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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단독대담

美 국가경쟁력위원회 채드 에반스 부회장의 충고

“국가매력도=경쟁력, ‘한국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자문해보라”

  • 워싱턴=김동률 KDI 연구위원 yule21@kdi.re.kr

美 국가경쟁력위원회 채드 에반스 부회장의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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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이저’가 매각되던 날

▼ 다른 나라는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은 아직 여유가 있지 않나. 책상 위에 있는 COC 브로셔를 슬쩍 살펴보니 전세계 인구의 5%에 불과한 미국이 전세계 과학자의 3분의 1을 고용하고 있고, 전세계 리서치 비용의 40%가 미국에서 지출되고 있으며, 전세계 학술논문의 30%가 미국에서 발표되고 있다고 한다. 그뿐인가. 세계 금융자산의 40%가 미국에 쏠려 있다고 나와 있다. 그런데 미국이 위기라니, 엄살 아닌가.

“언제 훔쳐봤나. 내부 문건인데,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한번 꼼꼼히 보자. 미국의 주택가격은 대공황 시기보다 더 빠르게 하락하고 있고, 휘발유 가격은 1970년대 오일쇼크 때보다 더 충격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여파로 은행들이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유로화는 달러화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지 않은가. 또한 은행대출은 위축돼 있고,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모두 미국 경제에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소비자 신뢰도는 일관성 없이 흔들리고, 얼마 전엔 벨기에의 맥주업체가 이른바 ‘아메리칸 비어(Ameri can Beer)’로 불리던 버드와이저를 인수했다. 그날 밤 수많은 미국인이 마지막 남은 ‘미국 맥주’를 마시며 우울해 했다고 한다.”

“미국인도 이제 부유층 질투”

▼ 미국의 문제는 자업자득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도 있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을 주창하면서도 ‘한미 FTA’비준은 주저하는 등 툭하면 시비를 걸거나 빗장을 건다는 것이다. 빈부격차도 심하지 않나.



“맞는 지적이다. 미국식 자본주의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시장개방과 규제 철폐를 통해 미국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일치된 의견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나라 밖 국가들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비난하고, 또 외국 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하려고 하면 일단 반대부터 한다. 미국이 이처럼 무역장벽을 높이고 외국인 투자자들을 거부하면서 고립된다면, 현재 미국인들의 두려움 뒤에 도사리고 있는 경제 문제들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도 대다수 미국인은 감정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에반스 부회장은 심각한 수치들을 좀 더 열거했다.

“지난 2002~2006년 미국인 99%의 소득은 실질기준으로 연 평균 1% 증가한 반면 소득 상위 1%의 소득은 연 평균 11% 증가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부시 대통령 재임 중 경제적 이득의 4분의 3이 상위 1%에게 돌아갔다는 점이다. ‘유럽의 악덕’으로 여겨지던 ‘부유층에 대한 질투’가 이제 미국에도 만연하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의 연설을 보라. 부유층은 기업가적 역할 모델이 아니라 현대판 ‘부자 죄인(malefactors of great wealth)’으로 묘사되고 있다. 가히 절망적인 상황이다.”

▼ 국가경쟁력위원회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나.

美 국가경쟁력위원회 채드 에반스 부회장의 충고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삼성 광고.

“1986년 대학, 기업, 노동계 대표 등 24개 단체가 모여 비영리, 비정치적인 조직으로 시작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이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하지 않았나. 글로벌 리더의 지위가 약화되고. 이러한 위기의식의 선두에 서서 경쟁력을 고민해보자는 민간 포럼으로 시작했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은 구체적으로 목표를 정해 움직이고 있다.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drive competitiveness), 기업의 생산성 제고(drive productivity)와 리더십 함양(drive leadership)을 위한 실천 가능한 어젠다를 수립(set an action agenda)하며, 궁극적으로 미국인들의 삶의 질을 고양(raise the standard living of all Americans)하는 게 목적이다. COC의 연구 결과나 발표는 전 국가적으로 폭넓은 토론과 논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02년부터 발행하는 뉴스레터(‘Com- petitiveness Watch’)는 한국에서도 인기라고 하더라.”

“도대체 한국의 문제는 뭔가”

▼ 한국에선 위원회라는 게 구체적으로 하는 일 없이 밥만 먹고 떠들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 COC가 내놓을 만한 업적이라도 있나.

“미국도 마찬가지다. (웃음) 값비싼 스테이크 먹고 스타벅스 커피 마시고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COC는 일도 좀 했다. 지난해 목격하지 않았나. (필자는 지난해 10월 워싱턴 D.C.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COC 연차총회에 초대돼 꼬빡 이틀 동안 지켜봤다). 토론은 시종일관 진지했다. 모두들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신뢰도 높은 경쟁력 지수(competitiveness index)를 개발했다. 우리가 현재 서 있는 위치의 좌표를 알아보는 수치인데 전세계적으로 통용된다. 또 우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미국 파트너로서 연간 ‘세계경쟁력 보고서(GCR : Global Competitiveness Report)’를 발표하고 있다. 우리가 내놓은 어젠다가 모든 미국인의 어젠다가 되는 경우도 있다. 2004년 연차총회에 COC는 미국을 혁신하자(‘Innovate America’)를 어젠다로 정했는데, 부시 대통령은 이 어젠다를 2006년 대통령 연두교서에 문구로 삽입했다. 이어 2007년 여름, 미 의회는 국가경쟁력 법안(American compete Act)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우리 산하기구인 NII의 업적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다. 우리가 늘 강조하는 ‘실천 가능한 어젠다(action agenda)’ 창출의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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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동률 KDI 연구위원 yule21@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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