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글로벌 의과학자 양성 새 지평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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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입력2025-01-02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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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북구 안암동 캠퍼스에 자리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전경. [고려대 의과대학]

    서울 성북구 안암동 캠퍼스에 자리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전경. [고려대 의과대학]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이하 고려대 의대, 학장 편성범)은 전통과 혁신이 결합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글로벌 의학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나아가 환자 진료라는 전통적 의사 역할을 넘어, 글로벌 의과학자 인재를 양성해 선도적 연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개교 100주년인 2028년, 세계 30대 의과대학 진입이라는 목표 아래 연구하는 의과대학이자 세계 최고의 의학 교육기관으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고려대 의대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교육의 혁신을 도모하고자 해외 유수 대학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 명문 대학들과 협력 파트너로 인정받으며, 고려대 의대만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일의 일환이다.

    예일, 존스홉킨스 등 세계 명문과 파트너십 체결

    2024년 5월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대와 병원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학생 교류 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은 학생들에게 선진의학시스템 및 임상 경험을 제공해 글로벌 의학 인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체결됐다. 이를 통해 의학과 4학년은 전공탐색기간과 선택 임상실습기간에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임상 실습 기회를 갖는다.

    예일대와는 글로벌 의과학자 양성을 위해 협력한다. 2025학년도부터 고려대 의대 졸업(예정)자에게 예일대 의대 박사과정(Ph. D)인 임상 의과학자 프로그램(Investigative Medicine Program)과 기초 의과학자 프로그램(Biological&Biomedical Sciences)의 박사 진학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학생 협정 또한 체결돼 향후 임상실습부터 박사학위 과정까지 예일대에서 연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미국 하버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 등 해외 선진 대학과 교류 확대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교원들을 위한 특별 교환교수 프로그램도 운영해 교수진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적인 연구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고려대 의대는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명문 공립대학인 UC어바인(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UCI)과 특별교환 교수 협약을 맺었다. 이곳에 파견된 교수는 양교 간 교류 증진을 위한 소통 및 교류 업무를 맡고 있다. 현재까지 총 6명의 교수가 파견돼 의학교육과 연구 분야의 선진화에 기여했다.

    이처럼 차곡차곡 축적된 연구 역량과 풍부한 실습 기회를 통해, 고려대 의대 학생들은 이론과 실무를 균형 있게 배우며 미래 의료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 이에 글로벌 네트워크와 협력을 통해 세계적 의학 연구와 교육을 선도하는 인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 연구 네트워크 협력 강화로 글로벌 혁신 가속화

    2024년 4월 KU Reserach Nexus Program에서 강연 중인 제프리 맥클리스 미 하버드대 교수. [고려대 의과대학]

    2024년 4월 KU Reserach Nexus Program에서 강연 중인 제프리 맥클리스 미 하버드대 교수. [고려대 의과대학]

    고려대 의대는 해외 명문 파트너십 체결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연구 네트워크 협력 강화와 글로벌 공동연구 활성화를 위해 2024년 4월부터 리서치 넥서스 프로그램(Research Nexus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해외 저명한 석학 9명이 고려대 의대를 방문해 최신 연구 동향을 나눴으며, 공동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신경발생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버드대 의과학자 제프리 맥클리스 교수를 비롯해 예일대 학장을 지낸 마빈 천 교수, 자기공명영상(MRI) 연구로 200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도로시 아우어 노팅엄대 교수 등이 그들이다.

    2024년 10월 2일 진행한 고려대 의대-Yale 포럼. [고려대 의과대학]

    2024년 10월 2일 진행한 고려대 의대-Yale 포럼. [고려대 의과대학]

    ‌2024년 10월 2일에는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헬스케어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고려대-예일(Yale) 공동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의료 분야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의 활용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시점에 개최돼 주목받았다. 의료 AI와 빅데이터 등 첨단 바이오 의료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수행하는 예일대의 전문가들과 의료 AI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다각도로 조망하고,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했다.

    ‌‌고려대 의대는 세계연구중심 대학 연합체인 ‘Universitas 21 Health Science Group(U21 HSG)’의 국내 유일 회원대학으로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보건의료 교과과정 도입, 연구 중심 환경의 교육 프로그램 협력과 국제 교류 등을 통해 국내 의학교육의 표준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2024 ‘Global Alliance of Medical Excellence(GAME)’. [고려대 의과대학]

    2024 ‘Global Alliance of Medical Excellence(GAME)’. [고려대 의과대학]

    ‌또한 2017년에 창립한 ‘Global Alliance of Medical Excellence(GAME)’은 홍콩 중문대, 영국 노팅엄대, 독일 뮌헨대 등 세계 유수의 8개 의대와 연합하는 국제 의학교육 및 연구 협의체이다. 세계 의과대학 간 공동연구와 학술 교류로 공동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고려대 의대는 2024년 11월 호주 모나쉬 대학에서 개최한 GAME에 참석해 ‘AI in Medicine’ 등 의학 연구 주제를 탐구하며 의견을 나눴다.



    융합형 의과학자-Physician Scientist 위한
    전주기 의과학자 양성 프로그램

    고려대 의대는 글로벌 역량 강화를 목표로 다양한 국제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동시에, 전주기 의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의학 연구와 임상 능력을 고루 갖춘 전문가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주기 의과학자 양성의 첫걸음으로 학부 때부터 자발적으로 연구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학생연구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연구회는 고려대 의대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64편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는 성과를 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8년부터 국내 의대 중 유일하게 해외 의대생들이 참여하는 ‘국제호의학술제’를 개최해 세계 각국 의대생과 학술 교류의 장을 열고 있다. 기존에는 하루 일정으로 진행되던 학술제가 2024년부터 이틀로 확대됐다. 전 세계 의대생들의 활발한 참여와 글로벌 의학적 논의에 대한 큰 관심을 반영한 결과다. 2024년 학술제는 12월 20일과 21일 양일간 개최되며 이번에 협약을 맺은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생들도 참석한다.

    또한, 고려대 의대는 본교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6년제 통합 교육과정을 마련한다. 새로운 의학 교육과정의 방향성을 정립하고, 교육과정 초안을 개발한 후 각 과의 의견을 수렴해 통합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과목 간 수평 통합, 기초-임상 간 통합 및 강화를 도모하며, 의과학자 양성 프로그램 등 특성화 과정도 반영할 계획이다.

    백신혁신센터 통한 감염병 대응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글로벌 보건 위기 대응 위한 혁신적 연구와 기술개발

    고려대 명예교수 고(故) 이호왕 박사의 세계 최초 한타바이러스 발견과 백신 개발의 역사 속에서 고려대 의대는 신종인플루엔자 백신 국산화, 국내 기술 이전 최대액 기록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바이러스 및 감염병 분야와 중개연구 산업화 역량을 자랑해 온 바 있다. 특히 서울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의 핵심 시설인 백신혁신센터(센터장 정희진)는 국내 유일의 민간 백신 연구개발 기관으로 백신 개발과 관련된 원천기술 개발, 후보물질 유효성 평가, 전임상 연구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백신혁신센터는 국내외 백신 전문가 인력 양성을 위해 다양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하고 있으며, 2022년 7월과 11월에는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수행한 바 있다. 또한, 2023년 9월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와 의약품 연구협약을 체결하고, mRNA 기반의 한타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 7월과 9월, 백신혁신센터는 콜롬비아와 캄보디아 보건부 공무원 및 정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하며 국제 보건 향상에 기여했다. 이 교육은 생물안전센터와 바이러스병연구소를 소개하고, 감염병 관리 전문 교육을 통해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국가들의 감염병 방역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글로벌 공중보건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고려대 의대 백신혁신센터는 글로벌 의과학자 양성을 핵심 목표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와 백신 혁신을 선도하며 감염병 대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백신혁신센터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백신 및 신약 개발을 통해 미래 먹거리 사업인 바이오 메디컬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또한, 위험물질을 안전하게 연구할 수 있도록 연구자와 환경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ABSL3, BSL3 등 연구시설을 갖춰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감염병 위기 극복을 위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8년 의대 100주년, 세계 30대 의과대학 도약
    조선여자의학강습소에서 고려대 의대까지: 100년 발자취

    고려대 의대의 100년 역사는 민족과 박애의 정신으로 인류애의 길을 걸어온 시간이다. 그 시작은 1928년, 의료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 여사가 설립한 조선여자의학강습소에서 비롯됐다. 로제타 홀 여사는 여의사 양성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이를 위해 청강생 제도를 통해 여의사 교육 방법을 모색했다. 그 결과 1928년 9월, 조선여자의학강습소가 설립됐다. 이는 로제타 홀 여사의 헌신과 조선인 의사들이 쏟아부은 노력의 결실이었다.

    1933년 로제타 홀 여사가 은퇴한 후, 김탁원·길정희 부부가 그 뜻을 이어 여성 의학교육을 발전시켰고, 1937년 김종익 선생의 기부로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가 설립됐다. 역사 속에서 끊임없는 발전을 이룬 고려대 의과대학은 이후 부속병원(구로, 여주, 안산)을 설립하고 의료 소외 지역에서 인술을 펼쳤다. 그 이후 고려대의료원 체계 아래 연구와 교육을 확장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1980년대에는 고려대 의대와 4개의 부속병원이 세계적 의료기술과 연구 성과를 이뤄냈고, 세계보건기구(WHO) 협력 바이러스센터 출범(1982)과 같은 국제적 성과도 이룩했다. 1991년 고려대 의대는 안암캠퍼스로 이전한 후 국내 최고의 의학교육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2012년 본관과 2014년 문숙의학관을 준공했다. 2020년에는 의학교육평가인증에서 최고 등급인 6년 인증을 받아 교육과정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2021년에는 청담 고영캠퍼스와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를 개소해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고려대 의대 캠퍼스는 고려대 안암, 구로, 안산병원 세 곳뿐 아니라 청담 고영캠퍼스와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에서도 연구와 교육 역할을 수행하는 ‘5 CAMPUS’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고려대 의대는 BK21 대학원 사업 최장수 수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 선정 등 다양한 성과를 통해 ‘연구 중심 의과대학’의 위상을 확립하고 있다.

    이렇게 다섯 곳의 캠퍼스를 통해 고려대 의대는 환자를 진료하는 전통적인 의사를 넘어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갖춘, 미래를 선도하는 의사를 양성하고 있다. 학생들은 최신 의료 기술과 혁신적인 접근법을 학습하고, 국제적인 학술교류와 공동연구를 통해 글로벌 의료 환경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의과학 전문가로 성장이 기대된다.

    2024년 1월 리모델링이 완료된 제1의학관 시뮬레이션룸. [고려대 의과대학]

    2024년 1월 리모델링이 완료된 제1의학관 시뮬레이션룸. [고려대 의과대학]

    2024년 1월 리모델링, 증축이 완료된 의과대학 강의실(TBL룸). [고려대 의과대학]

    2024년 1월 리모델링, 증축이 완료된 의과대학 강의실(TBL룸). [고려대 의과대학]

    ‌이에 그치지 않고 고려대 의대는 학생들이 최적화된 환경에서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프라 확장에도 집중했다. 2024년에는 제1의학관과 정몽구관 증축 및 리모델링이 완료돼 전인적·융합형 인재 양성과 미래 의학을 선도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새로운 제1의학관은 건축면적 4155m²(약 1256평), 연면적 1만7066m²(약 5162평) 규모로, 지상 6층으로 건립됐다. 대규모 증축을 통해 대형 강의실 3개, 실험동물연구센터, 스카이라운지를 마련함으로써 창의적 학습과 소통이 가능한 첨단 의학교육 환경을 갖추게 됐다. 그리고 정몽구관은 백신·신약 개발이 목적인 리서치 파크로, 바이오메디컬 연구와 산업, 교육의 산학연병 기지로 미래 첨단 메디컬 융복합 연구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 성북구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관(사진 속 오른쪽 건물). [고려대 의과대학]

    서울 성북구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관(사진 속 오른쪽 건물). [고려대 의과대학]

    ‌2024년 3월에는 고려대 의대의 역사와 업적을 깊이 되새기고 이를 후대에 전하기 위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공동의장 윤을식 의무부총장, 장일태 고려대 의대 교우회장)가 출범했다. 100년의 역사 속에서 로제타 홀 여사의 인류애와 김탁원·길정희 의사 부부의 헌신은 고려대 의과대학의 근본적인 정신적 뿌리가 됐다. 이와 함께, 위원회 출범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역사와 협력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더했다.

    고려대 의대는 2028년, 개교 100주년을 맞아 세계 30대 의과대학으로 도약하려는 비전을 품고 있다. 학문적 성과를 넘어, 공선사후 정신을 갖춘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고 인류의 건강과 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첨단 연구 환경을 갖추고 세계적 수준의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글로벌 의과학자 리더를 양성하는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김지영 기자

    김지영 기자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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