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모든 전쟁은 지정학에서 비롯됐다

[책 속으로] 발밑의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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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3-10-1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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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민 지음, 위즈덤하우스, 432쪽, 2만3000원

    이동민 지음, 위즈덤하우스, 432쪽, 2만3000원

    1592년 시작된 임진왜란은 일본의 침략에 맞선 조선의 방어 전쟁이었다. 그러나 시야를 한반도에서 대륙과 해양 세력으로 확대하면 임진왜란은 ‘조선전쟁’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쟁’ 성격을 띤다.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지리적 특성을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분석한 책 ‘발밑의 세계사’를 펴낸 저자는 “임진왜란은 신항로 개척으로 유럽과 연결됐던 명나라와 일본이 벌인 ‘경제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해양 세력 일본이 고립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대륙으로 향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 것이고, 기존 질서에 새로운 축이 더해지는 걸 원치 않던 대륙 세력 명나라가 참전함으로써 임진왜란이 ‘동아시아’ 패권을 둘러싼 전쟁으로 치달았다는 것.

    400년이 지난 한반도 상황은 어떠할까.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상황은 임진왜란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여전히 해양 세력 미국과 대륙 세력 중국이 한반도를 사이에 둔 채 충돌하고 있고, 크고 작은 무역분쟁이 마치 전초전처럼 치러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저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지리가 빚어낸 전쟁”이라고 역설한다. 거대한 평야 지대이자 흑해를 품은 교통의 요지 우크라이나에서 유럽과 러시아라는 두 경쟁 세력이 맞붙었다는 점에서다.

    서양과 동양을 가르는 기준 역시 산맥과 바다라는 ‘지리’였다. 서양 탄생의 계기는 기원전 392년 시작된 페르시아전쟁이었다. 서아시아 일대를 지배한 페르시아가 서쪽으로 진출한 이유는 남쪽 아라비아반도와 아프리카는 사막이고, 동쪽은 거대한 힌두쿠시산맥이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페르시아가 지리적으로 유일하게 진출하기 용이한 서쪽으로 진출해 ‘서양’이 됐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문명이 탄생한 이래 지정학은 세부 내용이 조금씩 달라졌을 뿐 21세기에도 여전히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냉전 이후 세계 각지 국가와 민족은 영역과 영토를 둘러싼 전쟁과 분쟁을 계속하고 있다. 신냉전으로 접어든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은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와 동북아를 뛰어넘어 인도·태평양에 이르는 광대한 지정학의 중심에 섰다. 지속 가능한 한국의 번영을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그 힌트 역시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지리적 여건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나쁜 마음은 없다
    리처드 슈워츠 지음, 신인수·박기영 옮김, 온마음, 360쪽, 2만 원

    사람은 누구나 하루에도 몇 번씩 희로애락을 경험한다. 그런데 분노와 슬픔에 휩싸여 있는 시간이 길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 쉽다. 따라서 내면 속 ‘관리자’가 나서 그 같은 감정이 발현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한다. 그럼에도 종종 빈틈이 생겨 상처 입은 내면(추방자)이 의식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그때는 내면 체계에 경보가 울리면서 ‘소방수’가 출동한다. 관리자와 달리 소방수는 대처 방식에 차이가 있어 내면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극단적 갈등으로 치닫기도 한다. 책 ‘나쁜 마음은 없다’는 내면 갈등으로 불안정성이 증폭됐을 때 어떻게 그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 일깨워준다.





    나는 군대에서 인생을 배웠다
    고성균 지음, 포르체, 292쪽, 1만8000원

    어느 조직이든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 달성에 필요한 구성원이 승승장구한다. 그런 사람은 조직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기대를 충족시키려 노력한다. 책 ‘나는 군대에서 인생을 배웠다’는 40여 년간 군에 몸담았던 저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책임감 △도덕적 용기, 그리고 △소통 능력을 조직 생활 성공 3요소로 꼽았다. 역할에 걸맞은 책임감으로 조직이 바른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다 보면 오래 일할 수 있는 내공이 쌓이고, 조직원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면 위기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 든든한 지원군이 돼준다는 것이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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