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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의 ‘창의 서울’ 실험 1년

1만6000개 ‘행복 과제’에 도전하는 스타 공무원들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서울시청의 ‘창의 서울’ 실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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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 1년 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임한 이래 서울시청은 새로운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창의 서울 프로젝트. 관료적인 공무원들이‘무슨 창의?’ 하겠지만 그렇게 간단히 무시할 게 아니다. 처음엔 시청 공무원들에게서조차 반발을 샀던 이 프로젝트는 점차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개인이 ‘스타’가 되는 길을 열어놓은 덕분이다.
서울시청의 ‘창의 서울’ 실험 1년

심사위원들이 발표내용에 점수를 매기면 전광판에 별 모양 표시가 뜨면서 점수가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 요즘 뭐하는지 아세요?”

“글쎄요. 얼마 전에 회사 행사 때 오 시장을 초청했는데 안 오겠다고 하던데요. 역대 시장님들이 우리 회사 행사엔 안 빠졌는데….”

“왜 안 온답니까?”

“외부 행사에는 나오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요즘 뭐 하는지 모르겠어요.”

오세훈(吳世勳·46) 서울시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취임한 뒤 1년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인데, 웬일인지 오 시장을 봤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는 어디서 뭘 하는 것일까.

두문불출하는 것으로 알았던 오 시장을 서울시청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럼, 시장을 시청에서 만나지 어디서 만나겠냐”고 하겠지만, 그의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서 하는 이야기다.

“오 시장 어디 갔어?”

5월10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본관 태평홀. 입구에서 시청 직원이 책자를 하나 건넨다. ‘창의 아이디어 및 사례 발표회 자료’라는 제목이 눈에 띈다. 태평홀에 들어가니 100여 명쯤 되는 사람들이 벌써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자리 앞쪽에는 시장단이 앉아 있고, 뒤쪽에는 시청 실장, 국장, 본부장 그리고 산하 단체장들이 앉았다. 가운데 초승달 모양의 테이블엔 시민단체장, 기자, 대학교수 등이 앉아 있었다. 이들은 뭐하려고 아침부터 여기에 왔는가.

가만히 보니 회의장이 마치 TV 토크쇼를 찍는 무대처럼 꾸며져 있다. 테이블엔 이상하게 생긴 기기가 자리마다 하나씩 놓여 있고, 한쪽엔 커다란 흰색 스크린이 세워져 있다. 또 한쪽엔 발표자들로 보이는 시청 직원들이 뭔가 입으로 중얼거리고 있고, 잠수복을 입은 청년도 눈에 띈다. 잠수복 청년은 왜 왔지?

10시가 좀 넘자 오 시장이 들어왔다. 그가 들어오자 술렁이던 ‘무대’에 질서가 잡힌다. 사회자가 등장하고, 실내조명은 한층 밝아진다. TV 토론회나 광고에서 자주 봤던 탓인지 오 시장은 전부터 알던 사이 같다. 게다가 그가 들어오니 태평홀이 진짜 TV 프로그램 촬영장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곧이어 ‘본 게임’이 시작된다. 시청의 교통국, 도시계획국, 상수도사업본부, 건설안전본부, 행정국, 서울대공원 동물복지과, 서북병원 신경과 등에서 온 발표자들이 차례로 ‘창의 아이디어’를 발표한다.

게임의 룰은 간단하다. 발표한 내용이 참신하고, 실현 가능성이 있으며, 서울시민의 행복도를 높이는 내용일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심사위원은 25명. 만점은 100점. 발표를 듣고 심사위원들은 테이블 위에 놓인 기기로 점수를 매기고, 무대 앞 흰 스크린은 점수를 집계해 ‘별 모양’으로 나타낸다. 별의 개수가 많을수록 높은 점수다.

그럼 7명의 발표자는 어떻게 선정된 것일까. 오 시장 부임 이후 서울시는 ‘창의서울 추진본부’를 발족시켜 시(市) 공무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업무 개선 아이디어, 시민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 투명한 시정을 촉발시키는 아이디어를 내부 인터넷에 올리도록 했다.

매달 아이디어 3000건 접수

이렇게 취합한 아이디어는 전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으로 보낸다. 그곳 연구원들이 실현 가능성, 참신성, 효과성을 고려해 1차로 평가한다. 여기서 좋은 평가를 얻은 아이디어는 시청의 담당부서로 보낸다. 교통문제는 교통국, 환경문제는 환경국, 문화문제는 문화국, 이런 식이다.

그런데 해당 부서로 보내온 아이디어는 어떤 내용이라도 폐기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혹 해당부서의 잘못을 지적하는 내용일 경우, 슬그머니 폐기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당부서는 무조건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의견을 달아야 한다. 이렇게 올라온 아이디어에 등급이 부여된다.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등급 외’ 판정을 받는 아이디어도 있다. 4등급 이상은 받아야 실행 여부를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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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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