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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원전수거물관리시설 유치한 강현욱 전북 지사

“새만금은 ‘약속의 땅’, 방폐장은 최고의 수익사업”

  • 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원전수거물관리시설 유치한 강현욱 전북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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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민투표에 의한 결정은 문제 많아
  • ● 환경단체·종교단체도 책임 있는 자세 필요
  • ● 문제 많은 새만금 공사중지명령
  • ● 새만금 3분의 2는 농지로, 3분의 1은 물류단지로 조성해야
  • ● 김진선 강원지사는 반드시 약속 지켜야
원전수거물관리시설 유치한 강현욱 전북 지사

姜 賢 旭
● 1938년 전북 군산 출생 ● 군산고·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전북대 명예경제학박사 ● 재무부 이재국장(82년)·경제기획원 예산실장(87년)·관선 전북도지사(88년) ● 동력자원부 차관(90년)·경제기획원 차관(91년)·농수산부 장관(92년) ● 15대 국회의원(군산을·신한국당)·환경부 장관(96년)·한나라당 정책위의장·16대 국회의원(군산·민주당) 역임

도세(道勢)가 약해 주목받을 일이 드문 편인 전라북도가 요즘 뉴스의 한복판에 있다. 군산과 부안 사이의 바다를 막아 육지로 만드는 새만금, 그리고 20년 가까이 입지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이 들어설 위도가 전라북도에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 방조제의 총연장 33㎞ 물막이 공사가 완공되면 바다와 개펄이 사라진 자리에 8500만평의 땅과 3500만평의 담수호가 조성된다. 3~4개 군(郡) 크기에 해당하는 광대한 면적이다. 새만금은 그동안 낙후됐던 전라북도 도민의 가슴 속에 ‘약속의 땅’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대선 때 노무현 후보에게 91.6%의 몰표를 던졌던 이 지역 주민은 현 정부가 새만금사업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배신감을 토로한다.

13년을 끌어오며 우여곡절을 겪은 방조제는 전체의 91.8%인 30.3㎞의 물막이 공사가 진행된 상태지만 환경단체의 반대는 갈수록 거세다. 여기에 행정법원의 공사중지명령까지 내려져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부안군 위도가 원전수거물관리시설 입지로 확정된 이후 부안읍에서는 연일 지역주민과 환경단체가 합세한 촛불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700가구 위도 주민들은 지역개발과 현금지원을 기대하며 90% 이상 찬성하는 분위기였으나 정부의 현금지원 불가 입장이 굳어지면서 동요하는 조짐이 보인다. 위도와 내륙 부안 간의 ‘소(小)지역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이 위도에 안착하지 못하면 국내에서 새로운 입지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어려운 결단을 내린 김종규(金宗奎) 부안군수는 일부 지역여론의 역풍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 출신 정균환(鄭均桓) 의원(민주당 원내총무)은 내년 총선을 의식한 듯 반대쪽에 서서 김군수를 공격하고 있다.

삭발한 지사

강현욱(姜賢旭·65) 전북지사는 2선 의원에 동력자원부·경제기획원 차관과 농수산부·환경부 장관을 섭렵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 그는 ‘강만금’이라고 불릴 정도로 새만금사업과 질긴 인연을 갖고 있다. 그가 경제기획원 예산실장을 할 때 새만금사업의 첫 예산이 책정됐다.

그는 민선 지사에 당선된 후 ‘농도(農道) 전북’의 산업구조를 바꾸어놓기 위해 양성자가속기 유치 사업을 추진하다가 이 사업과 패키지로 묶인 원전수거물관리시설 유치를 추진하게 됐다.

주말에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강지사를 만났다. 그는 새만금에 반대하는 3보1배(三步一拜) 행렬이 서울에 도착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하자 여의도광장에서 재경 전북도민 1만명과 함께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유철갑(兪鐵甲) 전북도의회 의장과 함께 삭발을 했다. 머리가 채 자라지 않은 모습이었다.

“6월3일 깎았으니까 딱 두 달 됐습니다. 완전히 자라기까지 4개월은 걸리겠지요.”

-강지사가 머리를 깎을 때는 새만금이 이슈였는데 지금은 위도에 지을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이 더 뜨거운 이슈가 됐어요. 여기 오기 전에 텔레비전 아침 뉴스를 보았는데 부안수협 앞에서 열린 촛불 집회에 1만여 명이 참석했더군요.

“해수욕 철이라서 구경꾼들도 섞여 있을 겁니다. 순수한 부안군민보다도 외부에서 온 참석자가 많습니다. 영광·고창·김제·군산에서 온 사람들이 합류했어요.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도하는 숫자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요.”

그래도 부안 같은 소읍에 5000~1만여 명이 모인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전성기의 DJ가 유세를 한다고 해도 이 정도 인파가 모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이 주민투표를 통해 부안군민의 의사를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발언을 했더군요. 그러나 윤진식(尹鎭植) 산업자원부 장관은 일부 주민이 반대하더라도 계속 공사를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두 장관의 말이 엇박자입니다.

“주민투표를 할 수 있는 근거법이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를 정한 시행령까지 만들어져야 합니다. 김장관 말은 주민투표법이 제정된 후 한번 시범적으로 해볼 만하다는 의미겠지요. 윤장관 말대로 행정조치가 이미 끝났기 때문에 나중에 주민투표를 하게 되면 법적으로 소급해서 적용해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지금 시위를 벌이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은 대개 외지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투표를 하게 되면 주민의 의사표시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됩니다. 집회와 시위를 주도하는 사람들 중에는 환경단체와 종교단체 사람들이 많습니다. 관광객도 섞여 있고요. 더우니까 밖으로 나와 구경하는 분도 있고….

주민의 의사는 존중돼야 하지만 주민이 자유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여건이 먼저 갖춰져야 합니다. 지금은 열기가 지나쳐 토론회 설명회 공청회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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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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