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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종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 문상주 한국학원총연합회장

‘세계의 師父’ 꿈꾸는 한국 교육계 두 원로

  • 권주리애 전기작가, 크리에이티브 이브 대표 evejurie@hanmail.net

권이종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 문상주 한국학원총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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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이종 한국교원대 명예교수와 문상주 한국학원총연합회장은 1981년부터 형제나 다름없이 지냈다. 독일 광부 출신으로 고학 끝에 교육학 박사가 된 권 교수와 20대 초반부터 학원을 운영해 교육사업가로 성장한 문 회장은 제대로 된 교육만이 선진국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두 사람은 생각이 같기에 상대가 그저 웃어주기만 해도 큰 힘을 얻는다.
권이종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 문상주 한국학원총연합회장

문상주 한국학원총연합회장(왼쪽)과 권이종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권이종(權彛鐘·67) 한국교원대 명예교수와 문상주(文尙柱·60)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각기 제도권 안팎에서 한 길을 걸어오며 26년간 ‘찰떡 궁합’을 과시해왔다. 문 회장은 1968년부터 근 40년간 학원사업을 해온 교육사업가이고, 권 교수는 서독 광부로 파견돼 고생 끝에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평생교육 전문가다. 1981년 문교부가 ‘사회교육법’ 제정을 위해 관계 전문가들을 불러 의견을 청취할 때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지금껏 형님, 아우 하며 돈독한 정을 나누고 있다.

새벽 전화

1968년 봄 문 회장이 서울 장충동 2층 건물을 세내어 조그만 입시지도교실을 차린 것은 21세 때였다. 중학교 입시가 있던 시절, 그의 실력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그해 가을 퇴계로에 ‘경기 아카데미 학원’을 열기에 이른다. 그리고 1972년 고려학원으로 간판을 바꿔단다. 10여 년 만인 1981년엔 대형 입시학원인 제일학원을 인수했다. 1980년대 초 학원가를 꽁꽁 얼어붙게 한 ‘재학생 학원출입 금지조치’가 내려졌을 때 대형 학원을 인수하자 주위 사람들은 ‘미친 짓’이라고들 했다. 그러나 선진국을 돌아본 그가 내린 결론은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교육열은 식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정부의 재학생 학원출입 금지조치에 대부분의 학원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문교부에서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대책을 마련토록 했다. 문 회장은 이때 권이종 교수를 처음 만났다.

“성악을 전공한 저는 교육에 대한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지식이 없었어요. 그런데 사람 좋아 보이는 권 교수는 독일에서 공부를 많이 해서인지 공교육과 사교육에 모두 막힘이 없었어요. 선진국에서 공부한 권 교수의 지식이 단연 돋보여 친해지고 싶었죠.”



권이종 교수 또한 처음 본 문 회장에게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날 회의에서 훤한 인상의 젊은이가 눈에 띄었어요. 젊은 나이에 큰 학원을 운영한다는데, 남성복 모델을 할 정도의 용모와 뜨거운 열의에 호감이 갔죠.”

서로에 대한 호감은 곧 새벽에 전화 통화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문 회장은 새벽 5시면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인데, 권 교수도 새벽부터 깨어 있었다. 권 교수는 서독 광부 시절 낮에는 탄광에서 일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새벽에 공부하던 습관이 몸에 밴 탓이라고 했다.

“권 교수는 인간이 의지 하나로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람이에요. 참으로 본받을 만한 분이죠. 그래서 전 힘들 때면 권 교수를 보고 힘을 얻어요.”

현재 청소년육성회 총재를 맡고 있는 문 회장은 학원 사업 초창기부터 청소년 선도에 앞장서왔다. 조그만 잘못으로 학생들이 전과자가 되는 걸 막아보려고 경찰서를 드나들며 애쓰다보니 피해자들은 종종 그를 가해 학생의 부모인 줄 착각한다. 보람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문 회장은 머리 아프고 속상하면 권 교수에게 전화를 건다.

“제가 힘들어서 전화하면 권 교수는 그냥 웃어요. 요즘 참 기쁘다면서. 권 교수 생활이 뻔해 특별히 즐거울 만한 일이 없다는 걸 아는데, 낙관적으로 사는 거죠. 광부에서 교수까지 됐으니, 지하 막장에서 보낸 삶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더 낫고 행복하다는 게 권 교수의 생활철학이죠.”

한국의 빌 게이츠 길러내자

두 사람은 1980년대에 학원과 청소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을 일주한 적이 있다. 낮에는 학원과 청소년 시설을 돌아보고, 밤에는 술잔을 주고받으며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그때 권 교수는 문 회장에게 청소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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