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성신여대 수정캠퍼스.
“네, 그렇습니다. 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과 무한경쟁의 시대에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삼성경제연구소의 컨설팅을 받아 경쟁력 제고 방안 및 대학발전 계획을 마련했습니다. 2015년까지를 중·단기 목표로 하는 계획을 우선 수립했죠. 교육의 목표는 ‘도전과 창의정신을 바탕으로 전문성과 품격을 겸비한 성신문화인 양성’으로 정했습니다. 대학 특성화, 학과 및 정원 조정, 학사관리 개선, 교양과정 개선 등 4대 핵심과제를 포함해 7개 개선과제가 선정됐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개선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외부 컨설팅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사실 우리 대학의 문제점, 우리 대학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우리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혁신해야 한다는 방향도 잘 알고 있죠. 하지만 구성원 내부의 문제로 해결이 안 됐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을 한 겁니다. ‘외부의 시각에서 우리의 문제를 한번 진단해 보자’는 거였죠. 역시나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아마도 이럴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문제들이 수치화되어 실체를 드러냈다고 할까요. 연구소에서 내놓은 결론을 받아든 직후 저는 ‘외부인이 지적한 우리의 문제를 모두 바꿔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거의 한 달간 학교 구성원들이 같이 살다시피 하면서 작업을 했습니다.”

‘2015 발전계획’의 핵심과제 중 하나는 문화 분야의 특성화다. 심 총장은 준비된 인재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성신문화인’양성을 강조한다.
“학교만큼 변화하기 어려운 곳이 없습니다. 학생들이 제가 쓰는 총장실을 점거하기도 했어요. 갈등이 정말 많았죠. 그러나 저는 이 문제를 대화로 풀었습니다. 학생들을 직접 만나 설득했고 동의를 이끌어냈어요. 대화하면서 학생들과 끌어안고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됐죠. 저도 그 과정에서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학교에 애정을 가지고 있고 착한 아이들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반드시 더 좋은 학교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다짐을 한 계기가 됐어요.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착한지 아세요? 점거 과정에서도 총장실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고 더럽혀진 바닥까지 일일이 청소를 다 하는 아이들이에요. 그런 모습에 저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컨설팅
▼ ‘2015발전계획’ 중 중복학과 통합, 학문의 융합 시도 부분이 우선 눈에 띄는데요.
“학문분야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투자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학과 통합을 시도한 것입니다. 체육학과와 레저스포츠학과는 스포츠레저학과로, 컴퓨터정보학부와 미디어정보학부는 IT학부로 통합하여 소수 정예의 인재를 교육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야간학과를 폐지하고 모든 학과의 경쟁력을 평가하여 학과 정원을 조정했습니다. 영문학, 국제관계학, IT학 등을 횡단하는 미디어 스터디즈(Media Studies) 코스도 만들었습니다. 문화산업 내 영역들은 서로 중첩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학제 간 교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한 거죠.”
▼ 자율전공학부의 신설과 단과대학 개편 내용도 눈에 띄는데요.
“‘2015발전계획’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자율전공학부 신설입니다. 각 학과는 정원의 10%를 자율전공학부의 정원으로 배정하게 되며, 학과 정원의 50%까지 선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자율전공학부 신입생을 무전공으로 선발하여 인재육성 프로그램(Honors Program)을 통해 학교의 특별한 지도와 지원을 받도록 했죠. 단과대학도 많이 개편했는데요. 먼저 건강복지 분야의 특성화를 위해 관련 전공을 집중시켰습니다. 자연과학대학 소속이던 체육학과, 레저스포츠학과가 통합된 스포츠레저학과를 생활과학대학 소속으로 변경했고요. 사회과학대학 소속의 심리복지학부에서 복지학 전공을 분리하여 사회복지학과를 신설하고 이 역시 생활과학대학으로 소속을 변경했습니다. 기존의 법학과를 법과대학으로 개편한 뒤 정원도 이에 걸맞게 조정했습니다. 그 외에도 졸업인증제, 영어능력인증제 등을 도입해 대학과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 2010년에 개설되는 글로벌의과학과는 어떤 학과인가요.
“미국 AUA(American University of Antigua College of Medicine)와 연계해 미국 의사자격 취득의 길을 열고, 글로벌 인재 선발을 목표로 신설된 학과입니다. 일종의 프리메디컬 스쿨(Premedical School)이죠. 국내에서 4년 과정을 이수하면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갖출 수 있고, 원할 경우 AUA 4년 과정에 편입해 1, 2차 의사면허시험을 거쳐 미국의사 자격증을 딸 수도 있게 했습니다. 40명 정원 중 수시에서 20명, 정시에서 20명을 뽑습니다. 수시 지원자격을 상위 8% 학생에게만 제한했는데도 7.6: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죠.”
▼ 방송영상저널리즘스쿨도 새롭게 만드셨죠?
“방송영상과 저널리즘 분야의 유망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올 가을학기부터 학부 교양과정에 ‘방송저널리즘스쿨’을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자, 프로듀서, 아나운서 등 해당분야 전문인이 되는 데 필요한 각종 강의를 개설하고 이 분야 전문가들을 강사진으로 참여시키고 있습니다. 현재는 미디어와 교양, 소통과 글쓰기, 저널리즘실습 등 3과목을 편성해 과목당 14주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대학과 교류협력
▼ 총장께서는 최근 ‘성신문화인’이란 용어를 쓰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세계화 다문화 환경 속에서 여성문화를 이끄는 창의적 인재를 키우겠다는 생각에서 만든 개념입니다. 사회 어디에 내놔도 준비된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문화인을 키우겠다는 생각을 담은 개념이죠. ‘2015발전계획’의 핵심과제인 대학 특성화의 주요 내용 중 하나도 바로 문화 분야의 특성화입니다. 이를 위해 교양교육을 전면 재편했습니다. 총장 직속기구로 교양교육원을 신설하고 교양과정도 필수교양 핵심교양 일반교양으로 나누었습니다. 모든 학생이 ‘창의적 문화인 양성과정’을 이수하도록 해 문화체험 활동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인재가 될 ‘성신문화인’들의 활약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