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거 우즈는 중요한 대회에서는 검은색 바지에 붉은색 셔츠를 입는다. 심리적으로 상대방을 압도하고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한 타이거의 전략이다.
실제로 현대인은 매력적인 스타에 열광하고 매력적인 디자인, 매력적인 서비스, 매력적인 와인바를 찾아다닌다. 매력적인 사람을 만나면 호의를 베풀고 누군가 그를 비난하면 기꺼이 변론에 나서기도 한다.
다행히 인간은 누구나 매력의 소재를 갖고 태어난다. 키가 큰 사람만 매력이 있는 게 아니다. 키가 작아도 아주 매력적인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흔히 별명이 ‘작은 거인’이다. 영화배우 더스틴 호프만, 톰 크루즈 등이 바로 이런 이들이다.
건설업계와 전자업계의 차이
마찬가지로 꽃미남 같은 얼굴이 아니어도 매력적인 사람들이 있다. 마음씨가 착해서 많은 사람이 믿고 따르는 것은 ‘천사표 매력’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매력 포인트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태어날 때부터 내재된 매력을 일깨우지 못하고 사장시키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이다.
매력은 크게 외적인 매력과 내적인 매력으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외적 매력은 주로 용모와 패션을 통해 표현된다. 표정관리, 헤어스타일, 안경, 옷차림, 건강한 몸매 등이 바로 외적 매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내적 매력은 인간미, 지식, 열정, 윤리성, 인품 등과 관련이 있다.
겉모습은 매력적인데 인간성이 거칠고 지적인 매력이 없으면 사람들은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따라서 외적 매력과 내적 매력을 통합해서 자기 자신에게 맞는 매력 창조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적 매력과 내적 매력이 반드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자기 자신이 가진 매력 인자 중에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살짝 보완하거나 가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반(反)매력 요소를 파악해서 이를 적극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똑똑한데 좀 건방지다거나, 외모는 멀쩡한데 옷 입을 줄 모른다거나, 또는 사람은 성실한데 매너나 에티켓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 사람들이 있다. 남이 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만드는 요인이 반매력요인이다. 아무리 매력적 요인이 많아도 반매력이 두드러지면 ‘옥에 티’처럼 매력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매력적인 인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매력 정체성을 세워놓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전세계 IT업계를 이끌고 있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검은색 티셔츠만 입는다. ‘IT업계의 선지자’라는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이다. 타이거 우즈는 중요한 대회에서는 검은색 바지에 붉은색 셔츠를 입는다. 심리적으로 상대방을 압도하고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한 전략이다.
매력이 경쟁력이고 삶의 질인 시대가 되었다. 나만의 매력 창조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도전하는 사람은 실력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필드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번만 라운드를 해봐도 왠지 끌리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꼭 골프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어딘가 독특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곤지암CC에서 캐디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건설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드라이브 비거리에서 희열을 느끼지만, 전자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퍼팅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수시로 스코어 카드를 점검한다는 것. 이 이야기를 듣고 감탄한 적이 있다. 필드는 이처럼 직업적 특성뿐만 아니라 개인 특성까지 그대로 드러나는 곳이다.
조영남의 ‘자기최면’
그동안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과 라운드를 했다. 연예인들과 함께 운동할 기회도 많이 있었는데, 역시 이들은 독특한 개성과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언젠가 가수 조영남씨와 곤지암CC에서 라운드를 하며 “도대체 골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더니 이런 말이 나왔다.
“골프장은 어른들이 마음 놓고 무모한 짓을 할 수 있게 만들어놓은 놀이터다.”
400야드 가까이 되는 잔디밭에서 쇠 작대기로 공을 쳐서 조그만 구멍에 네 번 만에 넣으려는 것부터 무모한 짓이고, 모래에 박혀 있는 공을 쳐내서 그린에 올리려는 것도 무모한 짓이란다. 울퉁불퉁한 그린 위에서 공을 굴려서 몇 미터 앞에 있는 작은 컵에 공을 떨어뜨리려는 것도 물론 무모한 짓이다.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새벽부터 산속을 걸어다니고 30℃가 넘는 땡볕에서 몇 만원짜리 내기에 몰입하는 것도 무모한 짓이다. 이런 무모한 짓을 하는 것은 원래 어른이 아니라 어린아이들이라는 것이다.
‘점잖은 어른들을 어린애처럼 놀 수 있게 만들어놓은 곳이 바로 골프장이다.’
나는 그가 10여 년 전에 쓴 ‘놀멘놀멘’이라는 책의 제목이 떠올랐다. 이북 사람인 그의 부친이 즐겨 쓰던 말씀이 ‘놀멘놀멘 하라우(놀아가면서 하라)’였다고 한다. 놀 줄 모르는 범생이들이 지도층 인사가 되고 놀 줄 모르는 운동권 출신이 정치인이 되니까 세상이 험악해지고 빡빡해진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영남씨는 동료 연기자의 강권에 못 이겨 골프를 시작했고, 요즘은 90타 전후를 친다고 했다. 체계적인 코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스윙 폼은 다소 독특했지만 공에 대한 집중력이 좋아서 티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높았다. 그가 티샷할 때마다 동반자들은 미소가 아니라 폭소를 터뜨려야 했다. 그는 마치 연극대사를 외우듯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지시를 하고 있었다.
“영남아, 팔을 끝까지 뻗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