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호

러시아 차기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 글·김기현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전 모스크바 특파원 kimkihy@ donga.com / 사진·EPA

    입력2008-04-03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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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차기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5월에 취임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3) 러시아 차기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젊은 크렘린 주인이 될 전망이다. 그의 정치 이력은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과 떼어내 생각할 수 없다. 두 사람은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이라는 지연과 상트페테르부르크대 법학부 선후배라는 학연, 그리고 18년 동안 함께한 정치적 인연으로 꽁꽁 묶여 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1990년. 옛 소련 비밀경찰인 국가보안위원회(KGB)에서 퇴직한 푸틴은 정계로 진출한 대학 은사 아나톨리 소브차크 교수를 돕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모교 강사이던 메드베데프 역시 소브차크 캠프에 들어와 선배인 푸틴과 만나게 됐다. 소브차크 교수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이 되자 푸틴은 대외담당 부시장을, 메드베데프는 대외협력위의 자문관을 하면서 자연스레 한 배를 탔다.

    2000년 푸틴의 대선 운동본부장은 메드베데프였지만, 이번 대선에선 거꾸로 푸틴 대통령이 진두지휘해 메드베데프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 때문에 메드베데프 정권은 푸틴 정부의 ‘계승’과 ‘연속’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푸틴은 퇴임 후 크렘린에서 ‘벨리 돔(White House·총리 집무실)’으로 거처만 옮겨 총리로서 국정을 주무를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푸틴은 KGB를 거쳐 집권한 후 절대 권력을 휘두른 반면 유복한 집안 출신의 엘리트인 메드베데프에게선 푸틴과 같은 권력욕과 야심, 카리스마는 느껴지지 않는다. 국가 지도자다운 정치적 개성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정치 스승’인 푸틴을 충직하게 보좌해온 그가 ‘꼭두각시’ 대통령에 머물지, 제 목소리를 내며 ‘홀로 서기’를 시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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