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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이성보다 감성 의무보다 욕망 내일보다 오늘 마음대로 사는게 행복의 비결”

‘날라리 행복론’ 전도사 윤대현 서울대병원 교수

  • 박은경│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이성보다 감성 의무보다 욕망 내일보다 오늘 마음대로 사는게 행복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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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갖가지 불안과 열패감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공통 질문이다.
  • “스스로 세상의 중심에 서야만 마음속 고민과 불안을 떨쳐버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정신과전문의 윤대현 교수를 만나 이성적인 뇌와 감성적인 뇌를 함께 만족시키는 ‘날라리 행복론’에 대해 들었다.
“이성보다 감성 의무보다 욕망 내일보다 오늘 마음대로 사는게 행복의 비결”
“일도 제대로 못하고 외부 사람 앞에선 말도 잘 못하고, 딱히 사장님 비위를 잘 맞추는 것도 아닌데 대체 회사에서 왜 팀장을 안 자르는지 모르겠어요.”

“아직도 그 ‘진상’ 팀장 밑에서 일해요? 왜 직장을 안 옮겼어요? 사장은 아마 ‘진상’ 팀장과 부하 직원인 당신이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한다고 생각할 거요.”

퇴근 후 포장마차에서 직장동료들끼리 나눌 법한 대화다. 하지만 아니다. 환자와 의사가 마주 앉은 정신과 진료실 풍경이다. ‘친절한 의사’보다 ‘솔직하고 까칠한 해결사’가 되기를 바라는 윤대현(44)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잔뜩 움츠린 환자에게 “세상? 인생? 별거 없어. 힘내!”라고 말을 건넨다. 온갖 고민과 문제를 안고 진료실을 찾는 이들이 세상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 마음의 병을 안고 오는 환자를 상대하는 정신과 의사라면 좀 더 친절해야 하지 않나요?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에 강의하러 가면 물어봐요. 옛날보다 세상이 엄청 친절해졌는데 그렇게 느끼느냐고요. ‘네’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없어요. ‘고객 친절 서비스’니 뭐니, 친절조차 상업화한 이 사회의 친절이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거지요. 제 편에서 봐도 그래요. 친절한 의사가 되려고 하니 이상한 병리현상이 생기더군요. 환자를 보면 막 짜증이 나고 마음이 비뚤어지는 겁니다. 친절을 상업화하는 데서 감성적인 스트레스가 온 거죠. 그래서 환자에게 친절하기보다는 환자를 위로하는 의사가 되자고 마음먹었어요. 예전에는 예약시간에 맞추느라 진료하면서도 다음 환자를 신경 썼는데 요즘엔 기다리든 말든 상관 안 해요. 말도 좀 더 거칠게 하고요.”

▼ 불친절한 의사라고 항의하거나 민원을 넣는 환자는 없나요?

“그동안 한 명도 없었어요.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얘기를 충분히 들어주면서 공감해주니 문제가 안 되더라고요. 환자가 만족하니 스스로도 ‘이거 근사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제 감성이 보상을 받은 거죠.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을 사는 현대인은 감성의 뇌가 지쳐 있어요. 감성 고갈 상태죠. 그래서 쉽게 짜증이 나고 화도 많아져요.”

생활습관 의학

뇌건강증진연구회 회원인 윤 교수는 ‘생활습관 의학(Lifestyle medicine)’에 관심이 많다. 질병의 대부분은 생활습관, 식습관, 운동습관만 바꿔도 상당부분 치료할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에 둔 의학의 한 분야다. 현대 의학이 약물치료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제시돼 미국이나 영국·호주 등에서는 이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생활습관 의학’을 정신과에 접목한 윤 교수는 “정신과 의사는 정신 병리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서 한발 나아가 증상은 있는데 진단이 나오지 않는 환자, 막연히 위로받고 싶은 사람을 위한 철학적 카운슬링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심리발달은 사춘기 때 끝나는 게 아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70대에도 사춘기가 올 수 있다. 이때 정신과 의사가 조금만 도와주면 삶의 어려움과 고통·고민을 뛰어넘어 잘살 수 있다. 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근 정신과에 대한 거부감이 줄면서 심각한 증상이 없어도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윤 교수처럼 일상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부드러운 정신의학(Soft Psychiatry)’을 치료에 활용하는 의사가 늘고 있다. 윤 교수는 특히 서울 강남에 사는 부유층과 기업 임원 등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불안증, 스트레스증후군에 대한 정신과 상담을 자주 해 ‘대한민국 상위 1%를 가장 많이 상담하는 정신과 의사’로 알려져 있다.

▼ 부와 사회적 지위를 다 가진 사람이 뭐가 부족해 정신과를 찾나요?

“요약하면 하나예요. 열심히 일해서 많은 걸 이뤘는데 뭔가 허전하다는 것. 감성적인 보상의 문제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열심히 일해서 많은 걸 이루면 마음이 채워질 거 같잖아요. 그런데 사람의 뇌는 그게 안 됩니다.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지위를 갖는 건 이성적인 보상이지 감성적인 보상이 아니거든요. 우리 뇌는 이성과 감성, 둘 다 충족되기를 원해요. 정신과를 찾는 소위 ‘상위 1% 사람들’이 그걸 보여주는 거죠.”

▼ 성공하기 위해 앞만 보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많은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라고 하면 맥 빠질 것 같아요.

“열심히 사는 건 좋은 일이죠. 저는 환자에게 항상 ‘열심히 살아라, 성공하라’고 얘기합니다. 사장 하려는 사람이 부사장만 하고, 40평 아파트에 살고 싶은 사람이 30평 아파트에 산다면 만족할 수 있겠어요? 어차피 우리는 자본주의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더 가지라고 해요. 다만 이성적인 삶과 감성적인 삶의 균형을 맞추라고 하죠. 그건 이성적인 성취를 줄이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소통과 공감

윤 교수는 성공한 사람이 정신과를 찾는 이유에 대해 “젊어서부터 승승장구한 사람은 일이 뜻대로 안 풀리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개중에는 ‘의욕이 없다’ ‘기력이 떨어졌다’고 오는 환자도 있다”고 했다.

▼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했으면서도 ‘허전하다’고 말하는 이들에겐 어떤 처방을 하나요?

“그분들은 대체로 모범생이에요. 이성적인 성취를 위해 놀고 싶은 마음보다 해야 할 일을 우선해온 사람이지요. 사회 시스템에 맞추려다보니 마음과 다르게 살아야 했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성 뇌 피로증을 얻은 겁니다. 그래서 ‘감성의 뇌를 즐겁게 하라’ ‘젊은 친구를 만나라’ 같은 조언을 해요. 젊은 친구를 만나라고 하면 나이 든 분들은 대부분 ‘여자’를 생각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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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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