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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野 ‘빅 텐트’ 치려면 누군가는 비워야”

박영선 前 새정연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 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野 ‘빅 텐트’ 치려면 누군가는 비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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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검 하자더니…”

▼ 지금의 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지금 이 ‘고인 연못’과 같은 당으로는 내년 총선을 이길 수 없다. 이건 분명하다. 빅 텐트 안에 다 모여서 국민이 공감하고, 공정하다고 누구나 인정하는 방법으로 새 인물을 뽑아 새롭게 당을 변화시켜야 한다.”

▼ 지금 체제에서 그게 가능할까.

“지금의 지도부가 ‘빅 텐트’를 만들어야 한다. 그럴 의무가 있는 것 아닌가.”



▼ 지도부의 뜻이 다르거나, 능력이 부족하다면?

“그러면 어디선가 당이 생기겠지. 그래서 힘이 그쪽으로 쏠리면 그 당에서 빅 텐트를 만들어 이쪽을 흡수하게 될 수도 있다. 그것이 힘의 균형이다. 무엇보다 국민이 어떤 당을 얼마만큼 지지해주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이 또한 국민의 몫이다.”

박 의원은 당 재벌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는 2004년 처음 국회의원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11년 동안 검찰 개혁과 함께 온 힘을 기울여온 주제다. 이제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나서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표는 박 의원이 특위 위원장을 맡은 것을 당이 안정을 찾아가는 대표적인 정황 증거의 하나로 든다. 하지만 박 의원의 생각은 좀 다른 것 같다.

“나는 새정치민주연합 당원이자 현역 국회의원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맡은 것이다. 해야 할 일을 당이나 대표와의 관계 때문에 하고 안 하고, 이런 건 아니지 않나.”

▼ 지난해 비대위원장에 이어 원내대표를 그만둘 때 상처가 커 치유하는 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혼자서 많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책도 한 권 썼다.”

▼ 그때를 되돌아보면 심경이 어떤가.

“아쉬움도 많고 배운 것도 많다. 지난해 8월 19일 2차 협상안을 그냥 통과시켰으면 세월호 문제가 지금처럼 엉망이 되진 않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가장 크다. 지금도 그때 얘기하면서 굉장히 아쉽고 안타까웠다는 분이 많다. 그때 세월호 특별법의 핵심은 진상조사위원회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특검이라는 게 등장하면서 모든 논의를 삼켜버렸다. 그때 특검 얘기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특검의 특자도 꺼내지 않는다. 어쨌든 모든 일이 다 내가 부족해서 생긴 것이라 스스로 많이 성찰하고 공부하고 배웠다고 생각한다.”

“野 ‘빅 텐트’ 치려면 누군가는 비워야”
‘나와 생각이 같은지…’

▼ 어떤 점을 배웠나.

“무슨 일을 진행할 때 좀 더 치밀하게 생각해야겠다는 것, 그리고 그동안 내 주변에서 나를 도와주는 모든 사람을 그냥 믿었는데 ‘나와 생각이 같은지’를 꼭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겠거니 여기고 어떤 일을 넘겼는데, 나중에 내 생각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고 많이 놀랐다.”

지난해 이상돈 교수 영입 추진 당시 박 의원은 문 대표의 의견을 충분히 구했고, 함께 이 교수를 만나기까지 했는데도 문 대표는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침묵했다.

▼ 이상돈 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이용당한 면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고 한 것이 잘못됐다며, 원내대표직이나 비대위원장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과도하게 흥분하면서 연결한 분이 많지 않았나. 전당대회를 몇 개월 앞둔 시점에서 내가 흔들리면 누군가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는데, 내가 너무 순수하게만 생각한 것 같다. 그만두면서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쏘는 심정’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최근 손학규 전 대표의 정계 복귀 필요성을 자주 언급했다. 앞서 주장한 ‘빅 텐트론’의 연장선에서다. 손 전 대표가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 대표에게 패한 것도 따지고 보면 친노 강경파와 무관치 않다.

손 전 대표는 2011년 4월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당 재보선에서 승리하면서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그러다 그해 12월 민주당이, 문재인 상임대표가 이끌던 친노세력 ‘혁신과 통합’ 등 시민사회단체와 한국노총까지 합쳐 민주통합당으로 바뀌면서 당내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의 노선도 손 전 대표의 의사와는 달리 진보 성향이 강해졌고, 결국 친노 강경파들의 당내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는 경선 패배의 고배를 들었다. 손 전 대표는 2014년 7월 수원병 재·보선에 다시 한 번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가 패한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으로 ‘셀프 유배’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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