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인터뷰

건설관리 전문기업 한미파슨스 대표 김종훈

“아파트 분양가 잡으려면 ‘메기’를 투입하라”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건설관리 전문기업 한미파슨스 대표 김종훈

2/3
▼ 왜 그렇게 됐다고 보십니까.

“일본은 버블이 붕괴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합리화단계로 들어갔습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혁신이 일어났어요. 발주나 설비제작에 대한 합리화 작업이 일어났고, 글로벌 소싱으로 전세계에서 값싼 자재를 구매하고 있어요. 인건비도 떨어졌고요.”

‘한국은 3년, 미국은 11개월’

▼ 한국은 아직 주택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선진국의 주택보급률을 따라잡으려면 500만채를 더 지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니 당분간 국내 건설업체의 원가 절감 노력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 것 같습니다.

“여건이 달라지고 있어요. 사실 수도권만 주택이 부족하지, 지방에선 미분양 사태가 일어나고 있어요. 제도적인 변화도 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후분양 제도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바람직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요인이 많이 작동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개발업체나 건설업체가 건물을 빨리 그리고 싸게 짓게 됩니다. 이게 건설산업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지금은 어떤 줄 아세요? 30층짜리 아파트를 짓는 데 한국은 3년이 걸려요. 미국은 11개월이면 짓습니다.”



▼ 한국이 빨리 짓는 데는 ‘도사’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네요.

“우리 건설업체들의 공기에는 개선할 여지가 많아요. 이게 다 돈인데 말이죠. 한국에선 공기를 단축한다고 하면 부실공사를 떠올리는 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품질은 확보하면서 최적화된 공정관리계획, 공법의 개선, 작업 생산성 및 효율성 제고를 통해 공기를 단축하는 거죠.

건설업 선진국인 미국에선 1960년대 이후 건설사업관리(CM) 제도가 생겨났습니다. 그전엔 공사비를 높이기 위해 건설업체가 설계변경을 요구하고 저가의 하도급 때문에 하자가 생겨도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아 소송이 늘어나는 등 문제가 많았어요. 이 때문에 공사기간도 늘어났죠.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CM이라는 새 제도가 나온 겁니다. 건설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발주자가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건설사업관리를 맡을 대리인을 고용했어요. 대리인을 통해 설계자와 시공자를 리드하며,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한 거죠.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미국 건설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어요. 발주자는 자신과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건설회사에 건설 전반을 맡기는 ‘일괄도급방식’에서 탈피합니다. 발주자로부터 공사 책임을 맡은 CM회사는 전체 공사를 수십개의 패키지로 분할해, 패키지별로 전문성을 갖춘 중소규모의 업체들에게 공사를 맡겼어요. 이를 통해 공사비를 절감하고, 품질을 향상하고, 공기를 단축했죠.”

▼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입니까.

“사업 초기단계부터 관여하니까 최적의 설계도면이 나옵니다. 이 설계도가 시공단계부터 실제 건축물로 드러날 때까지 적극적으로 원가 절감 노력을 기울일 뿐 아니라, 10∼20%에 달하는 대형 건설업체의 관리비와 이윤을 배제할 수 있어요. 미국에선 CM업체에 4∼5%의 용역비를 지급하고도 10∼13%의 사업비를 절감하는 계약방식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몸 팔던 시대’는 끝났다!

▼ 한국에도 건설사업관리제도가 있지 않습니까.

“한국은 1997년부터 도입했는데, 이 제도의 핵심인 분할 발주를 국가계약법으로 금지하고 있어요. 건설사업관리업체가 다수의 중소업체에 공사를 분할 발주해야 건설비를 줄이고 투명하게 집행할 수 있는데, 이게 막힌 거죠. 국내 전문건설업체는 대부분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습니다. 실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하도급 업체들이죠. 이들의 경쟁력이 한국 건설업의 경쟁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대형 건설업체들이 이익을 독식하다보니 전문건설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지질 않습니다.

분할 발주가 가능하다면 전문건설업체의 성장과 발전을 유도할 수 있어요. 발주자와 직접 계약하면 공사의 책임을 전문건설업체가 지게 됩니다. 책임의식이 높아지죠. 또 기술적, 재무적 관리능력을 배양해 전문성을 높일 수 있어요.”

▼ 중소규모 건설업체의 전문성을 높인다는 것은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의미 있는 대안일 것 같습니다.

“가장 실질적인 육성책은 이들을 고용해서 쓰는 일반 건설업체의 마인드를 바꾸는 겁니다. 전문건설업체에 지급하는 하도급 금액을 줄여야 이윤이 증가된다는 사고를 벗어나야 합니다.”

2/3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목록 닫기

건설관리 전문기업 한미파슨스 대표 김종훈

댓글 창 닫기

2021/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