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사기를 이용해 손가락 관절에 약침을 놓고 있는 유창길 원장.
유 원장은 “찬 기운(寒邪)이 들어오면 뼈마디를 굽혔다 폈다 못하고 끌어당기는 것처럼 아픈 증상이 나타나며, 습한 기운(濕邪)이 침입하면 관절 부위가 붓고 빠질 듯이 아픈 증상이 생긴다. 찬바람의 기운(風邪)이 들어오면 기가 약해져 팔다리에서 누런 땀이 나온다”고 부연했다.
이 외에도 과로로 인한 허로증(虛勞症·몸이 점점 수척하고 쇠약해지는 증상)에 의해서도 발병하며, 예민한 사람의 신경증, 음주나 불규칙한 식생활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재발 막는 게 관건
유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류머티스 관절염의 발병 원인을 여러 가지로 본다. 그런 만큼 그 원인별로 알맞은 약을 처방하고 치료해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다”며 자신이 개발한 3단계 치료법을 소개했다. 이 치료법은 발병 원인을 근원적으로 없애 질환을 치료할뿐더러 환자의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 교정으로 재발을 막는 데 목표를 둔다.
첫 단계는 해독·청혈. 글자 그대로 몸 안의 독소를 빼내고 피를 맑게 하는 과정이다. 몸 안의 혈액을 맑게 하고 간 기능 회복을 통해 2, 3단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게 목표다. 해독탕, 해독청간환, 청혈환, 청간탕 등의 한약을 처방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운동요법이나 목욕요법이 병행되기도 한다.
2단계는 몸의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과정이다. 이때부터 1대 1 맞춤치료가 이뤄지며, 개인별 발병 원인에 따라 가장 적합한 한약이 처방된다. 이 과정을 통해 흐트러진 면역체계가 바로잡히고, 발병원인이 근본적으로 제거된다. 몸 스스로 류머티스 관절염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도 커진다. 유 원장은 “이 단계는 제일 핵심이 되는 과정”이라며 “치료 기간은 환자의 체질이나 발병원인, 질환의 경중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마지막 단계는 관절강화. 관절을 구성하는 인대나 힘줄, 뼈 같은 주위 조직을 강화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과정이다. 골다공증 같은 합병증의 진행도 막고 변형된 관절도 바로잡아준다. 보골강근탕, 보골산, 공진보골산 등을 처방한다. 유 원장은 “이 단계에는 원인이 제거되고 면역력이 증강돼 증상이 거의 사라지기 때문에 재발을 막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3단계 치료 과정 중 환자의 증상에 따라 통증을 줄여주는 현무주작환, 태황산, 청룡백호탕 등을 처방하거나 면역력 증강과 진통 효과가 뛰어난 봉독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만성적인 환자의 경우 극도로 약화된 체력을 보하기 위해 산삼약침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