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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촛불의 나라

이명박 정권 100일과 쇠고기 파동 비화

‘30개월 이상’ 포함된 건 버시바우 대사 작품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이명박 정권 100일과 쇠고기 파동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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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 100일과 쇠고기 파동 비화

6월10일 촛불시위에 참여한 시민 8만여 명(경찰 추산)이 서울 세종로, 태평로 일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한미간 최대 경제현안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한미FTA 국회 비준에 있어서도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막후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버시바우 대사는 1월31일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 해결을 한미FTA의 미국 의회 승인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미국 측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이끈 이명박 대통령 취임 경축 특사단에 엔디 그로세타 미국 축산육우협회 회장을 포함시켰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5월13일 한미FTA 청문회에서 “라이스 국무장관은 나를 만났을 때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문제를 제기했다”고 증언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본국 정부가 이처럼 심혈을 기울인 최대 현안인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의 ‘쟁점’에 정통했다고 한다.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제출된 외교통상부 업무보고 문건은 “쇠고기 문제는 한미FTA가 아니더라도 국제 기준에 따라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기술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외교통상부가 미국 쇠고기 문제의 조기타결을 추진한 것이다. 이는 인수위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백서는 “당선인의 방미, 한미FTA 비준 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쇠고기 수입 문제는 인수위 차원에서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돼 있었다.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 외교통상부와 인수위가 미국 측에 우호적 입장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30개월 이상 수입’의 전모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 쇠고기 협상 당시 농림부는 ‘30개월 이상 미국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인수위 업무 보고에 따르면 이런 방침은 2008년 1월까지 이어졌다. 미국 측도 노무현 정부와 협상할 때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은 강하게 요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30개월 미만의 뼈가 포함된 쇠고기(LA갈비 등) 수출만 재개되어도 성공이라는 태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와의 쇠고기 협상에서 미국 측은 한국 측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까지 요구했고 한국 측이 이를 전격 수용한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미국 측이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한국 수출’까지 얻어낸 건 버시바우 대사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미국 정부는 처음에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은 기대도 안했다. 그런데 버시바우 대사가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정부 측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요구하면 다 내어주겠다’는 입장을 감지한 것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 같은 점을 본국에 보고해 미국 협상단에도 전해졌다. 이에 미국 협상단은 한국에 30개월 이상을 포함한 쇠고기 시장의 전면 개방을 강하게 요구했다. 한국 농림수산식품부는 한미정상회담 직전 이를 수용했다.”

미국통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통합민주당 의원은 ‘버시바우 대사가 현 정부 출범 초기 미국 쇠고기 수입에 대한 정부의 상당히 완화된 입장을 감지하여 본국에 전달했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본 적은 없고, 미국대사관 자체가 새 정부 들어선 다음 그런 분위기를 파악해서 본국에 보고를 해줬겠지. 당연한 건데 뭐”라고 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공개한 농림수산식품부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한국 측은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앞두고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될 수 있도록 내부 방침을 변경했다.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이후 한국에서 광우병 파동으로 시위가 들끓고 ‘30개월 이상 미국 쇠고기의 수입만은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폭주하자 버시바우 대사는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6월3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한국인들은 미국 쇠고기에 관한 사실과 과학에 대하 좀 더 배우게(learn) 되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무능한 동맹’은 미국에도 골치

미국 정부는 미국 쇠고기를 너무 풀어준 것으로 인해 이명박 정부가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위기에 처한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민간자율규제 방식이 제시됐고 한미 추가협상도 이뤄졌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30개월 이상 미국 쇠고기가 한국에 반입되지 않게 하는 일에 최종적으로 어느 선까지 성의를 보일 지는 미지수다. 일단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재협상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버시바우 대사는 1월11일 KBS TV ‘단박인터뷰’에 출연해 한미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합의’와 관련해선 ‘재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인터뷰에서 “이미 합의된 결정일지라도 모든 면에서 새 정부와 재검토할 여지가 있으며 상호 합의에 따라 전환 시기를 변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면 추후 논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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