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과계열 응시생 35만 여 명의 언어영역 성적과 영역별 성적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그래프에 따르면, 언어영역 성적은 외국어영역 및 사회탐구영역의 성적과 76% 정도의 상관율을 보인다. 언어와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수리 나형 성적 역시 64% 정도로 비교적 높은 상관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언어 성적이 좋을수록 다른 영역의 성적 또한 좋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결과는 언어 성적이 여타 과목에 미치는 영향력 내지 설명력의 정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성공에 대한 지능지수의 설명력이 20%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점을 감안한다면 70%에 달하는 설명력은 상당한 것이라 하겠다.
왜 그럴까?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배우는 다양한 과목은 국어 즉, 언어로 되어 있다. 저마다 다루는 내용과 표현방식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국어인 한국어로 묻고 답하고 쓰고 푸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는 언어능력 즉, 문제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높은 아이들이 국어와 영어과목과 같은 언어 관련 과목은 물론이고, 다른 과목들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계와 학교현장에서 국어과목을 ‘도구교과’로 보고 다른 과목들의 기본 바탕이 되는 핵심교과 중 하나로 다루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점에 근거한다.
핵심 인재 되려면
물론 단순히 언어 점수가 높다고 해서, 혹은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것에 능하다 해서 무조건 공부를 잘한다, 성적이 높다, 학습능력이 뛰어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학업을 지속하는 가운데 어떠한 방식으로든 재차 평가를 받아야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선적으로 스스로의 언어능력을 점검해보고 이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학습능력을 증진시키는 주효한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제대로 읽고 쓰는 연습이 되어 있지 않은 학생의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좋은 성적을 받기가 점점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교수업과 시험에서 활용되는 어휘의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시험 등 관련 문제들에서 요구하는 내용들도 언어를 활용해 통합적·비판적으로 사고하기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사이 ‘말하기와 듣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입학사정관제 등 면접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앞으로의 평가 영역은 ‘언어 활용능력’의 전반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이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소통능력과 발표력, 문서작성 능력 등 언어를 활용하는 능력이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기관은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 걸쳐 ‘핵심인재’의 주요한 요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