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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자유한국-바른 ‘先통합 後혁신’ 해야”

권영진 대구시장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자유한국-바른 ‘先통합 後혁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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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진솔하게 반성하면 국민은 다시 기회 줄 것
    ● 대구시장선거 흥행 위해 김부겸 장관과 리턴매치 원해
    ● 로봇, 전기차, 첨단의료…괄목할 성과와 확실한 비전
    ● 대구를 ‘4차 산업혁명 선도도시’로 만들 것
10월 13일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KTX 객실에서 천장에 달린 모니터를 쳐다봤다. “대구는 하루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광고 자막이 흘렀다. 대구시청에 도착해 권영진 시장을 만났다. 광고 이야기부터 꺼냈다.

조금 전 KTX에서 ‘대구가 현대로보틱스를 유치했다’ ‘대구가 이제 전기차 도시가 됐다’는 광고가 나오더군요.
“현대로보틱스는 시가총액이 7조1000억 원인 국내 산업용 로봇 생산 1위 기업이죠. 8월 본사를 대구테크노폴리스로 이전했어요. 대구에 이미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로봇산업클러스터, 야스카와 전기(로봇 분야 세계 2위 기업), KUKA(로봇 분야 세계 3위 기업)가 들어와 있어요. 대구는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할 것입니다.”

“1년 접촉해 본사 유치”

어떻게 현대로보틱스를 유치했나요?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대중공업이 혁신 차원에서 로봇사업 파트를 분사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우리 시가 1년 동안 꾸준히 접촉한 결과 현대중공업의 지주회사이기도 한 현대로보틱스가 대구를 선택한 것이죠. 대구의 로봇산업 인프라가 매력적인 데다 제가 ‘기업 하기 좋은 도시’를 약속했어요. ‘원하는 용지를 제대로 제공하겠다, 인력수급이 잘되게 하겠다, 노사평화를 위해 돕겠다’고 했죠. 공무원들도 원-스톱으로 물심양면 지원했어요. 우리 시는 ‘대기업의 대구 유턴’을 위해 앞으로도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로봇은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여겨지는데요.
“아 그럼요. 4차 산업혁명은 기계가 지능을 갖게 되는 건데, 이러한 인공지능이 로봇의 영역이란 말이죠. 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큰 축이 사물과 사물 간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IoT)입니다. 이와 관련해 대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IoT 전용망을 개통했고 IoT 기반 스마트시티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대구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역량이 축적된 곳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진단하면서 앞으로 나가고 있죠.”

대구는 물, 의료, 에너지, 미래형자동차, IoT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물 산업과 관련해 대구는 롯데케미칼 등 경쟁력 있는 16개 기업을 유치했고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착공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엔 뇌연구원을 비롯한 15개 국책기관과 115개 의료기업을 집적시켰다. 대구지역 의료기관에 대한 평판이 좋아지면서 지난해 비수도권 최초로 2만 명 이상의 의료관광객이 대구를 찾았다. 문재인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대구는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전국 1위에 올랐다. 미래형 자동차의 경우, 대구는 르노, DIC와 전기차 생산협약을 맺었고, 쿠팡·롯데글로벌로지스와 보급 협약을 체결했다.

시는 “자동차 부문 우수 기업들이 대구로 속속 오고 있다”고 했다. 대구는 경상용 전기자동차와 전기상용차에도 주력한다. 대구 전역을 자율주행(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것)을 위한 테스트베드(새 기술을 시험하는 지역)로 구축할 계획이다. 25개 대학이 몰려 있는 덕분에 대구와 그 주변엔 27만 명에 달하는 대학생·대학원생이 거주하고 있어 고급인력 확보도 용이하다고 한다.

‘대구 개조 야망’

대구 소재 국내 최대 로봇업체인 현대로보틱스 공장 내부.

대구 소재 국내 최대 로봇업체인 현대로보틱스 공장 내부.

대구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보수’ ‘섬유’ ‘1인당 지역내총생산 전국 꼴찌’ 같은 것이었다. 전체적으로 ‘과거에 고착되어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지금 대구는 오랜 잠에서 깨어나 혁신을 시도하는 것처럼 비친다. 몇몇 시 공무원은 “권 시장이 10년, 50년 앞을 내다보면서 ‘경제가 강한 도시’로 대구의 틀을 다시 짜려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권 시장의 ‘대구 개조 야망’은 ‘대구국제공항 통합이전’ 의지로 더 구체화된다. 박근혜 정부 시절 대구와 부산은 동남권신공항 입지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고 결국 신공항 설립 건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다. 지금 대구는 ‘대구국제공항 이전으로 남부권을 아우르는 제대로 된 경제 공항을 짓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어지는 권 시장과의 대화다.

대구국제공항 이용객이 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대구공항은 작은 공항으로 인식되는데, 공항 이전 효과가 있을까요?
“지금 대구공항은 개항 이래 최고의 활황세를 보여요. 이용객이 올해 370만 명 정도 될 것이고 2025년엔 570만 명이 될 겁니다. 그러나 주택가에 둘러싸여 이대론 확장이 어려워요. 이제 항만 시대에서 항공 시대로 가고 있어요. 국제 항공물류가 가능한 경제 공항이 있어야 지역경제가 발전합니다. 우리나라 남부엔 이런 공항이 없죠. 수도권만 비대해지고 남부는 텅텅 비는 거죠. 정부의 철학 부재, 지역이기주의로 계속 무산됐고요. ‘이걸 포기할 것인가?’ 곰곰이 생각한 결과, ‘그럴 순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경북 군위 또는 의성에 대구국제공항을 이전해 추풍령 이남 전체를 아우르는 경제 공항을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길이 3500m 이상 되는 활주로를 지어 항공물류가 가능하도록 하는 거죠. 정부 돈도 별로 들지 않아요. 이렇게 공항을 만들면 대구는 우리나라 남부의 중심도시가 될 것입니다.”


대구국제공항 주차장에 이용객들의 차량이 꽉 들어차 있다.[동아 DB]

대구국제공항 주차장에 이용객들의 차량이 꽉 들어차 있다.[동아 DB]

‘제일 솔직한 시장(市長)’

조금 전 시 공무원들과 담소를 나눴는데, ‘제일 솔직한 시장(市長)’ 같다고, 시민들에게도.
“어떻게 보면 손해 보는 것도 많죠. 속에 있는 걸 감추지 않으니까. 우리가 시민들 말씀을 존중하고 경청해야 하지만 시장이 그냥 ‘아이고, 뭐 알았습니다’라고 하면서 대충 넘어가는 건 아니라고 봐요.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아요. 저는 시민들과 정직하게 소통해요.”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말하나요?
“우리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해 안 될 것도 될 것처럼 이야기하잖아요. 결국은 그게 정치 불신으로 이어지거든요. 저는 어려운 건 왜 어려운지 말해요. 감추고, 임기응변으로 넘기고, 장밋빛 희망만 제시하는 식은 아니죠.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함께 가야 할 길에 대해 합의점을 찾으려 해요. 소통 공간을 늘려 많은 목소리도 들고 제 이야기도 하면서 시민들과 제대로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어떤 상황도 피하거나 하지 않죠. (※ 시에 따르면, 권 시장은 ‘시민원탁회의’를 11회 개최했고 83개 ‘현장소통시장실’에서 현안 354건을 처리했다. 또한 그는 시장업무추진비 20%를 삭감해 서민지원예산으로 돌렸다고 한다.)”

정치 관련 이야기도 하고 싶은데요. 많은 대구시민을 만나봤을 텐데, 이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어떠한 정서를 가지고 있나요?
“과거 정부는 권위주의 문화에 조금 익숙한 국정 스타일을 보였었죠. 일방적이죠. 반면 현 정부는 쌍방향 소통, 국민 감성에 맞는 국정 운영을 잘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이것이 정부 역할의 전부는 아니죠. 기본적으로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먹는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안전과 먹는 문제.
“이런 점이 아쉽다는 이야기가 시민들 사이에서 많아요. 북한 핵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대응에서도, 하지 않아도 될 것을 소모적으로 끌고 가면서 안보 위기를 지속시키는 측면이 있고요. 사드 문제는 중국한테 한 번 맞아야 될 뺨을 두 번 맞고도 결국 배치하는 거 아니에요? 전 정부에 미뤘으면 얼마나 좋아요?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중국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쪽으로 갔으면 중국 측 보복이 조기에 완화됐을 텐데. 북핵 문제도 한미동맹 없이 해결하기 불가능한 것이면 중심 고리를 한미동맹으로 잡았어야 해요. 그러나 한미동맹과 관련해 이 정부 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와요. 이 정부가 국정 운영에 미숙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경제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웠다가 지금은 혁신성장도 이야기합니다.
“그 소득을 올릴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데 소득이 성장할 수 있나요. 세금으로 소득을 보전하겠다는 식으론 오래가지 못하고 다음 세대에 부담만 남기죠. 각 나라마다 지금 해외로 나간 자국 기업들을 불러들여 본국의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만들려고 노력하죠. 그러나 우리는 국내에 있는 기업들조차 나가려 해요. 경제를 복지에 같이 맞붙여버리면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합니다. 저는 정부가 복지를 확대하는 부분은 일리가 있다고 봐요. 그러나 경제라는 한 축이 뒷받침이되지 않으면 안 되죠. 기업주도성장이 빠진 소득주도성장이나 복지정책은 지속 가능성이 없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이기 때문에 외국에 나가 있는 기업들을 국내에 불러들여 투자하도록 하는 게 가능해요. 그러려면 기업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일방적인 기업 편들기를 하지 않아도 돼요. 용지라든지 세제라든지 길이 많아요.

“정부도 안다”

환경문제도 마찬가지죠. 탈(脫)원전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봅니다. 원전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면 되죠. 친환경은 입증됐고 안전에 대해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요. 그렇다고 그냥 완전히 폐기한다? 안전에 대해 보강하면서 다른 에너지 정책과 궤를 같이하도록 해야지, 지금 우리나라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원전을 대체할 수 없어요. 장기적으로 짜놓은 에너지 계획을 5년 단임 정권이 다 흩뜨려버린다면 이건 국가 미래를 위해 옳지 않죠.”

문재인 정부가 현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면 사회 일각에서 인내의 한계 같은 것이 나타날 것이라고 보나요?
“정부도 알고 있어요. 소득주도성장을 혁신성장으로 또 바꿨잖아요. 혁신성장이 무엇인지 아직 불명확하지만 취임한 지 서너 달 만에 성장 개념을 바꿨다는 것은 스스로 문제를 인정하는 것 아니겠어요.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과 파생될 역기능을 이 정부도 잘 알고 있다는 방증이죠. 결국은 먹고사는 문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고는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어요. 이런 측면에서 이 정부는 기업주도성장을 다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지금은 정부가 무슨 얘기를 하더라도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하기 꺼려요. 외국에 있는 우리 기업들이 돌아오려고 하지 않아요. 지금이라도 대전환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신산업 육성과 관련해서도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야 해요. 대구를 물산업 허브로 만들겠다고 하면서도 환경부 정책을 보면 물 관리 일원화에만 집착하고 있어요 이제 물산업 기술 없이 물환경을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통합’ ‘혁신’ 그리고 ‘겸손’

권영진 대구시장이 9월 20일 대구에서 열린 ‘세계물도시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9월 20일 대구에서 열린 ‘세계물도시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시장은 탈당하지 않고 자유한국당을 지켰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 당의 문제에 대해 고민을 왜 안 했겠어요. 제가 1999년 이회창 총재를 만나면서 선택한 당이 한나라당이고 그 당이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으로 변화했어요. 당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마음에 드는 당을 새로 만들거나 찾아가는 것은 쉬운 선택이죠. 더 어려운 선택은 몰매를 맞더라도 이 당에 남아서 국민의 신뢰를 받는 당으로 바꿔가는 것이죠. 그래야 우리 정치가 바로 간다고 봐요. 그동안 우리 정치는 국민을 속이기에 급급했죠. 수많은 정당이 혁신과 개혁의 이름으로 쪼개졌고 뭉쳤죠. 그러나 정치가 달라진 게 있나요. 어렵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당이 스스로 혁신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을 가야 해요. 이런 정당 간의 건강한 경쟁이 정착될 때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봐요.”

이어 권 시장은 “사실 이 당을 지켜오면서 손해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지고 나서 미래연대(한나라당 소장개혁파 모임) 차원에서 한나라당으론 도저히 안 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때 열린우리당으로 간 김부겸, 김영춘, 안영근은 2004년 총선에서 당선됐지만 남아 있던 권영진, 정태근, 김성식은 다 떨어졌다”는 것이다. 권 시장은 “그때도 후회하지 않았다. 이 당을 어떻게든 혁신해 2007년 정권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역대 보수정당 중 최저 수준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요?
“지금 국민의 신뢰를 잃었어요.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해야 합니다.”

“‘보수는 안보’ 고정관념 깨라”

▼미래연대 활동을 함께 한 분들 중에 바른정당으로 옮긴 분이 적지 않습니다. 바른정당과의 연대나 합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씀해주십시오.
“보수가 다시 서려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선(先)통합 후(後)혁신’의 길로 가야 한다고 봐요. 자꾸 혁신, 혁신 하는데, 저는 두 정당 모두 무엇을 혁신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국민의 눈엔, 두 정당이 어떻게 달라지려고 하는지가 불명확해요. 혁신은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나와야 해요. 왜 보수에서 나온 대통령은 탄핵됐는가, 왜 보수는 분열됐고 대선에서 져서 야당의 위치에 섰는가, 왜 보수는 괴멸 위기에 처했는가? 첫 번째는 권위주의 문화, 두 번째는 오만, 세 번째는 분열이라고 봐요. 이 세 가지가 오늘의 보수를 위기 앞에 세운 겁니다. 정권 내에서 잘못은 늘 생겨나죠. 권력은 독점과 독식의 관성이 있고 그렇게 가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거든요.

당내 민주주의와 활발한 의사소통으로 스스로 그러한 독점, 독식, 부패가 끼지 않도록 했어야 하는데 그것을 못 한 거예요. 쉽게 말하면 최순실을 못 막은 거죠. 소통 부재와 당의 권위주의 문화 때문에 못 막은 거죠. 또한 얼마나 오만했어요. 지난 총선 공천 과정을 보세요. 180석 운운하면서 친박 마케팅을 넘어 희한한 진박 마케팅까지 했죠. 결국 그러다가 총선에서 참패하지 않았습니까? 총선에서 1당을 안 놓쳤으면, 과반수 정당이 됐으면 탄핵 사태가 왔겠어요? 그러고 나서도 아무 반성 없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서로 싸우다 분열한 거죠.”

이런 점들을 돌이켜볼 때….
“역으로 통합해야죠. 분열 때문에 이 보수가 궤멸의 위기에 처했으니, 새롭게 혁신해나가려면, 무조건 통합해야죠. 자기 이해관계를 버리고요. 국민과 보수 지지층을 위해 자신의 사적인 견해나 옳고 그름을 버리고요. 각자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통합해야죠.”

통합한 뒤엔?
“겸손해야 합니다. 민주적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그게 국민이 보수정당에 바라는 바죠. 그리고 좀 치열하게 문제를 보면 좋겠어요. 국민 삶과 직결된 문제를.”

‘국민 삶의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권 시장의 주문은 인상적으로 들린다. 그는 미래연대 시절부터 “정치가 이념이나 큰 담론에 매달려 있다. 국민의 실제 삶에 직결되는 문제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정치가 삶의 문제에 어떻게 파고들어야 하는지 그의 진단을 더 들어봤다.

“정부가 아르바이트하는 젊은 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준다면서 최저임금을 16.8%나 올렸어요. 이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때문에 지금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이 넋을 놓고 있죠. 보수 야당이 여기에 부응해주고 있나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주는 결과로 가지 않는다고 자영업자들이 말합니다. 중소기업들은 ‘문을 닫아야 하느냐, 한국을 떠나야 하느냐’ 하는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이런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야당이 이야기를 안 하고 있어요. 물론 북핵 안보 문제에 보수정당이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봐요. 그러나 ‘보수는 안보’라는 고정관념에선 벗어나야 해요. 보수든 진보든 야당은 정부 여당의 정책에 대해 국민의 처지를 대변하고 싸워야 합니다. 이게 야당의 역할이죠. 보수정당이니 안보만 가지고 반대하고 투쟁한다? 그것이야말로 낡은 사고죠.”

“‘대구가 왕따’라는데…”

내년 6월 권 시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대구시장선거 리턴매치가 성사될지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요.
“김부겸 장관과 제가 리턴매치를 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 여부와 관계없이, 대구시민을 위해, 대구를 역동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고 봐요. 대구는 정치적 경쟁이 있는 활력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해요. 김부겸 장관과 제 개인적 미래와 관련해 두 사람 모두에게 남는 장사라고 봐요. 대구 시민들 입장에서도, 저를 찍든 김부겸 장관을 찍든 선택지가 있어서 좋은 거죠. 또한 내년 지방선거의 스포트라이트가 대구에 모아지죠. 요즘 들어 ‘대구는 정치적 왕따’라고 하는데, 이렇게 대구로 포커스가 맞춰지면 대구의 역동성이 살아나겠죠. 김부겸 장관과 저도 정치에 나선 이상 국민적 인지도도 높아지고 국민적 기대도 받게 되어 좋은 거고요.”

“정치는 벼슬자리 따먹기 아냐”

김부겸 장관 처지에선, 만약 대구시장선거에 출마했다가 지게 되면 장관직과 의원직을 다 잃게 될지 모르는데요…. (웃음)
“아니, 장관직은 자기 스스로 한 게 아니라 임명된 거니까 언젠가 물러날 자리죠. 정치를 하면서 보너스로 얻은 거죠. 김부겸 장관도 4년 임기 국회의원이고 저도 4년 임기 시장이므로 잃는 건 똑같아요. 지금 여론조사하면 제가 김부겸 장관에게 뒤진다는데 그래도 정치라는 게 안전하게 벼슬자리 따먹으려고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김부겸 장관도 안전한 국회의원 길로 계속 갈 것이냐, 아니면 정치적 울림을 가지고 더 큰 정치로 갈 것이냐, 선택해야겠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김부겸 장관이 안 나오면 아마 상대적으로 재선하는 데 좀 편하지 않겠어요? 그러나 이 길이 저를 위한 길도 아니고 대구를 위한 길도 아니라고 봐요.”

자유한국당의 지방선거 전망이 상당히 비관적이라고 합니다. 반전의 여지가 있다고 봅니까?
“선통합 후혁신의 길로 제대로만 가면 비관적인 결과가 나오진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 국민이 현명하기 때문에 자유한국당과 보수가 제대로 하면 균형추를 맞춰줄 것이라고 봐요. 지금 좌우 균형이 너무 일그러져, 기울어져 있거든요. 이 또한 우리나라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죠. 지금은 자유한국당과 보수를 좀 들어 올리려 해도 마음이 안 가는 거예요.”

권 시장은 “보수가 통합하고 혁신하면 ‘그래도 보수를 살려 좌우 균형을 맞춰야 나라가 살아나겠다’는 여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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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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