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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제언 Ⅱ

“해양시대, 바다 주권 수호하는 역동적인 국가기관으로 육성해야”

창립 59주년 대한민국 해양경찰의 과제

  • 김영구│여해연구소 소장 kim.youngkoo@yahoo.com

“해양시대, 바다 주권 수호하는 역동적인 국가기관으로 육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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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영국에서는 해군이 해양오염 방지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새로운 오염방지 업무를 전담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과 당혹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그 해양경찰 대표에게 당시 해군 법무차감이던 필자는 “가능하다면 이 임무를 해군이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기관이 임무를 맡으면 조직과 인원 및 예산이 당연히 뒤따르를 것이므로 새로운 임무를 두려워할 것만은 아니라고 귀띔해주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해양경찰은 해양오염 방지 업무의 주무기관이 됐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직, 인원 및 예산이 차차 갖춰진 것도 물론이다.

해양 의존의 세기

“21세기는 해양 의존의 세기”라는 말을 많이 한다. 우리가 의식하거나 의식하지 못하거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분명 ‘해양 의존’의 세기’다. 물류 유통, 에너지 자원 개발, 생활공간, 심지어는 식량 수급까지 인류는 해양에 의존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바다를 의식하고, 각종 문제에 대비하면서, 집요하고도 성실하게 필요한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 이런 분야에 관한 한 최일선에 선 국가기관 중 하나가 해양경찰이다.

앞으로 한 세기 동안, 바다라고 하는 일반인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국가적인 목표와 기능을 정의하고 준비하고 나아가 국가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해양경찰은 국가 기관 중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부서로 계속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다. 꼭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우리나라는 육지 영토의 3.9배나 되는 EEZ를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 추정치일 뿐이다. EEZ 중 대부분이 아직 범위가 확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접 관할 수역 면적은 대체로 38만㎢를 조금 넘는다고 보고 있다. 이 관할 수역을 지키고 주권적인 권리를 행사하는 일을 해양경찰이 맡고 있다.



최근 이 바다를 둘러싼 주변국과의 갈등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은 해양굴기(海洋堀起), 즉 ‘바다에서 일어선다’는 말을 쓸 만큼 해양강국 건설에 매진 중이다. 해양산업을 8대 핵심사업으로 정했다. 일본도 2007년 해양기본법, 2008년 해양기본계획 등을 제정해 국가해양 전략의 기본 골격을 세웠고,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종합해양 정책본부’를 출범시켜 일관성 있는 해양 정책을 추진 중이다. 국제 해양 문제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해양을 통해 국부를 창출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우리나라와 이런 주변국의 이해관계는 상충될 수밖에 없다. 1996년 유엔해양법협약 발효 이후 꾸준히 진행 중인 중국·일본과의 해양경계획정 협상이 크게 진전을 보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일본과는 독도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는 서해와 동중국해에서의 경계획정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흔히 마주 보는 국가나 인접한 국가 사이에 해양관할 수역(대부분 영해나 EEZ) 경계를 획정할 때는 ‘등거리 원칙’을 기준으로 삼는다. 여기에 첨가해 해안선의 길이나 인접한 섬의 존재, 그리고 섬과 연안의 인구 수 같은 것을 참작하게 돼 있다. 이것을 ‘비례의 원칙’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서해에서 한국과 중국의 경계를 정하는 것을 예로 들어보자. ‘등거리 원칙’을 적용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중국, 심지어 북한까지 모두 동의한다.

해양 주권의 수호자

“해양시대, 바다 주권 수호하는 역동적인 국가기관으로 육성해야”

지난 7월 인천에서 해양경찰청 본청 간부와 전국 15개 해양경찰서 서장 등이 참여해 열린 불법조업 단속 체험 훈련 모습. 이날 참가자들은 진압복을 입고 가상의 중국어선에 올라 단속법을 체험했다.

그러나 ‘비례의 원칙’을 적용하는 데 대해서는 입장이 다르다. 중국은 중국의 해안선 길이가 우리나라에 비해서 더 길고, 따라서 비례의 원칙을 적용할 때는 중국 측에 ‘비례적 우위’를 적용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정확히 본다면 통상기선(normal base line)을 적용할 경우 한국 해안선의 길이(2690km)가 중국의 그것(2280km)보다 더 길다. 그러니 적어도 서해에서 해양경찰의 세력을 배분한다면 한국이 중국에 비해 ‘비례적 우위’를 확보하는 세력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생물자원을 놓고도 우리나라는 주변국과 갈등 관계에 있다. 해양경찰이 연간 300~400척의 중국 어선을 나포하고 있지만 우리 EEZ를 침범하는 중국 어선의 수는 계속 늘고, 단속방해 행위는 갈수록 과격해진다. ‘해양 영토의 수호자’ 해양경찰에 더 큰 힘이 실려야 하는 이유다.

한중 어업협정이 발효되기 직전인 2001년 2월까지 우리 해양경찰은 노후한 3000t급 경비정 3척과 소형 경비 선박 몇 척만 갖고 있었다. 항공력은 전무했다. 필자는 해양법 학자로서 주권적인 권리를 행사하는 국가의 기본적인 체제가 이처럼 열악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점을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지적했었다. 이후 해양경찰은 꾸준히 성장해 지금은 인력 1만여 명, 함정 289척, 항공기 20대를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면이 있다. 한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 사이에 EEZ 및 대륙붕 협상이 체결되면 우리나라의 해양 영토는 더 넓어지므로 좀 더 광역화되고 입체적인 경비체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해양경찰은 앞으로 대형함정 4대와 고정익 항공기 8대 및 회전익 항공기 7대를 신규로 확보할 예정이다. ‘해양경찰 비전 2020’을 수립해 2020년까지 장비 증강에 매진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장비 증강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 해양경찰은 대형함정 33척, 항공기 34대를 보유하게 된다. 초계순찰의 기동성이 높아지고, 사고해역에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체계적인 광역 경비 임무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해양시대, 바다 주권 수호하는 역동적인 국가기관으로 육성해야”
김영구

1939년 출생

해양사관학교·서울대 법학과 졸업, 한양대 법학박사(국제법)

현 동북아역사재단 자문위원

수상: 한국해양대 학술대상(2004), 부산시문화상 학술부문(2004) 등


국가가 해양경찰에게 가장 역동적인 국가기관으로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 주는 조직과 인원과 예산은 모두 혈세에서 나온다. 그것은 곧 우리 국민의 꿈과 이상과 안전을 보장해야 될 해양경찰에게 주는 신뢰다. 이 귀중한 국민의 신뢰에 대해 성의와 창의로 응답한다면, 젊음을 송두리 째 바쳐서 헌신한다면, ‘대한민국 해양경찰’은 영국보다, 미국보다 그리고 중국이나 일본보다 더 훌륭한 해양경찰로서 영광된 성장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신동아 201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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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구│여해연구소 소장 kim.youngko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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