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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미래가치가 핵심이다

한국 기업 기후변화 인권 이슈에 소홀

③ 해외전문가 분석

  • 토드 코트│투투모로우 미국지사장

한국 기업 기후변화 인권 이슈에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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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기후변화 인권 이슈에 소홀
또한 한국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해 매우 인상적인 인식 수준을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많은 기업의 보고서를 보면 여전히 환경 이슈에만 매달리거나 직접적인 통제가 가능한 이슈로 보고서의 논의를 제한하는 사례를 찾을 수 있다. 대상 기업 모두가 중요 이슈를 결정하는 절차를 갖춘 것은 아니었지만, 일반적으로 보고서는 핵심이 되는 이슈 대부분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 평가에서 가장 부족한 점으로 나타난 영역과 글로벌 TVR 평가에서 파악된 가장 약한 영역이 동일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 영역이 바로 장기적인 사업의 성패를 가름한다는 점이다. 다음은 한국 기업들의 평가를 통해 확인한 주요 사실들이다.

● 균형 있고, 투명하며, 철저히 검증된 보고서의 결핍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그리고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뢰가 가장 중요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보고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 지속가능성 측면을 다루는 기업의 의사결정체계 부재



기후변화, 인권, 생물다양성과 사회경제적 발전과 같은 지속가능성 측면이 기업의 성공에 핵심 사안임에도 이런 이슈들이 이들 기업의 리스크 관리체계 또는 운영관리시스템 등과 같은 핵심 사업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 혁신체계에 이해관계자 피드백을 반영하지 못함

통합적인 해결책만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시장은 더 급속히 옮겨가는 시대에 이해관계자 피드백을 경영 혁신의 절차에서 수렴하지 못한다면 가까운 미래의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업하는 이니셔티브에 참여자가 부족함

이는 기업들이 현재 진행되는 모든 논의 그룹에 이해관계자가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지속가능경영 차원에서 핵심 이슈가 발생하면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동참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것이다. 리더 기업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어디로 갈지 손짓하고 가르쳐줄 때까지 기다린다면 이미 늦다.

TVR 평가의 가장 큰 가치는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본다는 데 있다. 이에 투투모로우는 향후 5년간 한국 기업이 앞서 언급한 지속가능한 기업의 세 가지 추세에 대응하며 진화해갈 방향을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범세계적 해결책

기후변화에서부터 생물다양성 문제, 인권, 고용 창출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외부 문제와 얽혀 있을 때는 아무리 큰 기업도 자사의 운명을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 때문에 기업의 경영에 영향을 주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도전과제들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연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오늘날 가장 강력한 메커니즘인 이해관계자와 함께 경영 혁신을 이룰 필요가 있다.

GE의 에코메지네이션(생태를 뜻하는 ecology와 상상력을 뜻하는 imagination의 합성어)이 그중 가장 잘 알려진 사례다. 에코메지네이션은 점점 더 고갈되는 자원과 상승하는 에너지 비용에 적응할 수 있는 제품들을 생산하기 위한 혁신 활동이다. 이 적응의 과정은 수백, 수천 명의 회사 내외부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는 폭넓은 혁신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진다. 일부 마케팅에 적용된 사례를 넘어서는 에코메지네이션의 진정한 면모는 아이디어를 강화해 제품 솔루션에 이를 통합한다는 데 있다. GE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출된 아이디어를 접목해서 자사의 제품 생산 라인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한국 TVR 평가 대상이 된 기업들을 포함해 여러 회사가 고객 관계 관리와 제품 개발 부문에서 이러한 활동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객 피드백이 충분해 변화를 이루어낸다면 모든 기업은 이미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이해관계자에 의해 주도되는 혁신의 진정한 가치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단지 임직원과 고객이 아닌, 더 폭넓고 더 많은 이해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체계가 요구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이 단 한 사람에 의해 제기된 것이라 할지라도 ‘우수한 아이디어’로 파악해낼 수 있는 기업의 역량이다.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충분한 소음’이 일어난 후에 대응하자며 기다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앞으로의 행보에 필요한 역량을 이미 갖추어놓고 있다. 이번에 평가된 한국 기업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합해낼 수 있는 메커니즘을 수립하고 있다. 환경친화적 설계(Design for Environment), 전 과정 평가체계, 제품안전 점검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겠다.

그 다음 단계는 정보와 아이디어가 이들 시스템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각각의 체계들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기존 경영시스템에서도 이해관계자 참여 메커니즘을 업데이트하고, 데이터를 점검하며 기업 내부 부서의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개선하면 기업 내에서 아이디어에 대한 우선순위가 부여되어 더 적극적 논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복잡해지는 도전 과제

한국 기업 기후변화 인권 이슈에 소홀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는 그림 ‘다양성을 위해 잡은 어린 손’

사안의 복잡성과 상호 연계성에 대해 설명할 가장 좋은 사례가 천연가스와 관련된 환경적·사회적 이슈들이다. 석유를 추출하는 과정의 부산물인 천연가스는 유전 안에서 압력을 증가시킨다. BP의 멕시코 만 만콘도 유전 사고가 그 비극적인 예다.

에너지 기업들은 천연가스를 방출(vent), 연소(flare), 회수(capture)하는 세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런데 가스를 연소시키는 것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에너지를 낭비하는 꼴이 된다. 가스를 단순히 방출하는 것도 대기 오염 물질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금지되거나 제한이 가해진다. 게다가 가스 속 메탄은 연소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보다 더 강력한 온실 효과를 초래한다.

회수가 가장 선호되는 선택이란 것은 명확하지만 여기에도 두 가지 장애물이 있다. 하나는 유전에서 회수된 가스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배관 등 기반시설 설치 문제이며, 다른 하나는 가스에 대한 수요의 문제다. 기반시설을 설치하려면 허가, 자본 투자와 정치적 의지가 따라야 한다. 수요의 문제도 국가의 에너지 정책, 시장가격 변동과 대체 에너지의 가용성이라는 복잡한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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