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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 부록│행복한 노후, 준비됐습니까?

PART 1. 장수(長壽), 미덕이냐 재앙이냐

PART 1. 장수(長壽), 미덕이냐 재앙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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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게 늙어간 프랑스 여배우

PART 1. 장수(長壽), 미덕이냐 재앙이냐

퇴직한 교장·교감선생님들이 스포츠댄스를 배우며 여가를 즐기고 있다.

어린 시절 프랑스 흑백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은퇴한 여배우가 조그마한 아파트에서 초라하고 외롭게 늙어가고 있었다. 젊을 때는 수많은 남자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그였다. 비록 어릴 때였지만, 그 여배우의 늙음에 가슴 아파했다.

이렇듯 영화 같은 현실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남편이 사망한 후 홀로 남은 여인, 그는 적어도 10년 동안 고독하게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하나뿐인 자식은 먼 이국땅에서 제 앞가림하기에도 바쁘다. 이 여인이 우리의 미래 모습이다.

역사상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 앞에 드리워져 있다. 과연 나와 내 배우자는 품위 있게 죽을 수 있을까. 죽을 때까지 써야 할 생활비는 충분할까. 치매나 뇌졸중이 와서 주위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나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출산율이 떨어져 젊은이는 줄고,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수명은 늘어나고 있다. 고령화 현상이 나와는 무관한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대부분 고달픈 노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노인이 흘러넘쳐 사회의 활력이 떨어지면 분위기가 침체된다. 연금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지만 재정은 곧 바닥을 드러낸다. 수명은 길어졌지만 가난한 노인들이 죽지 못해 사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광경이 고령화 사회의 일면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는 대가족 제도의 틀에서 살았다.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자식에게 노후를 맡기겠다는 사람이 줄고 있다. 결국 노후를 준비하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특히 40∼50대는 다른 세대보다 ‘억울’하다. 이들은 대부분 부모를 부양하면서 살았지만, 정작 자신은 자녀에게 어떤 부양도 받지 못할 첫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고령화는 재앙의 그림자다. 준비 없이 맞으면 모든 게 파괴된다. 그 고통은 일부 노인들만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나라 전체와 후대에 이르기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현재 재앙의 그림자는 우리의 발끝에 와 있지만, 머지않아 가슴을 지나 머리까지 완전히 뒤덮을 것이다. 참지 못할 고통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미 시작된 평균수명 100세 시대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룩한 중국의 진시황은 어떻게든 죽음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서시(徐市)에게 3000명의 어린 소년과 소녀, 진귀한 보물을 가득 실은 배를 거느리고 동해의 한 섬에 산다는 신선을 만나 불로장생의 약초를 구해오도록 시켰다. 하지만 그런 약이 어디 있겠는가. 결국 여정은 실패로 끝났다.

불로장생의 약초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요즘 인간의 수명은 계속 연장되고 있다. 이젠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거론할 정도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의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1년부터. 2002년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수명은 73.38세, 여자는 80.44세다. 1971년 여성의 평균수명이 66세였으니 30년 만에 14년 늘어난 셈이다. 이렇듯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30년 후 여성의 평균수명은 94세가 될 것이다. 거의 100세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의학과 생명공학의 발달로 이 시대는 더욱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얼마 전 영국의 BBC는 인간이 영구 불멸할 가능성은 없지만 수명 연장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짐 외펀 박사와 독일 막스플랑크 인구학연구소 제임스 바우펠 박사는 BBC에 출연해 이구동성으로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이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목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840년 이후 평균수명이 매년 3개월씩 연장돼 왔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전망대로라면 평균수명 100세 시대는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30대는 30년 후에도 살아 있을 가능성이 높아 100세까지 산다는 것을 가정하고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100세 시대는 은퇴 후 40년 이상을 스스로 돌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시대를 어떻게 맞을 것인가. ‘지금 당장은 젊으니까’ ‘지금은 살기도 벅찬데’ ‘그때쯤이면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돼 있을 테니 나라가 먹여 살릴 거야’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지금부터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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