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경기아트센터장, 김문기 유족 다섯 차례 접촉
그때마다 김용, 정진상, 김현지 등과 전화 통화
김현지 “안부 전화였다” “기억나지 않는다”
[+영상] "나는 이재명이 버린 돌이었다"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장남이 지난해 2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처장 유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8월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10차 공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 강규태 부장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현지 보좌관의 증언이다.
이날 검찰은 이우종 전 경기아트센터장의 통화 기록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 전 센터장은 이 대표 대선 선거캠프에서 일한 인물이다. 그는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유족과 수차례 통화했고, 한 번은 직접 만나기도 했다.
검찰은 이 전 센터장이 김 전 처장 유족을 회유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4월 14일 4번째 공판에서 검찰은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에게 “2021년 12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발언이 불거진 후 이재명 선거캠프에 있었던 이 전 센터장이 김문기 씨 유족과 연락하며 회유하려 한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수긍하며 “출소 후 김문기 씨 부인을 만난 적이 있다”며 “그때 이 전 센터장이 와서 그렇게(회유) 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이 전 센터장의 통화 기록을 공개했다. 그는 김 전 처장의 유족과 통화하거나 만날 때마다 김 보좌관을 비롯한 이 대표의 측근 그룹에 전화를 걸었다. 지난해 1월 9일 오후 4시 35분 이 전 센터장은 김 전 처장의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4분 뒤인 4시 39분에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연구원장에게 전화를 건다. 1월 19일에는 이 전 센터장이 김 전 처장의 아들에게 전화를 건다. 이날은 김 전 처장의 유족들이 김 전 처장의 자필 유서를 공개한 날이다. 이 전 센터장과 김 전 처장의 아들은 오후 3시 2분경 통화한다. 이후 4분 뒤인 3시 6분과 3시 22분 두 차례에 걸쳐 이 전 센터장은 김 보좌관과 통화했다.
검찰은 김 보좌관에게 이날 어떤 내용의 통화를 했느냐고 물었다. 김 보좌관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하며 “이 전 센터장과는 간혹 통화로 안부를 묻는 사이였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1월 26일 이 전 센터장은 김 전 처장의 아들에게 또 전화를 건다. 오후 2시 3분, 2시 10분 두 차례 통화가 연결됐다. 김 전 처장의 아들은 이 통화를 녹음했다. 검찰은 당시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김 전 처장의 아들이 이 전 센터장에게 “제가 여쭤봤던 것에 대해 답을 가지고 와주시는 거예요?”라고 묻자, 이 전 센터장은 “후보님(이 대표) 또는 후보 가장 주변에서 함께할 수 있는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정확히 들어보고 말씀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이후 오후 5시 58분 김 보좌관이 이 전 센터장에게 전화를 건다.
검찰은 김 보좌관에게 “이 통화를 비롯해 캠프에서 김 전 처장 유족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김 보좌관은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지난해 2월 2일 이 전 센터장은 김 전 처장의 아들을 직접 만났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날 만남은 오후 7시 30분경부터 8시 49분경까지 이뤄졌다. 만남 직후인 8시 49분에 이 전 센터장은 다시 김 보좌관에게 전화를 건다. 김 보좌관은 이 통화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이 전 센터장은 ‘0189’로 끝나는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검찰은 이 번호 실 사용자가 이 대표라 보고 있다.
지난해 2월 23일, 김 전 처장의 유족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김 전 처장의 아들은 이재명 후보와 김 전 처장의 친분을 입증하는 자료라며 이 대표로부터 받은 표창장 및 출장 당시 함께 찍은 사진 등을 공개했다.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2월 22일 이 전 센터장은 오후 3시경 정진상 전 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통화한다. 이후 3시 30분경 이 전 센터장은 김 전 처장의 아들에게 통화하고 싶다는 문자를 남겼다. 실제 통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자 이 전 센터장은 5시 13분에 김 보좌관, 5시 49분에 정 전 실장, 6시 29분 김용 전 부원장과 통화한다. 김 전 처장 유족을 회유하려 시도할 때마다 핵심 측근들이 전화 등을 통해 집결한 셈이다.
검찰은 김 보좌관에게 “이 대표 측근 그룹이 김 전 처장 유족을 회유하려고 다급하게 연락을 취하던 상황이 아니냐”고 물었다. 김 보좌관은 “특정 날짜 통화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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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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