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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박사 이태형의 별별 낭만기행 ②

바람둥이 제우스가 희롱한 미녀들

비운의 사랑 황소자리

  • 이태형 | 우주천문기획 대표 byeldul@nate.com

바람둥이 제우스가 희롱한 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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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성운(Crab Nebula)

바람둥이 제우스가 희롱한 미녀들
황소의 뿔에 해당하는 제타(ζ)별 북쪽 옆에는 게성운으로 알려진 유명한 성운이 있다. 1054년에 동양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 초신성의 폭발 잔해다. 당시 중국의 기록에 의하면 천관성(天關星, 황소자리 ζ별) 근처에 보이지 않던 별이 나타났는데, 그 밝기가 목성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맨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을 만큼 어두워졌다. 초신성은 태양보다 큰 별이 일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폭발하면서 원래 밝기보다 100만 배 이상 밝아지는 현상이다. 우리 은하에서 발견된 초신성은 3개인데, 1572년 티코 브라헤가 발견한 카시오페이아자리의 초신성과 1604년 케플러가 발견한 뱀주인자리의 초신성이 나머지 2개다. 우리 은하에서 세 번째 초신성이 마지막으로 관측된 지 400년 이상이 지났기 때문에 머지않아 초신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여러분 가운데 초신성을 발견해 역사에 이름을 새길 인물이 나오기 바란다.


보통 시력을 가진 사람은 6개의 별만 볼 수 있다. 시력이 아주 좋은 사람은 9개 이상도 본다고 한다. 고비사막에서 만난 유목민들은 시력이 4.0 정도라고 했으니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다. 망원경으로는 이 성단에서 100개 이상의 별을 볼 수 있다. 여러분은 몇 개나 볼 수 있는지 확인해 보기 바란다. 7개 이상 보인다면 눈이 아주 좋다는 얘기다.

플레이아데스는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거인 아틀라스와 플레이오네 사이에서 태어난 일곱 딸이다. 아버지가 제우스를 배신해 하늘의 무게를 짊어지는 벌을 받게 되자 너무 슬퍼한 나머지 하늘의 별이 됐다고 한다. 지금은 7개의 별 중 한 개가 잘 보이지 않는데, 일곱 자매 중 유일하게 결혼하지 못한 메로페가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해 사라졌다고 하고, 케라에노가 번개에 맞아 죽었다는 얘기도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엘렉트라에 관한 것이다. 엘렉트라는 아들 다르다누스가 세운 트로이가 아가멤논(Agamemnon)이 이끄는 그리스군에 함락되자 이를 보지 않으려고 그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황소자리를 떠난 엘렉트라는 그 후 북쪽 하늘을 방황하다가 큰곰자리의 한 모퉁이에 안착했다고도 전해진다. 북두칠성의 손잡이 두 번째 별인 미자르(Mizar) 옆에 위치한 작은 별 알코르(Alcor)가 바로 그것이다.



황소의 얼굴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알데바란(Aldebaran)을 포함해 7개 정도의 별이 V자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이 별들은 플레이아데스 성단과 같은 산개성단으로 히아데스 성단(the Hyades)이라고 불린다. 히아데스는 그리스 신화의 아틀라스(Atlas)와 아에트라(Aethra) 사이에서 태어난 딸들로 플레이아데스와는 배다른 자매다. 알데바란은 겉보기에 이들 성단에 속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들과 수십 광년 떨어져 있는 다른 세계의 별이다. 히아데스 성단은 지구로부터 약 130광년 떨어져 있다.

히아데스는 ‘비가 내리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3000년 전쯤인 고대 그리스엔 히아데스가 새벽의 동쪽 하늘에 떠오를 때부터 우기(雨期)가 시작됐는데 이때가 5월 말경이다. 우기는 히아데스가 저녁 동쪽 하늘에 떠오르는 11월 하순 이후에 끝났다. 그래서 히아데스 성단을 ‘비의 히아데스’ 또는 ‘눈물의 히아데스’라고 부르기도 했다. 아라비아에서는 V자 모양을 ‘삼각의 숟가락(Triangular Spoon)’으로 일컫기도 했고, 알데바란을 큰 낙타로 보고 V자 모양의 작은 별들에 ‘작은 암낙타(the Little She Camel)’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눈물의 히아데스

‘눈물의 히아데스’와 관련한 신화는 이렇다. 히아데스는 산의 요정들로 형제 간의 우애가 매우 두터웠다. 어느 날 그들의 형제인 히아스(Hyas)가 리비아에서 사냥을 하다 사나운 멧돼지에게 물려 죽자 히아데스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먹지도 않고 비통하게 울기만 했다. 감동한 제우스가 이들을 하늘에 올려 별로 만들었다. 그러나 별이 되고서도 히아데스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고, 그 눈물은 비가 되어 지상으로 떨어졌다.

바람둥이 제우스가 희롱한 미녀들
이태형

1964년 강원 춘천 출생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 박사과정 수료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겸임교수, (주)천문우주기획 대표

저서 : ‘재미있는 별자리여행’ ‘쉽게 찾는 우리 별자리’ ‘별난 선생님이 들려주는 우주견문록’ ‘이태형의 별자리여행’ 등


히아데스에 얽힌 또 하나의 신화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와 관련한 것이다. 디오니소스가 어릴 때 그의 어머니가 제우스의 광채를 못 이겨 재로 소멸되어 죽었다. 제우스는 홀로 된 디오니소스를 히아데스에게 맡겨 소년이 될 때까지 키워달라고 부탁했다. 디오니소스가 소년이 되자 제우스는 이들을 하늘의 별로 만들어 은혜에 보답했다고 한다.

신화 속 이야기는 밤하늘 별만큼이나 많다. 하지만 신화는 신화일 뿐, 어느 이야기를 믿을지는 우리 각자의 마음에 달린 것 아닐까.

신동아 2013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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