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호

유창길한의원 유창길 원장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법

해독·청혈→면역증강→관절강화, 3단계 치료로 원인 제거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8-04-04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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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머티스 관절염은 난치병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다 할 치료법도 없다. 통증이 나타날 때마다 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뿐이다. 발병 원인은 그대로 놔둔 채 증상만 개선시키는 게 현대의학의 현실이다. 유창길한의원 유창길 원장은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3단계 치료법’을 고안해냈다.
    유창길한의원 유창길 원장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법
    주부 배현숙(53·서울시 강동구)씨는 3년 전부터 관절통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발가락 관절만 쑤셨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무릎과 양쪽 손가락 마디, 손목 관절에도 통증이 나타났다. 하지만 배씨는 나이 탓으로 돌리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문제는 몇 달 전부터 불거졌다. 온몸의 관절이 쑤시기 시작한 것. 아침에 일어나면 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움직일 수조차 없더니, 밤에는 통증이 심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 통증 부위가 퉁퉁 붓기까지 했다.

    배씨는 인근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류머티스 관절염. 곧바로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계열의 약물 치료가 시작됐다. 일단 통증은 가시는 듯했다. 하지만 그때뿐, 약을 복용하지 않자 이내 통증은 재발했고, 그 정도도 재발 전보다 더 심했다. 주변에서 들리는 말은 “류머티스 관절염은 고치기 힘들다.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 한다”는 것. 자포자기한 채 쉬고 있던 그는 병문안을 온 집안 언니로부터 ‘한방으로 류머티스 관절염을 다스렸다’는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그가 권한 곳은 서울시 성동구 용답동(장한평역 앞)에 자리 잡은 ‘유창길한의원’(원장 유창길, www.ra75.com). 배씨는 그날로 한의원을 찾았다.

    류머티스는 자가면역질환

    유 원장은 문진과 진맥을 통해 배씨의 병이 ‘한사(寒邪·찬 기운)’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기(精氣)의 부족으로 몸의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찬 기운이 지속적으로 체내에 침범해 관절통을 일으켰다는 것. 유 원장은 배씨의 체질과 상태에 맞게 ‘해독·청혈-면역증강-관절강화’의 3단계 치료법을 실시했다. 치료를 받은 지 한 달 정도가 지날 무렵 배씨는 복용하던 양약을 끊을 수 있었다. 2개월부터는 증상이 몰라볼 정도로 호전됐고, 3개월째에는 지긋지긋하던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현재 배씨는 살림살이의 재미를 되찾고 노래교실에도 나가는 등 활력 넘치게 생활하고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에워싼 활막에 염증이 생겨 관절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병이 진행되면 활막 조직 내에 염증 세포로 이뤄진 ‘판누스(pannus)’라는 덩어리가 형성되는데, 이것이 연골을 파괴해 통증을 유발하고 관절을 기형적으로 변형시키며 주위 뼈도 약하게 한다.



    류머티스 관절염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체내 면역체계 이상에서 오는 ‘자가면역질환’, 즉 ‘면역과잉반응’의 일종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인체에 침투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외부 유해 물질에 대한 방어 기능을 담당하는 면역계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오히려 인체를 공격하고 과잉반응을 일으키면서 발생한다.

    원인은 풍(風)·한(寒)·습(濕)

    류머티스 관절염은 손목, 팔꿈치, 무릎, 발목 등 온몸 관절에서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전신 권태감이나 피로, 근육 통증이 유발된다. 시간이 지나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30분 이상 뻣뻣하게 굳거나 손, 발 등 3개 이상의 관절에 동시다발적으로 통증이 생긴다. 처음에는 움직일 때만 통증이 발생하다 점차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나타난다. 비가 오거나 쌀쌀할 때는 통증이 더 심해진다. 병세가 심하게 진전되면 통증 부위가 부으면서 물이 고이고, 관절 부위의 연부 조직이 축소되거나 관절이 흉하게 변형돼 관절 기능을 잃는다.

    한의학에서는 류머티스 관절염을 여러 명칭으로 일컫는다. 관절을 두루 옮겨 다니면서 통증을 유발한다고 해서 ‘역절풍(歷節風)’이라 하는가 하면, 팔다리의 뼈마디가 왔다갔다하면서 일으키는 통증이 ‘호랑이가 무는 것처럼 극심하다’고 해서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이라고도 한다. 병이 진행되면 관절은 변형돼서 커지는 반면 주위 근육은 빼빼 말라가는 것이 ‘마치 학의 다리와 같아진다’고 해서 ‘학슬풍(鶴膝風)’이라고도 한다.

    유창길한의원 유창길 원장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법

    주사기를 이용해 손가락 관절에 약침을 놓고 있는 유창길 원장.

    유 원장은 한방에서 보는 류머티스 관절염의 발병 원인에 대해 “동의보감 등 한의학 서적에는 풍(風), 한(寒), 습(濕) 같은 사기(邪氣)가 체내에 침범해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기술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 부족과 기혈 약화로 몸의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오랫동안 냉하고 습한 곳에서 기거하거나 땀을 많이 흘린 후 찬바람을 쐬면 나쁜 기운이 체내에 침투해 발병한다는 것이다.

    유 원장은 “찬 기운(寒邪)이 들어오면 뼈마디를 굽혔다 폈다 못하고 끌어당기는 것처럼 아픈 증상이 나타나며, 습한 기운(濕邪)이 침입하면 관절 부위가 붓고 빠질 듯이 아픈 증상이 생긴다. 찬바람의 기운(風邪)이 들어오면 기가 약해져 팔다리에서 누런 땀이 나온다”고 부연했다.

    이 외에도 과로로 인한 허로증(虛勞症·몸이 점점 수척하고 쇠약해지는 증상)에 의해서도 발병하며, 예민한 사람의 신경증, 음주나 불규칙한 식생활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재발 막는 게 관건

    유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류머티스 관절염의 발병 원인을 여러 가지로 본다. 그런 만큼 그 원인별로 알맞은 약을 처방하고 치료해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다”며 자신이 개발한 3단계 치료법을 소개했다. 이 치료법은 발병 원인을 근원적으로 없애 질환을 치료할뿐더러 환자의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 교정으로 재발을 막는 데 목표를 둔다.

    첫 단계는 해독·청혈. 글자 그대로 몸 안의 독소를 빼내고 피를 맑게 하는 과정이다. 몸 안의 혈액을 맑게 하고 간 기능 회복을 통해 2, 3단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게 목표다. 해독탕, 해독청간환, 청혈환, 청간탕 등의 한약을 처방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운동요법이나 목욕요법이 병행되기도 한다.

    2단계는 몸의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과정이다. 이때부터 1대 1 맞춤치료가 이뤄지며, 개인별 발병 원인에 따라 가장 적합한 한약이 처방된다. 이 과정을 통해 흐트러진 면역체계가 바로잡히고, 발병원인이 근본적으로 제거된다. 몸 스스로 류머티스 관절염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도 커진다. 유 원장은 “이 단계는 제일 핵심이 되는 과정”이라며 “치료 기간은 환자의 체질이나 발병원인, 질환의 경중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마지막 단계는 관절강화. 관절을 구성하는 인대나 힘줄, 뼈 같은 주위 조직을 강화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과정이다. 골다공증 같은 합병증의 진행도 막고 변형된 관절도 바로잡아준다. 보골강근탕, 보골산, 공진보골산 등을 처방한다. 유 원장은 “이 단계에는 원인이 제거되고 면역력이 증강돼 증상이 거의 사라지기 때문에 재발을 막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3단계 치료 과정 중 환자의 증상에 따라 통증을 줄여주는 현무주작환, 태황산, 청룡백호탕 등을 처방하거나 면역력 증강과 진통 효과가 뛰어난 봉독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만성적인 환자의 경우 극도로 약화된 체력을 보하기 위해 산삼약침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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