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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문정인 한마음’ 고백 ‘아마추어리즘 극치’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난맥상

  • 이종훈|정치평론가 rheehoon@naver.com

‘문재인-문정인 한마음’ 고백 ‘아마추어리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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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vs 니키 헤일리

강 장관의 경우에는 도덕성도 도덕성이지만, 외교관으로서 전문성 부족이 논란이었다. 우려한 대로 강 장관은 안보위기 국면에서 눈에 띄는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우리 국민의 눈길을 끈 것은 여성인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였다. 그녀는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를 주도하면서 차기 미국 국무장관 후보로 등극한 상황이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년간의 유엔 산하기관 근무 경력을 기반으로 뭔가 보여주길 기대했지만, 강 장관은 유엔 안보리 제재 국면에서조차 존재감이 미미했다.

강 장관이 후보자 시절 야당의 집중공세에 처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당차고 멋진 여성이라며 확실하게 힘을 실어줬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지난 8월 23일 외교부 업무보고 당시 문 대통령은 강 장관에게 4강 외교 중심에서 외교 지평을 넓혀달라는 주문을 내놨다. 그런데 이 주문을 질책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요즘 두 보수야당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전술핵 재배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물론 문정인 특보와 대립각을 세우며 설전을 벌인 까닭이다. 송 장관은 8월 30일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대북 억제력 강화 차원의 핵잠수함 구비 필요성, 미사일 지침 개정,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을 거론하며 미국 정부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청와대의 전술핵 재배치 반대 방침과 다른 돌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송 장관은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을 부인했다. 국방부는 당시 전술핵 배치가 논의된 게 아니라 야당과 언론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정도를 언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송 장관은 9월 4일 개최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전술핵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9월 18일 국회 대정부 질문 때에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치고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그날 송 장관은 문정인 특보에게 이렇게 직격탄을 날렸다.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특보로 생각되지는 않아 개탄스럽다.”

김정은 참수작전 부대 창설계획에 대해 문 특보가 정제된 용어를 사용해야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킨다며 비판적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반응이었다. 이후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매우 이례적으로 송 장관에 대해 엄중 경고 조치를 취했다. 두 보수야당은 오히려 이것이 문제라며 정 안보실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몇몇 국방 관계자는 “송영무 장관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청와대의 경고를 받은 건지 모르겠다. 청와대의 일방적 문정인 편들기가 군대의 사기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구한말 적전분열相’과 유사

송 장관에 대한 경고 사태로 두 가지는 분명해졌다. 외교안보라인 내부 갈등이 심각하다는 점, 문정인 라인이 송영무 라인보다 더 세다는 점이다. 안보위기보다 외교안보라인 내부 갈등이 더 심각한 안보 불안 요소다. 구한말 적전분열(敵前分裂)상이 떠오른다. 자유한국당이 전술핵 재배치를 중심으로 독자 외교를 벌이는 것도 우려스럽지만, 그것보다는 정부 내 갈등이 훨씬 치명적이다. 우려의 강도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외교관 중심으로 이뤄져서 국방전문가가 없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국가안보실 이상철 1차장은 군 출신이다. 그런 점에서 반드시 맞는 지적은 아니다. 다만 국방부 전 군비검증통제단장 출신으로 전투 현장과 약간 거리가 있는 보직을 주로 수행했다. 또 남북군사회담과 북핵 6자회담 대표단으로도 활동한 대북 협상파 내지 온건파로 알려진다.

야당들은 결국 청와대 국가안보실 내에 전투지휘 경험이 있는 국방전문가가 없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북 압박 메시지를 기획하고 실행할 사람도 필요한데, 너무 화해 협력 메시지를 내보낼 인물로만 구성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 27일 여야 대표들과 청와대에서 회동할 당시 안보라인 교체 요구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북한의 존재 자체가 이중적인데, 담당 부처에 따라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토론하더라도 대외적으로는 메시지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아울러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내더라도 일종의 역할 분담을 전제로 조율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정의용 안보실장이 문정인 특보와 논쟁을 벌인 송영무 장관에게 공개적으로 경고를 보낸 것은, 일관성이나 조율하고는 거리가 먼 아마추어리즘의 극치였다. 정 안보실장이 송 장관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을 때에는 그 나름대로 기대하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직접적 효과는 송 장관이 문 특보에게 사과하고 본인의 주장을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원하던 기대효과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정책 방향성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해졌다. 반미(反美) 성향 문정인 특보가 주장하는 방향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문정인 특보가 한마음’임을 고백한 것으로 비친다. 한 외교가 인사는 “청와대가 이래놓고 무슨 미국과 외교를 하겠다는 건지”라며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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