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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종가’ 북한 둘러싼 미중일 경쟁구도

美 “쌀 줄게” 中 “김정일 오라” 日 “나도 끼워줘”

  • 송문홍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songmh@donga.com

‘상종가’ 북한 둘러싼 미중일 경쟁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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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영역’을 둘러보니

대북협력 무드에 한국만 빠졌다


●북·일관계 돌파구 마련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1차분 남포 도착 (6월17일경 예상)

●6자회담 경제·에너지협력 실무그룹회의 (6월11일. 판문점)



●북 외무성, 반(反)테러 성명 발표 (6월10일)

●여전히 어정쩡한 우리 정부의 대북 제스처


‘상종가’ 북한 둘러싼 미중일 경쟁구도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 당일인 5월27일, ‘문제 발언’으로 외교 물의를 일으킨 친강(泰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

각론에 들어가기 전에 6월 초·중순까지 표면상으로 드러난 최근 한반도 주변 상황을 좀더 정리해보자.

먼저 북·일관계. 일본은 양자회담이 끝난 다음날인 6월13일 ▲ 인도적 물자수송 선박에 한해 북한 선박의 일본 입항 금지조치를 해제하고 ▲ 북·일 간 인적 왕래 금지조치도 해제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납치자 문제에 대해 “해결을 위해 조사하겠다. (앞으론) 해결됐다고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요도호 납치범들의 인도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북한은 2002년 9월 고이즈미 당시 일본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일본인 납치자 5명 및 가족을 일본에 송환한 뒤 ‘이것으로 납치 문제는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집해온 반면 일본은 이 문제에 집착하느라 6자회담에서 거의 역할을 못했던 게 저간의 사정이었다.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후 북한에 대해 인적·물적 교류 차단 및 제재조치를 강화하는 등 6자회담 참가국 중 가장 강경한 자세를 견지해오던 일본은 최근에도 “납치자 문제의 해결 없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면 안 된다”며 미국을 압박해왔다.

이처럼 평행을 달리던 양측이 6월 초 들어와 연달아 비공식·공식 회의를 열고 ‘성과’를 도출해낸 것이다. 미국이 중간에서 북한을 설득했다고 하지만, 저간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결과임이 분명해 보인다.

둘째,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카드와 북한의 핵 신고는 올봄 내내 함께 맞물려 돌아간 두 가지 의제였다.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스케줄은 원래는 올해 연말쯤으로 잡혀 있었다는 게 몇몇 정통한 소식통의 얘기다. 그러던 것이 예정보다 훨씬 앞당겨졌고, 곧이어 실행에 옮겨졌다. 이례적으로 신속한 움직임이다.

이와 별개로 6월11일에는 대북 지원을 위한 6자회담 실무회의도 판문점에서 열렸다. 이 회의에선 일본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북한에 대한 중유 100만t 지원 등이 논의됐다. 이것이 이행될 경우 식량, 에너지난에 허덕여온 북한으로선 막대한 혜택이 아닐 수 없다.

국제적 기류가 전반적으로 낙관론 쪽으로 기우는 가운데 남북관계 축만 고장난 것처럼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10일 발표한 반(反)테러성명을 통해 “온갖 형태의 테러와 그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반대하는 일관한 입장을 확고히 견지하고 반테러 투쟁에서 존엄 있는 유엔성원국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의 긍정적인 국제적 기류에 윤활유를 붓는 자세다. 반면 남측에 대해선 4월 이후 6·15 및 10·4 공동선언을 먼저 인정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태도는 한마디로 말해 ‘어정쩡함’ 그 자체다. 식량지원을 빌미 삼아 남북대화를 트긴 터야 하겠는데 북한은 이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고, 그 사이에 국제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으니 속이 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6월4일 브리핑에서 “북측에 옥수수 5만t 지원을 위한 실무 접촉을 3주 전에 제의해 북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12일 김대중 평화센터가 주최한 ‘6·15 공동선언 8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서는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10·4 선언, 6·15 선언 등) 과거 남북 간 합의들을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나, 북한이 촉구하는 6·15, 10·4 선언 이행 문제에 대해선 명확한 언급을 회피했다.

정부는 이율배반적인 행동도 보였다. 단적인 예가 6월 초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을 통일부 산하기관인 통일교육원장에 내정한 일이다. 홍관희 박사는 통일연구원 재직 당시인 2005년 한 월간지에 6·15 공동선언에 대해 “북한의 적화통일 방안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용공 이적행위”라고 규정해 중징계를 받고 스스로 사직한 인물이다. 국민을 상대로 통일교육을 하는 기관장 자리에 이처럼 강경보수 성격의 인물을 내정한 것은, 북한 입장에서 보면 ‘남측이 대화를 할 의사도, 준비도 돼 있지 않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국이 이처럼 철저하게 배제된 상황에서 북핵 문제가 진전돼가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핵 문제가 해결 궤도로 접어들었으니 긍정적인 일’이라며 마냥 손놓고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이 정부는 국가의 전략을 논할 자격이 없다. 왜 그런지, 최근 상황을 각 이해당사국의 입장에서 따져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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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홍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songm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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