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과학자의 눈에는 황 교수가 이들을 볼모로 ‘이렇게 젊고 유능한 연구원들이 있는데 나를 매장시킬 수 있느냐’고 국민을 협박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는 이전에 난치병 환자를 볼모로 세계 줄기세포허브를 만들 때처럼이나 비정상적인 방법이다.
넷째, 황 교수는 자신이 연구에 몰두하느라 첫 번째 부인과 이혼한 것 같은 제스처를 취했다. 의학자나 기초 연구자는 누구라도 젊은 시절, 연구에 몰두하거나 환자 진료를 위해 하루 3∼4시간씩밖에 잠을 못 자면서 결혼 초기를 보낸 경험이 있다. 필자도 전공의 때 석 달에 한 번밖에 귀가하지 못하면서 신혼생활을 했다.
연구 몰두하느라 이혼?
그러면 이러한 과정을 겪은 사람들이 모두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었던가. 한국의 여성이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이 남편이 환자를 위해 밤을 새우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인가. 물론 개인의 사생활에 따라 사정은 다 다르겠지만, 이혼한 사실조차 본인이 열심히 연구한 증거로 제시하는 모습을 보니 측은한 느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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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좀더 냉정하게 경계해야 할 것은 이번 사태를 ‘진실 게임’으로 몰고가는 일부 언론의 비정상적 보도행태다. 매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언론의 발표를 보면서 국민은 정말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나 하나의 발표에 현혹되지 말고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이번 사태를 가장 고통스럽게 겪고 있는 이들은 누가 뭐래도 난치병 환자들과 그 가족이다. 그들의 절망이 얼마나 크겠는가. 맹목적 애국주의와 동정심 때문에 환자들이 또다시 절망에 빠질 수도 있다.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진 못할지언정 또다시 비탄의 울음을 터뜨리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