특위 활동 124일 만인 5월 2일, 정부와 공무원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실무기구 내 의견 조율과 여야간 합의를 이끌어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주요 내용은 △매달 내는 연금 보험료를 결정하는 수치인 기여율은 현행 7%에서 9%로 5년간 단계적으로 인상 △연금 수령액을 결정하는 수치인 지급률은 현행 1.9%에서 1.7%까지 20년간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한 것이다.

    월 300만 원을 받는 30년 재직 공무원의 경우, 연금 보험료는 월 21만 원에서 27만 원으로 6만 원 더 내고, 연금 수령액은 171만 원에서 153만 원으로 18만 원 덜 받게 됐다. 연금 지급개시 연령도 60세에서 65세로 늦춰졌다. 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여당이 야당에 끌려 다니면서 당초 기대보다 훨씬 못 미친 결과가 나왔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어떤 처지냐에 따라 미흡한 점이 있다고 볼 수도 있고, 엄청난 개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세금을 내는 일반 국민은 ‘공무원에게 특별히 잘해줄 필요가 없다. 국민연금과 똑같이 하라’고 요구한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 반면 전문가 그룹에서는 전반적으로 아주 잘된 개혁이라고 평가한다. 더욱이 개혁할 땐 파업 등 온갖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는데 이번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라는 강성 노조까지도 합의한, 말하자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룬 아주 좋은 케이스였다. 이것만 통과시키면 됐다. 그런데 느닷없이 야당이 국민연금을 연계하고 나왔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 통과 이후에는 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청와대는 몰랐던 듯”

    “與 지도부도 정무특보 반대하니 黨-靑 조율 되겠나”
    주 의원은 잠시 숨을 고른 후, 막판 협상 당시의 긴박하고 복잡한 상황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우리 입장은 명확했다. 특위에서는 공무원 연금만 논의하고, 국민연금 논의는 필요하다면 따로 논의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야당은 국민연금에 대한 요구를 안 들어주면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안에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상황이 간단치 않았다. 5월 2일이 지나면 공무원연금개혁특위는 해체된다. 야당이 다시 동의하지 않으면 특위를 만들 수도 없다. 올 9월부터는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되고, 그리고 곧바로 내년 4월에 선거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번에 못하면 몇 년간 미뤄지겠다는 위기감이 컸다. 결국 야당의 협상안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쟁점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리자는 것이었다. 소득대체율이 높을수록 좋은 것을 누가 모르나. 문제는 그 돈을 어디서 누가 내느냐는 것이지. 그러니 기구를 만들어 전문가와 이해당사자가 모여 논의하는 건 좋다고 했다. 그런데 야당은 소득 대체율을 50%로 못 박고, 8월 31일까지 무조건 법안을 처리하자고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이걸 받지 않으면 당장 전공노부터 실무기구에서 빠져나가겠다고 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이라도 하나 통과시켜놓는 게 맞는지 안 맞는지,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했다. 정부나 청와대는 당연히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만 생각했다. 그런데 여당으로서는 야당의 막무가내 연계 공세 앞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 당시 청와대에 이런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됐나.

    “그게 제일 예민한 부분이다.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목표치’로 협상한다는 정도는 청와대가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딱 50%로 못 박는 것에 대해서는, 당시 조윤선 정무수석이 정확하게 통보 받았는지, 그리고 청와대 의사 전달과정이 어땠는지는 아는 바 없지만 아마 몰랐던 것 같다.”

    ▼ 최종 합의 전날(5월 1일), 당 지도부와 특위위원장, 조 수석 등이 회의를 하지 않았나.

    “그땐 야당의 요구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못 박자는 것인지, 목표치인지 뚜렷하지 않았다. 상황이 유동적이었다. 그렇다보니 그 회의 자리에서 우리가 어떻게 할지 결론을 내릴 상황이 아니었다.”

    ▼ 결국 조 수석이 물러난 건 이런 논의과정을 청와대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진 건가.

    “그런 부분이 조금 있다고 본다.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이런 과정을 청와대가 다 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나. 청와대가 안다는 말은 조 수석이 다 안다는 말이다. 그러면 청와대 안에서는 그 내용을 다 공유해야 한다. 그런데 이후 청와대에서 나온 성명을 보면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당청 간 소통 경로인 정무수석이 뭔가 제대로 역할을 못한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당 지도부와 청와대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내용에 대해 충분히 소통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야당이 붙인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부분에 관해서는 소통이 충분치 않았다고 본다.”

    연금개혁안 처리 의지의 차이

    “與 지도부도 정무특보 반대하니 黨-靑 조율 되겠나”
    얼마 후 야당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대신 국회법 개정안을 제시했다.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을 위해 행정부의 권한인 시행령까지 국회가 손댈 수 있도록 하자는 요구였다.

    “정말 턱도 없는 이야기였다. 국회법 논의가 필요하면 별도로 논의하면 되는데, 공무원연금 개혁안 받아줄 테니 이것저것 끼워달라니. 당으로서는 다 받든지 다 거부하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청와대에선 국회법 개정은 위헌 시비도 있고 하니 도저히 안 된다고 했다. 그건 공무원연금 개혁이 안 돼도 좋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었다.

    반면 당으로서는 우선 급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통과시켜놓고 ‘국회법이 개정돼도 나중에 야당이 시행령을 수정하려 할 때 합의해주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 그러니 현실적으로는 이전이나 다를 바 없다’ 이런 생각이었던 것 같다.”

    ▼ 결국 당과 청와대 간에 의견 차이가 심했던 것 아닌가.

    “그건 아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처리해야 하지만 야당이 무리하게 주장하는 것을 받을 수 없다는 데는 의견이 같았다. 야당이 이걸 연계하니까,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이냐를 두고 약간의 견해 차이가 있는 정도였다. 크게 보면 차이가 없다. 다만 청와대보다 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처리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 당 지도부의 정치적 의도가 개입한 건 아닌가.

    “그런 치밀한 계산이나 포석으로 보고 싶지 않다. 뭔가를 해서 성과가 나고 잘 돼야 각자의 정치적 장래도 있는 것이지.”

    ▼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위헌 논란이 있다.

    “야당의 의도는 국회법에 강제성을 부여하려는 것이다. 법 제정 당시 강제성 조항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해서 수정된 게 지금 법안이다. 강제성이 있다면 위헌이라는 게 다수 의견이고, 강제성이 없다면 위헌이 아니라는 게 다수 의견이다. 대단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개정안이 단적정으로 ‘위헌’인지는 헌재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겠지만 ‘위헌’ 소지가 높은 건 사실이다. 그것이 야당의 의도대로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높다. 이것이 여러 헌법학자의 의견이나 전후과정을 보고 갖게 된 내 견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여야가 통과시킨 국회법 개정안 중 일부 자구를 수정한 중재안을 내놓은 상태다. ‘국회가 시행령을 수정·변경 요구할 수 있고’라는 문구 중 ‘요구’를 ‘요청’으로 바꾸고, ‘기관장은 이를 처리한다’는 내용에서 ‘처리한다’를 ‘검토해 처리한다’로 수정한 것이다.

    ▼ 정 의장의 중재안대로 국회법 개정안에서 강제성을 뺀다면 청와대가 받을 수도 있을까.

    “야당이 쉽게 받기 어렵겠지만, 강제성이 없는 내용으로 여야가 합의한다면 정부의 우려는 조금 덜해질 것이라고 본다.”

    ▼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당 지도체제에 대해 어떻게 보나.

    “두 분 다 국정 현안이나 정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해결방법을 놓고 간혹 청와대와 갈등을 빚지만 그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견해 차이라고 본다. 그 차이를 서로 오해하지 않으면 좋겠다.”

    ‘동물국회’보다 ‘식물국회’?

    ▼ 일각에서는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못해 정국을 꼬이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래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은 정부가 공무원을 설득해서 만들어 와야 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정당이 법안을 발의하도록 한 것은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못한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법안이 발의되고 통과시키는 과정에서는 정부도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과정에서 여당은 국회선진화법 개정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그런데 그건 2012년 새누리당 총선 공약 아니었나.

    “우리 국회가 지금 집단적으로 뭔가에 홀린 것 같다. 회의체는 다수결 원리가 기본 아닌가. 국회선진화법이란 용어 자체도 문제다. 이게 무슨 국회선진화법이냐. 세월이 지나면 역사에 ‘이런 이상한 시대가 있었다’고 기록될 것 같다. 소위 국회선진화법은 ‘동물국회’를 없애려 만들었는데, 난 위헌이라고 본다. 지금 외국 선진 의회들을 보라. 모두 다수결 아닌가. 그런데도 폭력이 없다. 의회 폭력을 방지하는 장치는 수없이 많다. 그걸 사용해 의회 폭력만 제거하면 된다. 그런데 의회 폭력을 없애기 위해서 모든 법안을 야당의 동의 없이는 안 되도록 한 이 법은 국회의 존립 근거부터 흔드는 것이다. 왜 한 표라도 많이 얻은 사람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겠나. 다수당을 만들어준 주권자의 뜻을 심히 왜곡한 것이다. 우리 국회가 집단최면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與 지도부도 정무특보 반대하니 黨-靑 조율 되겠나”


    ▼ 여당 책임이 더 큰 것 아닌가.

    “물론 여당에 더 책임이 있다. 특히 선진화법을 만들자고 앞장섰던 사람들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사람들은 동료 의원들을 속였다.”

    ▼ 속였다니, 누가?

    “구체적으로 이름은 말 안하겠는데, 그때 이 법의 통과를 앞장서서 주장하던 분 중에서 이 법을 만들면 ‘우리가 원하는 법을 이전보다 더 쉽게 통과시킬 수 있는 ‘비밀 통로’가 있다’고 이야기한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그 뒤에 ‘비밀 통로’가 뭔지 물었더니 없다는 거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동물국회보다 식물국회가 낫지 않냐’는 거다. 동물국회는 상처는 나도 큰다는 뜻이고 식물국회는 상처는 없지만 크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그럼 뭐가 낫나? 생명체는 상처가 나도 커야 되는 거지.

    또 통탄할 일이, 이 선진화법 조항을 이전처럼 과반으로도 바꿀 수 있도록 했어야 했는데, 5분의 3 이상으로만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그럼 180석이 넘어야 바꿀 수 있다는 것인데, 근래에 180석을 가진 정당을 본 적이 있나. 결국 여야 합의 없이는 영구히 못 바꾸는 법인 거지. 야당은 할 수 있을까? 지금 일부 야당 의원들도 ‘이거 안 바꾸면 우리가 집권하더라도 아무 일 못한다’고들 한다.”

    국회선진화법은 황우여·황영철·구상찬·김세연 새누리당 의원과 박상천·원혜영·김성곤·김춘진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법으로, 2012년 5월 2일 여야 합의로 통과했다. 주 의원은 이 법을 개정하려면 위헌소송을 제기해 헌법재판소에서 결론을 내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함잡이 정치’

    “그래서 내가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소송을 내놨고, 한 변호사 모임에서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소위 선진화 조항 때문에 지금은 완전히 야당 독재다. 한발 움직일 때마다 돈 깔라는 ‘함잡이 정치’가 아니고 뭐냐. 여당이 무슨 일 하나 하려 해도 야당은 조건을 붙이고 뭘 내놓으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국회를 통과하는 법 중에 ‘끼워서 통과되는 법’은 품질이 정말 낮다. 다수결이 제대로 작동되게 하고, 대신 여당은 정제된 법을 만들어 야당과 끝없이 토론하고 설득하도록 해야 한다. 바로 그게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김문수 대구 수성갑 출마?

    “김부겸 상대 쉽지 않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주호영 의원을 만나 대구 출마 여부를 논의했다고 한다. 주 의원에게 그 진위를 물었다.

    “어제 여기 왔다. 지난주에도 한 번 오고. 두 번 다 사전 약속 없이 왔다.”

    -무슨 이야기를 했나.

    “내 지역구가 대구 수성을이니까, 옆에 붙어 있는 수성갑 상황이나 대구 상황이 궁금하지 않았겠나.”

    -대구 출마를 결심한 모양이다.

    “강도(强度)가 어느 정도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느낌은 그렇게 받았다.”

    실제로 김 전 지사는 이틀 후 대구 수성갑 출마를 공식화했다. 수성갑은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전 의원이 오랫동안 공들인 지역이다. 그 때문인지, 주 의원은 김 전 지사가 아니라 누가 공천을 받더라도 쉽지 않은 지역이라고 전망했다.

    “대구는 새누리당 텃밭이니까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것이라고들 하는데, 수성갑은 그렇지 않다. 김부겸 전 의원이 4년을 살면서 국회의원 선거 한 번 치르고 대구시장으로도 출마했는데, 국회의원 선거 때는 40.4%, 대구시장 선거에선 40.3%를 얻었다. 대구시장 선거 때 수성갑에서는 50.1%나 나왔다. 특히 대구에서도 ‘12개 지역 중에 야당이 한 석은 있어야 하지 않나’ ‘김부겸 정도면 괜찮지 않나’ 하는 분위기도 있어서 (새누리당으로서는)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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