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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르포

사교육에 짓눌린 ‘강남 특구’ 초등학생 24시

엄마는 ‘매니저’, 先行학습은 필수 그들만의 ‘로열서클’

  • 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사교육에 짓눌린 ‘강남 특구’ 초등학생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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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초등학교 학부모 오모(41)씨는 “강남에서도 격차는 존재한다. 얼마나 집안이 부유한지, 그리고 엄마가 얼마나 많은 교육정보를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이른바 로열층이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의 나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을 넘어섰을 때 강남권에 진입하는 것은 안 하니만 못하다”고 강조했다. 그냥 이름이 알려진 학원에 대한 정보만 알 수 있지 진짜 좋은 선생님들에 대한 정보는 얻지 못한다는 것. 웬만해선 기존 학부모들이 구축한 ‘카르텔’에 낄 수 없기 때문이다.

“늦어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강남에서 교육을 시켜야 해요. 어중간하게 시작하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죠.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비슷한 수준의 학부모들과 계속 접촉을 해야 인맥을 쌓을 수 있고, 그 인맥에서 좋은 교육 정보를 얻을 수 있거든요. 초등학교 때 어떤 그룹에 속하게 되는지가 중요해요. 그 그룹이 대학입시까지 가기 때문이죠.”

서울 서초구에 사는 주부 강모(41)씨도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 아이가 학급 내의 ‘영재 서클’에 속하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다고 한다.

“저희 아이 반에는 다섯 명의 아이들로 구성된 ‘영재 서클’이 있어요. 2학년 때 그룹이 결성됐는데, 그 아이들 부모들은 자기들끼리만 교육정보를 공유해요. 서초구에는 법조인들이 많이 사는데, 그 아이들 아버지가 모두 검사일 거예요. 그렇게 비슷한 직업을 가진 부모들끼리 모여 자녀들 그룹에게 ‘좋다는’ 과외 선생님을 붙여 그룹과외를 시키죠.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경시대회만 나가면 그 다섯 명이 항상 만점을 받는 걸 보니 참 씁쓸하더라고요.”



그 다섯 명 아이들은 음악시간에 단소 부르기, 체육 시간에 앞구르기, 미술 시간에 판화 만들기 등의 수업을 하게 되면 이와 관련된 선생님을 불러 미리 그 과제를 접한다고 한다. 초등학교에는 아직 ‘내신’이라는 개념이 없지만 미리 접해본 아이들은 그 과제를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들을 때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다고.

“그 아이들뿐만이 아니에요. 제 아이가 H초등학교를 다니는데, 이 학교의 미술 체육 음악만을 전담하는 과외 선생님이 따로 있어요. 학기초에 몇몇 비슷한 아이끼리 팀을 짜서 담당 과외 선생님과 짝을 맺어요. 그리고 1주일에 한 번 정도 레슨을 받죠. 상당히 일반화돼있어요.”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어린이 스포츠클럽은 회비만 낸다고 가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1주일에 한 번 1시간20분 정도 기초체육 및 초등체육 수업을 하는 이 클럽의 회원이 되려면 팀을 만들어와야 한다. 학부모들은 같은 학교, 같은 학년 아이들끼리 팀을 꾸린 후 클럽을 찾는다. 이럴 경우 달리기, 농구, 배구, 축구 등 일반 체육은 물론 해당 학교, 학년에서 배우는 학교 체육도 미리 접할 수 있다. 한 팀의 인원은 평균 8명 이상이고 회비는 월 8만원 정도 한다. 8명 미만도 팀을 꾸릴 수는 있는데, 대신 회비가 약 2배 가량 비싸진다.

“엄마들이 원하면 셔틀버스로 아이들을 일일이 집 앞까지 데려다줘요. 주로 압구정초등학교나 청담초등학교 아이가 많이 하는데, 일부는 대치동이나 강북에 있는 사립 초등학교 학생들이 오기도 하죠.” 클럽 관계자의 이야기다.

현재 500명의 아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어린이 멤버십 클럽 싸이더스 스포츠 리틀즈. 이 클럽 회원들은 매주 일요일마다 모여 골프, 승마, 수상스키, 산악자전거, 라크로스 등의 레포츠는 물론 영어와 국제 매너, 문화재 답사, 음반 제작 등 다양한 경험을 한다. 연회비는 대략 350만원이지만 매 이벤트마다 일정액의 참가비를 내야 하고 방학 때 열리는 영어캠프에 참가하면 최소 연 1000만원 이상 든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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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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