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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계약서는 ‘乙死조약’ 노예문서 상생 위한 표준하도급계약서 의무화 절실”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종상 이사장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하도급계약서는 ‘乙死조약’ 노예문서 상생 위한 표준하도급계약서 의무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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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담대 제도의 맹점

“하도급계약서는 ‘乙死조약’ 노예문서 상생 위한 표준하도급계약서 의무화 절실”

전남전문건설회관 준공식에서 식사를 하는 이종상 이사장(위). 2012년 우리은행과 공사선급금의 효율적 공동관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계약 조건도 문제가 많다고 하더군요.

“보증사고가 발생해 우리 공제조합이 원도급사에 보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하도급계약서를 보게 되면 ‘이런 계약서에 왜 도장을 찍었나’ 싶을 정도로 불리한 조항으로 가득 찬 계약서가 많습니다. 노예문서, 을사(乙死)조약이라 할 정도입니다. 원-하도급 간 관계의 시작이자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하도급계약이 이렇게 맺어지니 그 실상은 불 보듯 뻔하지요.”

▼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공정한 계약을 유도하기 위해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을 권장하지 않나요.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홍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권장’ 사항일 뿐이어서 실제 현장계약서에는 불공정한 조항이 담겨 있어요. 하도급업체가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현실에서 표준하도급계약서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합니다. 공정 하도급은 공정한 계약관계에서 시작되는 만큼 반드시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그게 공정 하도급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가장 효율적 방안입니다.”



▼ 또 어떤 문제가 있나요.

“외담대 제도도 문제입니다. 하도급업체가 원도급사로부터 받아야 할 공사대금(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공사대금을 조기에 현금으로 확보하고, 원도급사는 상환일에 대출금을 갚아주면서 채권을 회수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원도급사가 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면 하도급사가 그 돈을 대신 갚아야 합니다. 원도급사는 대금을 결제하지 않아도 부도처리가 안 돼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지만, 원도급사의 채무를 떠안은 하도급사는 큰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힘 있는 기업 하나 살리자고 힘없는 기업 여럿을 죽이는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대금지급 방법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파트 건설에 참여한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을 돈으로 안 주고 아파트를 주기도 합니다. 알아서 팔아 현금화하라는 거죠. 심지어 일본 원전사고 난 지역의 골프장 회원권을 준 경우도 있어요. 그렇다고 항의하면 앞으로 그 회사 공사를 수주할 수 없으니까 속앓이만 하는 거죠.”

▼ 왜 이런 잘못된 관행이 이어진 건가요.

“건설 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조차 이런 실상을 몰랐으니까요. 관료, 정치인이 전문건설업체 관계자를 만나서 보고 듣고 해야 관심을 가질 수 있는데, ‘갑’인 대형 종합건설사 관계자들만 만나지 이쪽은 만나지도 않고, 쳐다보지도 않아요. 그러니 ‘을’의 어려움을 모를 수밖에요.”

위약벌 제도

▼ 취임 후 해야 할 일이 많았겠습니다.

“건설산업 전체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도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조합원의 권익신장과 사업여건 개선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하도급사와 원도급사가 동반성장, 공생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및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대한전문건설협회와 공조해 정부와 국회 등에 지속적인 건의 활동을 펼쳤습니다. 현 정부가 출범할 때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건설업계 경제민주화를 위한 10대 정책’을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 성과가 있었다면?

“하도급계약서를 쓸 때 위약벌이라고 해서 일을 하다 부도가 나면 보증사가 계약보증금(총공사비의 10%)을 물어주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런데 공사하다가 초반에 부도가 날 때도 있고 공사 마지막에 부도가 날 때도 있는 법인데, 공사를 99% 완료했어도 공정에 상관없이 다 물어줘야 합니다. 이를 악용해 공사비 보전용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건 상생에 어긋난다며 실손보상으로 바꿨습니다. 지금은 90%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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