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러나면 만신창이 되니 연말까지 버텨야”<최필립 이사장>
- “박근혜, 20억 가져가” vs “2007년 재탕”
정수장학회
핵심 측근들은 “평소 어법이 아니다. 뭔가 단단히 마음먹고 한 말 같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사람을 평가할 때 상당히 신중한 편이다. 자극적인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이날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선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 들으면서 소통을 강화하는 게 참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하고,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훌륭하다”고 호평했다.
박 위원장이 작심한 배경은 뭘까. 정치철학 발언은 “문재인 고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문 고문이 정수장학회를 ‘장물’이라고 표현했는데…”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에서 나왔다. 박 위원장은 이어 이렇게 말했다.
“(정수장학회) 이게 장물이고 또 여러 가지로 법에 어긋나거나 잘못된 것이 있으면 벌써 오래전에 끝장이 났겠죠. 정수장학회에 대해선 제가 관여해 결정을 내릴 상황이 아니죠.”
문 고문과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문·성·길’ 3인방은 4·11 총선을 앞두고 부산일보 지분을 100% 소유한 정수장학회에 대해 공세를 취하고 있다. 특히 문 고문은 “장물을 남에게 맡겨놓으면 장물이 아닌가. 머리만 감추고는 ‘나 없다’하는 모양을 보는 듯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안티 박근혜’의 구심점
정수장학회는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초기인 1961년 부산지역 사업가인 김지태(1982년 사망) 씨로부터 부산지역 땅 10만 평, 부산일보 주식 100%, MBC 주식, 부산MBC 주식을 ‘헌납’ 받아 설립한 재단이다. 김 씨는 1976년 자서전에서 “각종 양도서에 강제로 날인이 이뤄졌다”며 헌납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그의 유족들도 재단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자 하나씩 따서 명명된 정수장학회에서 약 10년간 이사장을 지냈다. 노무현 정권 때인 2005년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헌납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를 추진하자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하며 이사장에서 물러났다.
후임으로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의전·공보비서관을 지낸 최필립(84) 이사장이 선임됐다. 이를 두고 야권과 일부 언론은 박 위원장이 정수장학회에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최 이사장은 박 위원장이 육 여사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던 1970년대부터 박 위원장과 인연을 맺어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다른 측근들이 박 위원장에게 등을 돌릴 때도 최 이사장은 의리를 지켰다고 한다.
정수장학회 문제가 다시 불거진 계기는 지난해 11월의 부산일보 노사 갈등이었다. 당시 정수장학회 비판 기사 게재 문제로 회사가 신문 발행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부산일보 경영진은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과 사장 후보 추천제 도입을 요구한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을 면직했다. ‘정수장학회 재단 사회 환원 촉구’ 기사를 지면에 실으려 한 이정호 편집국장도 대기발령 조치했다. 결국 부산일보 사장은 사퇴했다. 이후 정수장학회는 이명관 기획실장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때부터 야당과 재야단체는 정수장학회-부산일보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부산일보 노조가 편집권의 독립을 요구하며 정수장학회와 각을 세웠지만 지금은 차기 대권 유력주자인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공격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안티 박근혜’ 진영은 정수장학회 문제를 박정희 정권의 폭거, 재산 강탈의 상징으로 삼는다.
논쟁의 핵심 규명돼야
정수장학회 문제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명확하다. 첫째는 박 위원장이 여전히 정수장학회에 관여하느냐, 부산일보 인사에 개입하느냐, 아니면 이사장에서 물러난 후 완전히 손을 뗐느냐 여부다. 둘째는 박 위원장이 이사장 재임 중 장학회 자금을 사사로이 썼느냐 여부다.
이 부분은 정치적으로 중요하다. 첫 번째 대목은 50년 전 정수장학회 설립 과정에 대해선 일단 논외로 치더라도 박 위원장이 완전히 사회로 환원시켰느냐의 진실 문제다. 두 번째 대목은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도덕성 문제다.
먼저 첫 번째 대목과 관련해 박 위원장은 줄곧 “나는 이사장직을 그만뒀으니 나와는 상관없다. 새로 구성된 이사진과 부산일보의 문제”라고 밝혀왔다. 그는 2월 20일엔 한발 더 나아가 “이사진이 있고 이들이 주인인데 (이사진이) 입장 표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전날엔 “(정수장학회와) 저랑은 이제 관계가 없다. 정수장학회는 공익재단이기에 이사진이 주인 역할을 한다. 사회에 이미 환원했고 (저는) 관여하지 않는다. 이미 환원했는데 뭘 더 환원하라는 것이냐”고도 했다.
이상돈 비대위원도 2월 23일 “야권의 정수장학회 문제 제기는 선거를 앞둔 정치 공세 성격이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박 위원장이 (정수장학회를) 어떻게 할 수단이 별로 없는 것이 아닌가. 이 문제는 이사진에게 공이 가버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거들었다. 지금 장학회를 이끌고 있는 최필립 이사장이 선택할 문제라는 뉘앙스다.
장학회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다른 각도에서 선을 그었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정수장학회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다. 심지어 장물이라고까지 비하하며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 부산일보는 편집권이 완전히 독립되어 있다. 노조의 사장 선출제 도입 요구는 경영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다. 이 문제는 여론화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정치적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최필립 이사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특히 박 위원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장학회에 어떤 말을 했는지를 듣고 싶었다. 3월 6일 장학회 관계자는 “최 이사장이 언론 인터뷰를 안 하시겠다고 한다”고 했다. 9일 오후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11층에 있는 정수장학회 사무실로 직접 찾아갔다. 최 이사장은 없었다. 한 관계자는 “한 달 전 ‘한겨레’와의 인터뷰 때문에 마음이 많이 상해 계신다. 그래도 한번 말씀을 드려보겠다”고 했다. 주말을 지나 12일에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기자를 만나지 않으려고 하신다”였다.
“한겨레 인터뷰로 마음 상해”
앞서 ‘한겨레’는 2월 4일 최 이사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최 이사장은 누가 뭐래도 박근혜 위원장 사람이다” “최 이사장이 박 위원장을 대신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산일보 직장폐쇄 및 매각 가능성도 수차례 내비쳤다”고 썼다.
최 이사장은 이 기사를 보고 격노했다고 한다. 자기 말을 가지고 오히려 장학회에 불리한 방향으로 보도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장학회 관계자는 “한겨레 기자가 정식 인터뷰를 한 것도 아니고 편하게 대화하는 자리에서 녹음기를 몰래 숨겨 기사로 만들었다”고 했다. 어쨌든 이 기사로 인해서 최 이사장은 “언론 인터뷰는 절대 하지 않겠다”는 뜻을 갖게 됐다고 한다.
부산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이명관 부산일보 신임 사장은 대구 달성 출신인 김석원 쌍용양회공업 명예회장의 동서다. 박 위원장은 김석원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대구 달성을 지역구로 받아 정계에 입문했다. 김 명예회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가까운 고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아들이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이 부산일보 사장 인사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뉘앙스다. 이에 대해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 박근혜 위원장이 정수장학회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있나요?
“법적으론 (손을 뗀 것이) 맞습니다. 그렇지만 정수장학회는 공익사업을 하는 법인인데, 공익법인은 이사진이 어떤 사람들이냐, 그게 핵심이죠. 정수장학회 이사진이 5명입니다. 박 위원장이 물러난 2005년에 제가 노조 사무국장으로 있을 때 최필립 신임 이사장에게서 들은 말이 있어요. 최 이사장이 ‘박 이사장께서 (2005년) 3월 15일 미국 방문 전에 내게 재단을 맡아달라고 직접 부탁해서 맡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도 지금 장학회는 당시 이사회가 이사장을 추천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당시 최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외교부 근무 때의 후배 두 명을 데리고 왔는데 이분들도 1970년대 청와대에 근무했던 분들이었어요. 나머지 두 분은 박 이사장 시절에 앉혔던 분이고요. 이런 점에서 5명의 이사진 모두 직·간접적으로 박 위원장과 관련 있는 분들이고, 이런 점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재단 이사진 구성을 보면 그렇게 볼 수 있다는 거죠.”
▼ 지난 1월 부산일보에 새 경영진이 선임될 때도 박 위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하는 건가요.
“확신할 순 없죠. 박 위원장이 (장학회를 거쳐) 부산일보에 직접적으로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최 이사장이 ‘부산일보가 박근혜 위원장의 행보에 누가 되면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고는 생각하죠.”
▼ 노조 입장에선 현재의 임원진에 대해서도 불신하는 건가요.
“그렇죠. 저희들이 애초 요구했던 건 민주적인 사장 선임제도인데 이것을 무시하고 장학회에서 임명했기 때문에 저희들 입장에선 인정할 수 없다는 거고요. 지금 불신임을 추진하고 있어요.”
▼ 신임 사장이 박 위원장과 끈이 있다, 김석원 회장하고 동서다, 이런 점 때문인가요.
“그런 소문은 있습니다. 사장의 처가가 그쪽이란 이야기를 들었고…. 그런데 그 때문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어요. (사내에서) 표면적으로 하는 얘기는 고위 간부들, 국·실장들이 추천을 많이 했던 분이 됐다, 그래서 인정을 하는 분이 됐다고 받아들여요.”
‘박근혜 선친 측근 아들의 동서’
▼ 내부 인사니까 그런 거죠? (신임 이명관 사장은 부산일보 기자 출신으로 편집국 부국장, 논설위원, 기획실장 등을 지냈다)
“그렇죠. 표면적인 이유는 그렇거든요. 그리고 이번에 또 상무로 지명된 분 중에는 보안사 출신도 있고. 그런 것도 연관이 있지 않으냐는 소문도 사내에서 나돌아요.”
▼ 신임 임원진 여섯 분이 거의 다 박 위원장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고 보는 건가요?
“예, 소문은 그런 게 있습니다. 소문은 있는데, 확정적으로 ‘그것 때문에 (임원진에 포함된 게) 맞다’라고 하기는 좀…. 확인하기는 어렵고 추정할 뿐이죠.”
이상과 같은 취재 결과, 박근혜 위원장이 법적·외형적으로 정수장학회 및 부산일보와 단절했다는 점은 사실로 보인다. 직접 부산일보 경영진 인사에 이래라 저래라 관여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위원장이 우회적으로 친분 있는 사람들을 부산일보 사장과 임원으로 앉혔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 주장은 경영진과 대립관계인 노조 측이 사실로 확신하지 못하는 심증과 추정 수준이었다.
예컨대 이명관 부산일보 사장의 경우 반(反)박 진영의 시각에선 박근혜와는 ‘선친 측근 아들의 동서’로 연결되는 인물이다. 그러나 친박 진영은 그렇게 먼 연결고리로 박근혜를 끌고 들어가는 것은 견강부회(牽强附會)이며 이 사장이 낙하산이 아닌 부산일보 기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없는 인사라고 본다.
박 위원장과 정수장학회 이사진의 관계 문제는 2007년 대선 때 나온 사안이었다. 이와 같은 점으로 미뤄볼 때 박 위원장이 우회적으로 부산일보나 정수장학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볼만한 구체적인 정보가 새로이 제시되지 않는 한 이 의혹은 소문 수준에서 계속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소문은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할 수 있다. 그러나 소문 자체도 나오지 않도록 말끔히 정리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으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정수장학회 논란의 두 번째 쟁점인 박 위원장의 이사장 재임 시절 장학회 자금 사용 문제와 관련해 정수장학회 측은 적법하게 사용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장학회 이사진이 물러나면 장학회가 정치적 격랑에 본격적으로 휩싸일 것으로 보고 있었다. 최 이사장은 “내가 그만두면 정수장학회에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사람들이 관선이사로 내려오게 돼 있다. 거기서도 정치적 성향이 개입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수장학회는 서울시교육청 관할이다. 정수장학회의 이사진이 모두 퇴진하면 반(反)박근혜 성향인 곽 교육감의 서울시교육청이 관선이사를 파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좌파 관선 이사진’이 정수장학회의 과거 자료를 들춰내 박 위원장의 공격소재로 갖다 붙일 것이라는 게 최 이사장의 걱정인 듯했다. 이에 대해 이호진 위원장에게 다시 물어봤다.
▼ 최 이사장이 물러나면 서울시교육청이 임명한 관선이사가 들어올 것이라고 하는데요.
“근거를 잘 모르겠는데 피해의식을 가진 것도 같고….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죠. 저희들도 이사진을 새로 구성하게 되면 공론을 모아서 (좋은 분들을) 영입해서 하자는 것이죠. (현 이사진이) ‘우리가 다 물러날 테니 하자’라고 하면, 과도집행부체제로 가면 돼요. 새로 이사진을 앉히고 물러나도 된다는 거죠. 공론을 모아 정치적 편향이나 시비가 없을 만한 사람을 앉히면 아무 문제없이 될 수 있죠.”
▼ 박 위원장이나 최 이사장이 정수장학회를 털고 가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박 위원장은 지금까지 무관하다고 말해왔는데 이제 와서 물러나겠다고 하면 우스워지지 않겠어요? 해온 말을 뒤집게 되니까요. 최 이사장은 연세가 많으시니 건강상 이유나, 뭐 적당한 이유를 둘러대고 물러나겠다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인데 괜한 억지를 부리고 계시죠.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 만들고 물러나겠다는 거죠.”
이와 관련해 최 이사장은 최근 사석에서 “내가 지금 물러나면 지금까지 우리가 잘못했다는 것을 전부 인정하는 꼴 아니냐. 이게 정치적으로 해석되면 완전히 만신창이가 된다. 어차피 연말이면 다 정리될 텐데 그때까지 버텨야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연말은 18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지고 최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호진 위원장은 “우리는 민주통합당과도 전혀 관계없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부산일보가 정치적 외압에서 벗어나 독립해 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월 7일 오후 7시 팟캐스트 ‘유시민·노회찬의 저공비행’ 공개방송이 부산대학교 교문 앞에서 열렸다. 이 자리서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는 “박근혜 위원장은 IMF가 나고 전체 3명인 직원 상여금을 깎으며 자신은 비상근 이사장에서 상근 이사장이 됐다. 10년 동안 이사장 재직하며 가져간 돈이 20억 원”이라고 말했다.
각 세운 문재인, 결과는?
유 공동대표가 대중 앞에서 이렇게 말한 근거가 무엇인지 알아봤다. 취재 결과 유 대표의 말은 박 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이 맞붙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 때 나온 내용을 재론한 것이었다.
이해 6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국민검증위원회는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해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결론냈다. 그러자 고(故) 김지태 씨의 차남 김영우 씨는 “박근혜 의원이 정수장학회 상근 이사장직을 겸하면서 업무상 횡령·탈세를 했다. 물러난 뒤에도 배후에서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를 받아 이명박 후보 캠프 측은 “이사장 보수로 2억5000만 원을 받았는데 어떻게 세금 한 푼 내지 않을 수 있느냐”고 문제 삼았다. 유 공동대표는 이를 빌미로 ‘10년 동안 가져간 돈이 20억 원’이라고 추산한 것이다.
보수 수령과 관련해 김재원 2007년 당시 박근혜 캠프 대변인(현 새누리당 경북 군위·의성·청송군 국회의원 후보)은 박근혜 위원장이 이사장 재임 시절 매주 2~3주 정수장학회 사무실에 출근해 근무한 것에 대해 정당한 보수를 지급받은 것이라고 했다. 횡령·탈세 의혹에 대해선 재단 실무진이 1998년 변경된 세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생긴 일이지만 2002년 언론 보도 후 박근혜 이사장이 소득세 1억2000만 원을 완납했다고 했다.
정수장학회가 박 위원장의 대권 가도에 걸림돌이기보다는 지지대가 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정수장학회는 장학 활동을 통해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장학생들은 대학 재학 때는 ‘청오회’, 졸업 후에는 ‘상청회’라는 모임에 가입한다. 1966년 설립된 상청회는 교수 회원만 400여 명에 달하고, 정치인도 다수 가입돼 있다. 회원은 3만8000여 명에 달한다.
부산지역 한 언론인은 “문재인 고문이 정수장학회 문제를 놓고 박 위원장과 각을 세웠지만 특별한 내용이 없어 부산에서 오히려 표를 잃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선 박 위원장이 장학회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면 그 부분까지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최필립 이사장 등 박 위원장과 인연이 있는 이사진이 임기 이전이라도 스스로 물러나면서 장학회 자체적으로 중립적인 이사진이 새로 들어오는 방법이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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