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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 따라 요동치는 대입 배치표

‘고대 경영 〉연대 경영’ ‘연대 법학 〉연대 상경’

  • 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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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입학생의 수능 평균점수는 최근 수년간 빠르게 상승했다.

청솔학원평가연구소가 2006학년도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정시 합격자 수능시험성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려대 경영(538.9점)이 연세대 경영(537.3점)에 비해 수능표준점수가 1.6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는 서울대는 최초 합격자, 고려대와 연세대는 1, 2차 추가 합격자를 포함한 최종합격자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표본합격자 수는 전체 모집인원의 약 20%였다.

연세대가 인문계 지원자의 경우에도 탐구영역 4과목 성적을 모두 반영하는 바람에 3과목만 반영한 고려대에 비해 ‘전형 자체가 껄끄러워 일시적인 손해를 본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상위권 학생들의 지원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을 낳았다. 고려대는 당시 경영대의 약진에 힘입어 인문계 전체에서도 수능 표준점수 535.9점으로 연세대(533.3점)를 미미한 차이로 눌렀다는 게 청솔학원의 분석이다.

동문 명사들의 등록 권유

2007학년도에는 좀더 화끈한 결과가 나왔다. 최근 입시학원 메가스터디의 표본조사에 따르면 고려대 경영학과는 537.3점으로 연세대 경영(536.5점)은 물론 서울대 경영(537.2점)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은 하위 15%에 해당하는 추정 커트라인을 발표했는데 서울대 경영이 535점, 고려대 경영이 532점, 연세대 경영이 530점으로 메가스터디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청솔학원에서는 고려대와 연세대 경영학과 평균점을 533.9점 동률로 추정했다.



고려대 입학처에서도 최근 자체적으로 ‘75% 커트라인’으로 불리는 지원 안정점수를 공개했는데, 2007학년도에는 경영학과가 390점으로 법학과의 392점에 이어 인문계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법학과 수능점수는 2006학년도와 같았으나, 경영학과는 382점에서 1년새 8점이나 상승했다. 최근 3년간 평균점수 상승률은 경영대가 고려대 내에서 단연 최고다.

각 학원은 “논술과 내신성적 실질반영률 부담이 덜한 고려대로 수능 고득점자가 대거 몰린 것도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쉬운 수능’ 탓에 상위권 학생 간 변별력이 없어진 것 또한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사이에 상존하던 점수차이를 없앴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내부적으로 국내에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유일한 경쟁상대로 삼자는 여론이 형성돼 있다. 5년내 아시아 3대 경영대학으로 등극하는 게 현재의 목표”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연세대 경영’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다.

올해 고려대 경영학과의 입학성적이 눈에 띄게 올라간 데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김승유 전 하나은행장 등 유명인사 동문들이 수능 고득점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등록을 당부한 것이 큰 힘이 됐다는 게 학교측 분석이다. 그 결과 서울대 장학생 입학 예정이던 권모(19)양 등 10여 명의 최상위권 수험생을 고려대 경영학과로 발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한다.

고려대 경영대 관계자는 “이명박 전 시장에게 ‘대선을 앞두고 혹시나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판단되면 안 해주셔도 상관없다’고 했는데도 ‘내가 고려대 덕분에 큰 사람인데 당연히 해야죠’라며 흔쾌히 승낙, 우리가 오히려 놀랐다”고 말했다.

고려대 경영대측은 어윤대 경영학과 교수가 총장 재직 시절이던 2003년부터 종합전략을 짜고 꾸준히 투자를 늘려온 게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요컨대 ‘글로벌 고대 경영’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을 통해 단과대 브랜드를 세일즈하는 ‘비즈니스’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당시 고려대는 로스쿨 제도가 곧 실시될 것으로 보고 서둘러 경영대 발전전략을 짠 것으로 전해진다. 법학과 학부가 없어지고 전문대학원이 생겨나면 학부에서는 자칫 연세대에 맞설 상징적인 전공이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도 작용했다는 것.

반면 연세대는 경제학은 순수 사회과학, 경영학과는 실용학문으로 분리되는 세계적 추세에 편승하는 시점이 다소 늦지 않았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 때문에 ‘경영대학’이라는 단일 브랜드를 일찌감치 정비하지 못하고 ‘상경대학’ 간판을 너무 오래 달고 있었다는 것이다. 연세대 경영대 관계자는 “든든한 ‘돈줄’이던 대우그룹이 기우는 바람에 1990년대 이후 자금조달에 역동성이 떨어졌다는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영학과를 학교를 대표하는 최고의 학부로 만들자는 고려대의 움직임은 ‘펀딩’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어윤대 총장 시절 약 4500억원의 발전기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도 600억원가량의 전용 예산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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