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조폭수사 대부’ 조승식 전 대검 형사부장 토로

청탁받은 법무장관, “검찰조직 위해 ‘순천주먹’ 불구속하라”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조폭수사 대부’ 조승식 전 대검 형사부장 토로

2/6
‘조폭수사 대부’ 조승식 전 대검 형사부장 토로

조폭수사의 대부로 불리던 조승식 전 대검 형사부장. 법무법인 한결의 공동 대표변호사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 요즘 조폭 수사가 더 힘들어졌다고 하던데요.

“범죄의 질이 바뀌었어요. 강력범죄에서 경제범죄로 바뀌었습니다. 조폭들이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내성이 생긴 거죠. 주가조작 등 경제범죄는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이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범죄의 피해가 쉽게 눈에 띄지 않죠.”

▼ 검사들도 조폭 수사 잘 안하려 하죠?

“경제범죄는 고소가 없으면 수사할 수 없습니다. 검사들이 조폭 수사를 기피하는 건 사실이에요. 정치적 사건은 성과와 상관없이 수사하는 것 자체로 이름을 날리게 됩니다. BBK사건을 보더라도, 무혐의 처분으로 기소도 안 했지만 검찰 지휘부와 수사라인 검사들이 유명세를 치렀잖아요. 깡패 수사는 해봐야 빛도 안 나고 힘만 들어요. 깡패들이 돈을 많이 벌어 거물 변호사를 선임합니다. 예전보다 방어력이 세진 거죠. 몇 년 전 나OO(옛 서방파 조직원)를 대구지검에서 구속할 때도 처음엔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검찰 고위직을 지낸 K변호사가 선임됐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동그라미 하나 더 붙여서…”



▼ 조폭 수사에 남다른 열정을 갖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나요.

“2학년(두 번째 발령) 때 군산(전주지검 군산지청)에 가보니 깡패가 많더군요. 하나하나씩 수사하면서 ‘정말 나쁜놈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사과정에 온갖 음해를 하더군요. 그때부터 깡패들을 척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군산에서 수십명의 폭력배를 구속한 그는 한동안 수사 일선을 떠났다. 독일 유학을 갔다 오고 법무부 파견근무(법무심의관실)를 했다. 깡패 수사를 재개한 것은 서울지검 특수1부 소속이던 1989년. 대검의 민생침해사범 특별수사 지시가 계기였다. 당시 특수1부장은 ‘강골 검사’의 상징인 심재륜 검사(현 변호사)였다.

1980년대 후반은 조 전 검사장의 표현에 따르면 깡패의 전성기였다. 1987년 대통령선거에서 공을 세운 주먹들이 정치권력과 결탁해 온갖 이권에 개입했다. 일송회니 화랑신우회니 덕우회니 하는 연합폭력조직이 결성되는가 하면, 이강환, 박종석씨 등 거물 주먹들이 일본에 건너가 야쿠자 조직과 결연의식을 치르는 일까지 벌어졌다. 안기부 실세이던 엄삼탁씨는 주요 조직의 두목들을 조종해 우익단체를 결성하게 했다.

조 전 검사장은 1990년대 초 부산지검 강력부장 시절 국내에서 단일 조직으로는 가장 크다는 칠성파 두목 이강환씨를 구속했다. 그때 이씨한테 들었다는 얘기다.

“이강환이 무슨 행사를 하는데 안기부 지역 간부가 참석했습니다. 그가 이강환에게 엄삼탁의 금일봉이라며 500만원을 줬다고 해요. 이강환이 말하길 ‘그 사람이 준 돈은 국고에서 나온 돈’이라며 ‘우리는 받은 돈에 동그라미 하나 더 붙여 돌려준다’고 하더군요.”

그 시절 폭력조직에 대한 안기부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폭력배들의 이권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이 같은 사실은 1990년대 초 ‘범죄와의 전쟁’ 당시 조 검사가 호텔 파친코 이권에 개입한 조직폭력배들을 수사하는 과정에 확인됐다.

“파친코 업소 운영을 둘러싸고 조직폭력배들 간에 분쟁이 생기면 안기부에서 개입해 지분을 조정하는 등 ‘교통정리’를 했습니다. 어느 정치인이 겪은 일입니다. 가까운 기업인이 관광호텔을 짓는다고 해서 파친코 영업권을 줄 수 없냐고 부탁했대요. 그런데 그 기업인이 말하길 ‘호텔은 내 건물이지만 파친코는 안기부에서 관여하기 때문에 나한테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하더랍니다. 조사받은 폭력배들 얘기가 ‘안기부에 진짜로 그런 권한이 있는 줄로 생각했다’는 겁니다.”

2/6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목록 닫기

‘조폭수사 대부’ 조승식 전 대검 형사부장 토로

댓글 창 닫기

2022/07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