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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丁亥年은 행복할 거라 생각하나요?

  • 김현미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당신의 丁亥年은 행복할 거라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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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丁亥年은 행복할 거라 생각하나요?

착각으로 행복해지고, 행복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다룬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하루는 스승이 제자들에게 물었다. “너희들 앞에 한 달 동안 먹을 사과 30개가 들어 있는 상자가 하나씩 있다. 30개 사과 중 10개는 싱싱하고 10개는 조금 상했고, 나머지 10개는 이미 썩었다. 하루에 하나만 꺼내 먹을 수 있다면 어떤 사과부터 먹겠느냐?”

제자들은 입을 모아 “썩은 사과요”라고 대답했다. 맨 먼저 썩은 사과를 먹고, 그 다음 조금 상한 사과, 마지막으로 싱싱한 사과를 먹겠다고 했다. 하지만 스승이 원한 대답은 그게 아니었다.

“처음에는 썩은 사과가 10개뿐이지만 썩은 사과부터 골라 먹는 동안 나머지 싱싱한 사과까지 조금씩 썩기 때문에 결국 너희들은 한 달 내내 썩은 사과를 먹게 된다.”

사람들은 경제학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하지 않은가. 싱싱한 사과가 맛있는 줄 알면서 기꺼이 ‘맛이 간’ 사과부터 먹겠다니. 사과야 싱싱한 것부터 먹든 썩은 것부터 먹든 대세에 영향이 없다고 치자. 그렇다면 인생을 좌우할 연봉은 어떨까.

A안 : 첫 해에 3만달러를 받고, 그 다음해에 4만달러, 그리고 3년째에는 5만달러를 받는다. B안 : 첫 해에 6만달러, 그 다음해에 5만달러 그리고 3년째에는 4만달러를 받는다.

A와 B 중 어느 쪽을 원하느냐고 물어보면, 해마다 봉급이 늘어나는 쪽을 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3년이라는 시간을 통틀어 보면 전자는 12만달러를 받고, 후자는 15만달러를 받는다. 게다가 처음에 많은 돈을 받으면 그것으로 투자를 해서 새로운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A를 선택하는 걸까.

배은망덕한 ‘미래의 우리’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의 지갑에 20달러짜리 지폐 한 장과 20달러짜리 콘서트 티켓 한 장이 있다. 그런데 콘서트장에 도착한 순간 티켓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새 티켓을 사겠는가? 많은 사람이 다시 티켓을 사는 대신 콘서트를 포기한다.

이번에는 티켓이 아닌 20달러짜리 지폐 두 장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똑같이 콘서트장에 도착해서 그중 한 장을 잃어버린 것을 알았다. 자, 콘서트 티켓을 사겠는가? 이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겠다고 말한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대니얼 길버트의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김영사)는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며 ‘스스로에게 속는’ 인간 심리에 대한 보고서다. ‘현재의 우리’는 ‘미래의 우리’를 상상하며 이런 ‘짓’을 한다.

퇴직 후 가족과의 단란한 행복을 꿈꾸며 월급의 일부를 떼어 매달 저축한다. 그리고 ‘미래의 우리’가 그것을 좋아하며 ‘현재의 우리’가 기울인 노력과 탁월한 판단에 찬사와 존경을 보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배은망덕한 자식들처럼 ‘미래의 우리’는 ‘현재의 우리’가 해놓은 결과들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의 우리가 한 선택을 후회하고, 흠을 잡고, 버리고 싶어 한다. 왜?

대니얼 길버트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우리를 미래의 상황으로 옮겨 그곳에서 우리가 어떻게 느낄지를 물어본다(상상). 정교한 수학적 공식을 이용해 효용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을 통해 미래 상황에 들어가서 느껴보는 것이다. 시간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닥치지 않은 일들을 미리 경험해보는 것은 분명 실수를 막아주고 미래를 준비하게 하는 놀라운 능력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오류도 존재한다. 우리는 미래를 상상하면서 현재의 감정에 좌우되고,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채워 넣기도 하고, 존재하는 것들을 빠뜨리는 실수를 범한다. 그래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며 늘 인간은 미래를 예측하며 ‘착각’ 하게 되는 것이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자, 다시 앞의 문제로 돌아가보자. 연봉의 총액에 관계없이 3만달러에서 시작해 매년 1만달러씩 느는 쪽을 선호하는 이유는, 비교대상을 과거에 두기 때문이고 인간의 느낌은 절대성보다 상대성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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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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