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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제2의 황제 테니스’ 논란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이명박 ‘제2의 황제 테니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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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받으면 미리 열쇠 맡겨”

이명박 ‘제2의 황제 테니스’ 논란

남산 실내테니스장 관리인이던 김재붕씨(오른쪽). 그는 테니스장에서 쫓겨난 뒤 테니스장 담벽에 승합차(왼쪽)를 주차시켜 둔 채 기거하고 있다. 김씨는 “2004년 9~11월 남산실내테니스장이 폐쇄됐을 때 이명박 시장 일행이 테니스를 쳤다”고 말했다.

▼ 서울시는 언제부터 테니스장을 폐쇄했나.

“서울시는 2004년 9월경 테니스장 공터에다 펜스를 설치했고, 테니스장 건물 현관문 등은 자물쇠 체인으로 잠갔다. ‘안전상의 이유로 테니스장을 폐쇄합니다’라는 공고도 붙여놓았다. 이 때문에 일반 시민은 물론 남산실내테니스장을 이용하던 정기회원도 테니스장 출입을 못했다.”

이와 관련, 체육진흥회 측에 따르면 서울시는 2004년 9월6일 체육진흥회에 남산실내테니스장을 폐쇄한다는 공문을 보냈으며 하루 뒤인 7일부터 폐쇄했다고 한다. 서울시는 체육진흥회에 구두로 “6개월 정도 폐쇄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이에 체육진흥회 측은 “정기회원들에게 알릴 여유도 주지 않고 폐쇄하는 점, 공고에 폐쇄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점은 문제”라며 항의했다.

당시 남산실내테니스장은 안전상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김재붕씨는 “지붕 철근이 일부 떨어지거나 휘어 있었다. 지붕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었다. 테니스장 폐쇄는 보수공사를 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했다.



▼ 폐쇄됐다는 기간에 이명박 당시 시장 일행이 테니스를 친 사실이 있나.

“그런 사실이 있다. 그 기간에 이명박 전 시장 일행은 토·일요일에 테니스를 쳤다. 매주 온 것은 아니다. 테니스장 경비 담당인 내가 직접 열쇠로 실내테니스장 현관문을 열어줬다.”

이와 관련, 체육진흥회 측에 따르면 폐쇄 초기엔 이명박 전 시장 일행이 오면 남산공원관리사업소 직원들이 직접 방문해 실내테니스장 문을 열어줬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엔 공원관리사업소 측이 이 전 시장 일행이 테니스를 친다는 연락을 받으면 하루나 이틀 전 미리 열쇠를 체육진흥회 측에 맡기고, 체육진흥회는 이를 김재붕씨에게 줘 김씨가 이 시장 일행에게 문을 열어줬다고 한다.

사고 위험과 관련, 체육진흥회 측에 따르면 실내 천장은 갑자기 무너지는 것이 아니며 설사 붕괴 사고가 발생한다고 해도 소리를 내면서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충분히 피할 여유가 있었다고 한다.

▼ 다른 정기회원들의 반응은 어땠나.

“테니스장 출입을 못 하게 되자 이들은 갑작스러운 폐쇄를 불쾌하게 생각했다. 평소 이 전 시장 일행은 일요일 오전에 테니스를 치고 싶어 했는데, 다른 팀이 장기계약으로 이 시간대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팀이 자기 시간을 양보하지 않으려고 해서 이 전 시장 일행은 테니스를 치는 데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테니스장이 폐쇄된 기간엔 이 전 시장 일행이 이 시간대에도 종종 친 것으로 기억한다.”

▼ 이 전 시장 일행은 언제까지 폐쇄됐다는 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쳤나.

“폐쇄기간은 9월 초부터 12월 말까지였으나 공사는 2004년 12월 초 시작돼 한 달간 진행됐다. 이 시장은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폐쇄된 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쳤다.”

“지나쳐버린 ‘업무협조문’ 조항”

체육진흥회 측은 테니스장 폐쇄에 대한 정기회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이들에게 테니스코트 장기사용 계약금을 돌려주기도 했다고 한다. 정기회원이나 자주 찾는 테니스 동호인 중에는 정치인, 공중파 방송사 기자 등도 있었는데 이들 중 일부는 “어떤 팀은 폐쇄됐다는 테니스장에서 일요일마다 테니스를 친다는 얘기가 들린다. 같은 회원인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왜 안 되느냐”고 항의를 해와 체육진흥회 측이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2006년 상반기 ‘이명박 황제 테니스’ 논란이 불붙었을 때 일부 언론에 의해 체육진흥회의 ‘업무협조문’이 보도된 바 있다. 이 문서는 서울시 테니스협회가 남산실내테니스장에서 2003년, 2004년 2년간 상당시간 테니스를 치고도 코트 사용요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면서 2832여만원의 요금을 2005년 12월9일 서울시테니스협회에 청구하는 내용이었다.

이 문서 중 “시장님이 토요일 일요일 언제라도 오셔서 운동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기 계약된 일요일 오전(09:00~ 13:00)을 제외한 전 영업시간을 일반회원의 사용을 전적으로 배제한 채 독점으로 사용하겠다고 하여 그 때부터 2004년 12월31일까지 협의된 내용에 의거 운영하여 왔습니다”라는 내용(독점 사용 등)은 황제 테니스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그런데 이 업무협조문에는 2004년 남산실내테니스장 폐쇄기간 3개월 동안 이 전 시장 일행이 테니스를 쳤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체육진흥회 측이 이 부분을 언론에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않았고 언론도 내용을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당시에는 이슈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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