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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이 없어 융화하는 땅, 전북 무주·진안

물빛 머금은 山海 비경, ‘축지법’으로 다가서다

  • 글: 강지남 기자 사진: 김성남 기자

다함이 없어 융화하는 땅, 전북 무주·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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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이 없어 융화하는 땅, 전북 무주·진안

①굽이굽이 흘러가는 무주구천동 계곡<br>②담백하기로 소문난 진안 새끼돼지로 만든 애저찜<br>③무주의 별미 어죽

마이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따라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는 데다, 산을 보는 각도에 따라 분위기도 달라지기에 사진가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는단다. 진안군민 전두용씨는 “진안 사람 치고 제 마음에 드는 마이산 사진 하나 집에 걸어두지 않은 이가 없다”고 호언한다.

암마이봉 남쪽 절벽 아래엔 유명한 ‘탑사’가 있다. 거친 돌들을 다듬지 않고 그대로 쌓아올린 것인데, 조선 태조 때 마이산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쌓았다는 설도 있고, 19세기에 이갑룡이란 사람이 평생을 들여 쌓았다는 설도 있다. 맨 꼭대기에 마이산을 닮은 천지탑(혹은 부부탑)이 우뚝 서 있고, 그 아래로 80여 개의 크고 작은 돌탑들이 늘어선 모습이 독특한 정취를 자아낸다.

진안을 찾은 날은 마침 장날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읍내 장터는 여느 시골 장터처럼 북적거린다. 노란 삼씨 흥정이 한창이라 눈길을 끌었다. 한 노인은 “이게 150만원어치”라며 한 말쯤 되어 보이는 포대자루를 손주나 되듯 껴안았다. 인삼 하면 충남 금산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금산에서 유통되는 인삼의 80%가 진안 인삼일 정도로 진안에선 인삼을 많이 재배한다. 진안 산천을 달리다 보면 검정 차단막을 곱게 쓴 인삼밭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전국 인삼 생산량의 15%를 진안 인삼이 차지한다고 한다.

진안읍내에서 마이산을 향해 달리는 길 중간에 애저찜으로 유명한 금복회관(063-432-0651)이 있다. 애저란 새끼돼지를 뜻하는데, 생후 20일 정도 된 애저를 한약재를 넣고 푹 쪄낸 요리가 애저찜이다. 4분의 1마리가 상에 올랐는데, 4명이 먹어도 푸짐할 만큼 양이 많다. 돼지고기인 데도 마치 삼계탕에서 건져 먹는 닭고기처럼 부드럽게 살이 발라진다. 이옥례 사장은 “진안 돼지는 고랭지역에서 자라 지방질이 없고 담백하다”며 “애저에 신김치를 곁들이면 고기가 입에서 녹는다”고 했다.

무주와 진안을 함께 둘러보려면 여장은 무주에 푸는 것이 좋다. 무주에는 무주리조트를 비롯해 호텔과 콘도시설이 있고, 리조트 주변과 덕유산국립공원 관광단지에도 30여 개의 깔끔한 숙박시설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진안에는 10여 개 여관이 눈에 띌 뿐, 외지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은 아직 부족한 형편이다.





신동아 200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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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지남 기자 사진: 김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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