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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인터뷰

5·6공 주역, 정호용 전 국방장관

“나는 친구 노태우에게 배신당했다”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5·6공 주역, 정호용 전 국방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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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일부 언론에서 ‘비자금이 포착되어 사퇴 압박을 이기지 못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안기부에서 나를 밀착 감시하고 내 주변 사람들을 샅샅이 뒤지며 못살게 굴었습니다. 여권의 회유와 압력은 상상을 초월했어요. 결국 그걸 이기지 못해 후보를 사퇴한 겁니다. 내가 만약 부정한 재산을 관리하고 있었다면, YS 정권 때 소급입법으로 5·18 특별법까지 제정해 나를 내란죄로 처벌한 검찰이 그걸 못 찾아냈을 리 없죠.

후보 사퇴 후 미국으로 갔습니다. 안기부 미국지부에서도 나를 철저히 감시합디다. 장인상(喪) 때 귀국해 노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1992년 14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했더니 대통령은 ‘급한 일도 끝났고 하니 마음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죠.”

정 전 장관은 김영삼 정부 때인 1996년 1월31일 12·12 반란 및 5·18 내란 혐의로 구속되어 다음해 대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됐다. 이로써 두 번째 국회의원직도 중도에 상실했다. 그는 이 재판 결과에 불복하고 있다. 그러나 12·12의 주역인 전두환 전 대통령측과는 불복의 사유가 다르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견해는 무엇입니까.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기소한 것을 재판부가 그대로 받아준 전형적인 ‘정치재판’입니다. 나는 1979년 12월12일 밤 정승화 총장이 연행될 때 대구에서 50사단장으로 있었습니다. 12·12와 관련해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등과 사전에 전화통화 한번 한 적이 없어요. 12·12 이후 전 전 대통령의 배려로 내가 참모총장도 되고 장관도 되어 덕을 봤으니 ‘12·12 가담자’라고 하면 할말이 없지만….

5·18 당시에는 특전사 사령관이었습니다. 내 휘하 특전사 소속 군인들이 광주의 시위진압에 동원되어 많은 광주 시민이 희생된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계엄사령관의 작전명령을 받아 광주를 관할하는 전투교육사령부(전교사)에 특전사 3개 여단을 배속시켜 지휘를 받도록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나를 5·18 진압군의 지휘권자로 엮어넣지 않으면 신군부 전체가 5·18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내게 덮어씌운 것입니다. 또한 나를 12·12 가담자로 만들지 않으면 신군부와 5·18의 고리가 없어지기 때문에 정승화 총장 체포 등 12·12에 전혀 가담하지 않은 나를 12·12 반란자에 포함시켰어요.”

- MBC 다큐멘터리 ‘80년 5월 두 개의 반란’에 따르면 전투교육사령부 고위 장교들이 “정호용 특전사령관이 진압을 위해 광주에 내려왔다”면서 시위대에 사격하라는 지시 권한이 특전사에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전교사 고위 장교들은 객관적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광주에서의 시위진압은 특전사 군인들을 배속받아 지휘권을 행사한 전교사가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하늘에 맹세코 발포(發砲)명령을 내리지 않았고 광주에 투입된 특전사를 지휘하지도 않았어요.”

“광주에서 내 지휘받은 군인 없다”

- 증거를 제시할 수 있습니까.

“내가 발포명령이나 작전지휘를 했다면 나로부터 그런 명령을 받은 특전사 장교들이 있을 것 아닙니까. 광주에 투입된 특전사 소속 3개 여단의 여단장 3명, 그 여단에 소속된 12개 대대의 대대장 12명, 또한 12대 대대 휘하의 여러 중대장 중에 누군가는 나로부터 명령을 받았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검찰은 이들을 모두 소환해 집중 조사했습니다. 그러나 5·18 때 광주에서 내 지휘를 받았다고 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이들이 YS 정권하의 검찰에 불려가서 YS와 대립관계이던 나를 위해 거짓 증언을 해줬을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나로부터 명령을 받았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그런 명령이 실제로 없었기 때문이에요. 이들은 검찰에서 전교사로부터 작전지휘를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발포명령은 자위권 차원에서 중대장, 대대장급에서 이뤄졌다고 했습니다.

나는 1심에서 5·18과 관련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이 양심적으로 판결한 거죠. 그러나 2심과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나는 12·12와 5·18의 유일한 연결고리이기 때문에 내가 무죄가 되면 신군부를 5·18 특별법으로 처벌하는 전체 구도가 헝클어지게 돼 있거든요. 재심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최근 종영된 MBC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정호용 전 장관은 거의 매회 비중 있는 배역으로 그려졌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자신과 관련된 부분 하나하나를 정리해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반박하는 자료를 만들었다. 자신이 등장한 21개 장면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생존인물과 실제 사건을 다큐멘터리식으로 보여주는 역사 드라마이면서 고증을 안 거쳤습니다. 내가 등장한 21개 장면에서 하지도 않은 말, 있지도 않은 일을 사실처럼 연출했습니다. 5·18 때 최웅에게 ‘공수부대가 일반시민에게 밀린다는 게 말이 되나, 어!’라고 말한 적 없습니다. 그건 재판에서도 증명됐어요. 이 드라마는 5공 인사들을 악의적으로 욕보이겠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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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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