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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일 심장수술 사후조치 南에 당부?

국정원, 김정남과 독일 의료진 동행 입국 확인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北, 김정일 심장수술 사후조치 南에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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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후계구도와 관련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얼마나 심각한 수술이 될지는 독일 의료진이 결정할 일인데, 수술 도중에 김 위원장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겠는가. 만에 하나 목숨을 잃거나 정권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 닥치면 이후 권력 향방이 어디로 갈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김 위원장이 아들 정철과 정운 등을 군부대 시찰 등에 동행한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이복동생들이나 그들을 등에 업은 세력 간의 권력다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김정남은 당연히 평양에 가고 싶었을 것이다.

거꾸로 정철과 정운이 아직 20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 처지에서도 자신이 수술을 받는 동안 장남이 곁을 지키기를 원했을 수 있다. 최소한 수술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나 가족들이 꽤 큰 심리적 부담을 안고 있었음을 입증하는 정보다.”

‘슈칸겐다이’의 기사는 김 위원장이 5월초 심근경색을 일으켜 평양 김만유 병원에서 ‘바이패스(bypass)’ 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바이패스 수술이란 심장에 연결돼 있는 혈관이 쪼그라들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경우 허벅지 등에서 다른 혈관을 떼내어 심장에 연결해 ‘우회로’를 만드는 기법으로, 가슴을 완전히 절개해 흉곽을 들어내야 하는 대수술이다. 반면 5월14일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북한 관련 인사의 말을 인용해 “당초 독일 의료진은 대수술을 예상했으나 막힌 동맥은 1개에 불과해 간단한 시술만 하고 돌아왔다”며 “김 위원장이 65세의 고령에도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패스 수술을 했다면 수술 이후에도 엄청난 통증이 계속돼 진통제를 꾸준히 맞아야 하기 때문에 회복에도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심혈관 수술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5월 중순 청와대에 전달된 첫 보고에 “시술이 성공적이었고 김 위원장의 활동에도 큰 무리가 없다”는 내용이 있었다는 점이나 6월 초순 김 위원장의 현지시찰 사진이 북한 언론에 공개된 사실 등을 감안하면, 바이패스 시술을 받았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신 쪼그라든 혈관에 순간적으로 공기를 불어넣거나 관을 투입해 혈전을 녹이는 등의 ‘중재적(interventional) 기법’은 가슴을 완전히 여는 대신 극히 부분적인 절개만으로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따라서 회복하는 데도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 이렇게 볼 때 김 위원장이 받은 시술의 종류에 관해서는 ‘블룸버그’의 보도가 더 신빙성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 김만유 병원은 조총련 계열의 의사 김만유씨가 기부한 자금으로 1986년 평양 대동강구역에 세워진 심장 전문 병원이다. 대북 의료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내 병원 관계자들은 평양의학대학이나 적십자병원 등에 기증한 심장관련 장비 등이 김만유 병원으로 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북한에서 의료계에 종사했던 일부 인사들은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았다면 일반인의 접근이 가능한 김만유 병원이 아니라 최고위층 전문병원인 봉화진료소에서 수술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혈관 촬영 소모품? 인공혈관?

국가 최고지도자의 수술을 정보가 새어 나갈 염려가 있는 외국 의료진을 초빙해 한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 의학의 수준 문제였을까. 대북 의료지원사업을 진행해온 전문가들이나 탈북 의료계 인사들은 고개를 젓는다. 바이패스든 중재적 시술이든 북한 의료진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 1990년대 이후에도 독일은 물론 미국에도 수십명 규모의 인원을 유학시켜왔고, 40대 후반으로 알려진 평양의대 심혈관과장 등 세계 수준의 전문가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최고위층을 위한 의술’은 어느 나라 못지 않다는 것이다.

대신 관계자들은 “북한의 어느 누가 감히 김 위원장의 몸에 칼을 대려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만에 하나 수술이 잘못될 경우 상상 못할 책임을 감당하기 어렵고, 절대권력을 둘러싼 잡음이 그치지 않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감시의 눈초리도 만만치 않았으리라는 것이다. ‘최고의 시술을 한다’는 핑계로 해외 의료진을 초청해 그러한 곤혹을 피하려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렇듯 절대 권력자의 건강 문제를 둘러싼 평양 내부의 ‘과잉 분위기’는 6월 초순 국정원을 통해 전달된 또 다른 정보와도 맥이 닿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계자는 “이 무렵 북측 관계자들이 남측 인사들에게 심혈관 질환 관련장비 등 ‘김 위원장 수술의 사후조치와 관련 있어 보이는’ 물품을 구해달라고 은밀히 요청해왔다는 소식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역시 엄중한 보안에 부쳐진 이 정보는 관계 당국자들 사이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만이 공유됐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물품을 어떤 경로를 통해 요청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신동아’는 복수의 당국자에게 추가 취재를 시도했지만, 기사 마감시간까지 세부내역을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정부의 한 실무자는 “5월30일 밤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 마련된 남북장관급회담장에 김만복 국정원장이 서훈 3차장과 함께 방문해 장시간 머물렀던 것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서훈 3차장은 노무현 정부의 막후 대북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 당시 김 원장과 서 차장의 방문 사실이 언론에 노출됨에 따라 그 목적이 무엇인지를 놓고 구구한 관측이 쏟아져 나왔고, 국정원측은 “파견 나간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통상적 방문”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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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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