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호

“명품학과 육성으로 지방대학 한계 넘는다”

신흥 명문 일군 이병하 신성대 총장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12-09-21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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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성레미콘서 번 돈으로 대학 설립
    • 취업률 95%, 국가고객만족도 전국 2위
    • 치위생과 등 8개 명품학과 인기 상한가
    • 2007년 이후 150명 해외 공동학위
    “명품학과 육성으로 지방대학 한계 넘는다”
    입학 뒤 졸업 때까지 방학이 없는 학교, 특성화 학과 재학생 전원 기숙사 생활, 취업 전까지 전공 관련 자격증 1인 5개 이상 취득, 지도교수가 군 생활과 취업까지 자문, 평균 취업률 95%, 국가고객만족도 대학부문 전국 2위, 12년 연속 우수공업계 대학 및 특성화 대학….

    충남 당진에 터 잡은 신흥 사학 신성대의 특징 몇 가지다. 3학부 33개 학과·계열에 재학생 4000여 명의 신성대는 그야말로 작지만 강한 대학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신성대학교가 내건 슬로건은 ‘입학에서 취업까지.’ 백화점식 학과 개설보다는 ‘명품학과’를 위주로 특성화 교육을 하고, 우수인력을 배출해 취업까지 이어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현대제철과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제철산업과는 졸업 뒤 현대제철에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될 수 있기 때문에 개설 2년 만에 30대 1의 입학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갖춘 자동차계열학과, 해병대 등의 군부사관으로 임관할 수 있는 전문사관과, 간호학과 등 보건계열 학과는 신성대가 자랑하는 ‘명품학과’들이다.

    신성대는 기본적으로 2·3년제 대학이지만 정규 4년제 간호학과도 두고 있다. 유아교육과, 물리치료학과, 치위생학과, 자동차공학과, 전기공학과 등은 3년제 이후 1년 또는 2년의 전공심화 과정으로 4년제 학사학위를 받게 된다.

    개교 17주년



    신성대학은 1995년 자동차과 등 9개과 720명의 첫 입학생을 모집했다. 올해로 17년째니 대학 연륜도 어느덧 늠름한 청년의 그것이다. 9월 4일 이 대학을 설립한 태촌(太村) 이병하 총장(75)을 만나러 가는 길에 가을을 재촉하는 장대비가 쏟아졌다. 이 총장은 충남 당진이 고향으로 신성레미콘 등 기업을 일궈 모은 돈으로 이 학교를 세웠다. 인자한 학자 풍모를 갖추고 있는 이 총장의 첫마디는 요즘 교육계의 현실을 질타하는 내용이었다.

    “요즘 교육계가 시련기를 맞이한 것 같아요.”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3학년도 정부재정 지원제한 대학 및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 평가 결과’를 두고 하는 소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8월 31일 대학구조개혁위원회와 학자금대출제도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하위권 15% 대학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 속한 대학들이 개혁을 통해 벗어나지 못하면 퇴출이나 통폐합 대상이 된다. 신성대는 이번 조치와 무관하고 전문대 가운데 상위권 대학이지만 이 총장은 교육 당국의 획일적인 교육 잣대가 답답하기만 하다.

    “사립학교법이 진흥이 아니라 규제 중심입니다. 그래서 국내에 사학이 80% 이상을 차지하는데도 자율 경영이 안 이뤄지고 있어요. 교육의 첫째 목표는 인간다운 인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전문대학의 경우에도 기술교육 못지않게 인성 교육이 중요합니다. 교육 풍토가 실용적인 것을 너무 강조하고 대학 운영에 제약이 많다보니 앞뒤가 뒤바뀌게 됩니다. 교육 당국이 대학을 평가하는 기준도 획일적이고요. 각 대학의 서로 다른 설립 취지를 존중해야 교육이 삽니다.”

    이 총장이 대학을 설립하던 1994년엔 대학 환경이 지금과 많이 달랐다. 당시 107개 대학교와 117개 전문대학이 있었지만 지금은 4년제 대학 183개, 전문대학 147개로 늘어났다. 그만큼 대학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명품학과 육성으로 지방대학 한계 넘는다”

    2011년 10월 이병하 총장이 인테리어과 학생들의 작품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지방대가 살아야 균형 발전

    “대학 설립 초기에 저는 무엇보다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학생들에게 기본예절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실적을 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하다 보니 아무래도 갈수록 인성교육에 소홀하게 돼 안타깝습니다.”

    신성대는 황해경제자유구역의 중심인 당진에 자리 잡고 있다. 당진은 올해 1월 1일자로 시로 승격됐을 만큼 경제적으로 활황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위치상 신성대는 지방대의 한계를 안고 있다.

    “지방대는 어느 곳이든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내 자식만큼은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에 보내고, 전문대를 보낼 때도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서울에 가면 등록금도 비싸고 주거비 등 기타 비용이 훨씬 많이 드는데도 그런 의식이 바뀌지 않아요. 기업들도 서울 소재 대학 출신을 먼저 뽑으려고 합니다. 좋은 대학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으니 기업이 지방으로 가면 직원을 구하기 힘들어요. 그러니 지방의 발전은 더욱 더디게 됩니다. 나라 경제를 더 발전시키려면 지방대학을 더 살려야 해요.”

    이 총장이 지방대 육성론을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런 취지라면 교육당국도 이미 경쟁력을 갖고 있는 수도권 대학보다는 지방대를 우선 지원해야 하는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따라서 지방대학은 살아남기 위해 취업률 등 실용적인 측면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낮은 취업률을 과대 포장했다가 교육당국의 철퇴를 맞은 곳도 있다. 신성대는 그나마 졸업생들의 사회 진출이 성공적이다. 게다가 탄탄한 재정을 갖추고 있고, 명확한 교육 이념을 가진 설립자가 지휘봉을 쥐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학교다.

    신성대가 내세우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는 2009년부터 정부지원금으로 운영되는 청년취업아카데미사업이다. 산업체가 직접 이 프로그램의 교육과정에 참여해 실무 위주의 이론 및 실습교육을 한다. 재학생은 누구든지 이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지난해엔 4~12월 청년취업아카데미 교육과정에 참가한 100명 가운데 96명이 대기업에 취업했다.

    현대제철은 이 프로그램에 연 1억 원 이상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고, 임직원을 겸임교수로 파견하고 있다. 재학생들은 전원 기숙생활을 하며, 입학부터 졸업까지 방학 없이 학교가 운영된다. 학생들은 취업 전까지 전공 관련 자격증을 1인 5개 이상 취득한다.

    “당진시와 연계해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주 1회 조별로 지역의 독거노인이나 복지원 봉사활동을 실시해요. 지도교수들이 입학에서부터 군생활, 취업까지 지도해주고요. 그 결과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에서 신성대가 최우수 교육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신성대는 올해 전기공학과와 보건계열, 유아교육 쪽 학생들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할 계획이다.

    명품학과에는 인센티브

    눈에 띄는 또 다른 사업은 명품학과 제도다. 명품학과는 3년간 실질취업률 100% 달성과 입시충원 및 입학률이 100%가 돼야 선정될 수 있다.

    “연구실적과 인성평가, 강의평가 등 여러 실적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 도전장을 내려면 학과 구성원들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해요. 어쨌든 명품학과 운영은 대외평가나 입시경쟁률 등에서 큰 상승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병하 총장은 각 학과가 해당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학과가 되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전문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8년 이 제도를 처음 제안했다. 송준강 부총장에 따르면 이 제도는 “지방대학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던진 처절한 한 수”였지만 결과적으로 대학을 살리는 ‘묘수(妙手)’가 됐다. 신성대의 명품학과 지정은 대학 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여겨져 타 대학에서도 관심을 갖는 개혁적인 제도가 된 것이다.

    신성대의 명품학과 제1호는 미용예술계열이다. 이후 치위생학과, 제철산업과, 간호과, 호텔조리제빵계열이 선정됐다. 올해는 유아교육과, 전기공학과, 복지행정과가 각각 선정돼 교수 인센티브로 2600만~5000만 원의 현금을 학과별로 지급받아 다른 학과의 부러움을 샀다.

    지역 밀착형 대학

    “명품학과 육성으로 지방대학 한계 넘는다”
    신성대의 취업률은 1997년 91.7%를 기록했고, 2년 뒤 88.7%로 떨어졌다가 2000년부터는 95%대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취업률이 가장 높은 해는 2003년으로 98.3%였다.

    ▼ 해외 8개국 27개 대학, 국내 8개 대학 등과 공동학위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학교들과 어떤 과정을 개설했는지요?

    “공동학위 과정은 세계 명문대학들과 재학생, 교수, 직원 등의 교류를 통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학점 교환, 공동학위제, 학술교류 및 공동협력사업 추진 등을 통해 대학을 발전시키려는 취지입니다. 2007년 이후 신성대 재학생 150여 명이 미국 에딘보로대학, 중국 칭다오 빈하이대학, 윈난교통기사대학 등에서 공부를 해왔습니다.”

    ▼ 학생들이 해외에 나가서 적응을 잘하는지요?

    “중국 쪽에 가서는 학생들이 잘들 하는 것 같아요. 생활비도 싸고, 언어 문제도 잘 극복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1년, 한국에서 2년 공부해서 공동 학위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주로 간호과 학생들이 진출했는데, 비싼 생활비와 언어 문제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그곳에서 공부하면서 자격증까지 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신성대는 한국생산성본부와 미시간대가 공동으로 실시한 국가고객만족도 조사에서 2006년, 2007년 연속으로 전문대학부문에서 전국 2위에 올랐다. 90% 이상의 높은 취업률과 실험실습 현대화, 교수와 학생 교육역량강화 투자비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고객이란 곧 학생을 의미한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신성대의 전 교직원은 학생들의 면학 및 생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대학자체감사제도를 확립하고 있다. 또 2001년부터 매년 학생시설 확충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휴식공간과 강의실 리모델링, 박물관과 공연장 시설 확충 등의 노력을 해왔다.

    “현대적인 시설 등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학교에 대해 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취업이 잘된다는 것입니다.”

    자동차공학과 2학년 김선강 씨(20)는 “실용적인 기술들을 잘 배울 수 있고, 취업도 잘되는 학과에서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고향을 위해 고향에다 신성대를 세웠다. 그래서 이 대학은 어느 곳 못지않게 지역밀착형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지역 내 중·고교나 공공기관들과 지속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산학협력단을 설치해 기술이나 인적 교류에 힘쓰고 있으며, 학생들의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한 편이다.

    “물리치료과 학생들은 분기별로 노인들에게 물리치료를 해드리고 있어요. 피부미용과 학생들은 주민의 머리와 피부를 관리해드리고, 호텔조리제빵계열 학생들은 맛있는 뷔페 음식을 제공합니다. 다문화가정 자녀에게는 학자금 50%를 지원해주고 있어요. 해마다 노인 1000여 명을 학교로 초대해 경로잔치를 마련해드리기도 하고요. 현대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어르신들에게는 따뜻한 정을 주고, 이 시대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에게는 경로효친의 사상을 심어주는 행사였어요.”

    신성대는 또 당진시가 신청사에 입주하면서 남게 된 구청사를 장기 계약해 평생교육원과 산학협력단을 그곳으로 이전했다. 평생교육원은 주민에게 가까이 다가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고, 산학협력단은 당진에 기반을 둔 크고 작은 기업들에 사무실 등 여러 가지를 지원하고 있다.

    농사꾼이 될 뻔하다

    이병하 총장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농사꾼의 길을 걸을 뻔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그의 아버지는 기다렸다는 듯 그를 농사꾼으로 단련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공부가 하고 싶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6·25전쟁이 발발해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중학교 교복에 학교 모자를 쓰고 동네를 활보하는 꿈을 꾸던 그다.

    “제가 몸이 좀 약했어요. 그래서 장골이던 형님과 달리 늘 기운이 없고 육체노동은 자신이 없었지요. 그땐 왜 아버지가 내 맘을 몰라줄까 무척 아쉬워하기도 했지요.”

    그러던 그는 중학교 진학을 못한 아이들만 모아서 가르치는 재건학교가 당진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귀가 솔깃했다. 일반 중학교는 아니었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갈 자격을 준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아버지는 반대를 계속했고, 고심하던 그는 안방 벽에 걸린 갓집에서 아버지의 인감도장을 몰래 꺼내다가 입학 원서에 도장을 찍어 제출했다고 한다.

    “얼마 뒤 입학 날짜가 다가와서 혼이 날 각오를 하고 아버지께 말씀드렸더니 그때는 크게 반대하지 않으시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꿈에 그리던 중학교 생활을 시작했지요.”

    중학교를 무사히 마친 그는 당진상고를 졸업하고 경희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그때도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학업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형님 등 주위의 도움을 받았다.

    “어려운 형편에 공부하면서 저는 가난한 아이들도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기업을 운영하면서 돈을 좀 벌자 대학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레미콘 회사를 운영하면서 특히 노태우 정권 때 200만호 건설 공약 덕분에 큰돈을 벌었어요. 돈을 더 많이 벌 수도 있었지만 제가 떠올린 단어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었습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거지요. 돈을 벌다 내 인생을 마감하느니 학교를 세워 고향의 후배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69년 시멘트 벽돌을 제작하는 신성블록을 창업한 그는 1990년부터 이름을 신성콘크리트공업으로 바꾸고 레미콘 사업에 집중했다. 보도용 콘크리트판, 벽돌, 경계블록 등 여러 제품이 KS 허가와 ISO9001(품질경영 국제표준) 인증을 받기도 했다. 1996년 이 총장은 내수를 활성화한 공로로 동탑산업국민훈장을 받았다.

    동탑산업국민훈장 받아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 대학 설립을 권유한 이들이 있었어요. 당진에 공업단지가 들어서고 있어 기술 인재를 양성할 만한 교육기관이 필요한데, 자녀를 교육시키고자 해도 수도권 쪽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가족이나 가까운 친지들은 처음에 모두 반대했지만 저는 뜻을 굽히지 않았어요.”

    1991년 그는 대학설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1993년 초 초대형 입시부정 사건이 터지면서 대학 인가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대학설립 요건이 크게 강화된 것이다. 대학 인가를 앞두고 경쟁자들의 방해 공작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신념을 갖고 설립 요건을 하나씩 충족해나갔다. 12만평의 부지를 미리 매입했고, 총 350억원의 설립 비용도 마련해뒀다.

    “사회에 공헌한다고 생각하고 저의 전 재산을 털어서 대학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에 일부 학부모들의 맹목적인 학벌주의와 사교육 맹신 현상 때문에 입시부정이 나왔고, 교단의 이미지는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투명한 대학 경영을 통해 훌륭한 인성을 가진 전문 기술인을 양성해야겠다고 다짐했지요.”

    ▼ 대학운영과 기업 경영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사업과 대학 운영은 많이 다릅니다. 물론 대학 운영에도 경영 감각 같은 게 있어야 해요. 사실 처음엔 제가 대학을 기업 방식으로 경영하려고 했어요. 그랬더니 구성원들이 잘 따라오지 못하더군요. 대학은 원래 이윤 추구가 목표가 아닌데다, 대학 교수들은 자존심이 강해요. 그래서 경영보다는 더불어 상의하며 운영해나가는 방식으로 바꾸었답니다.”

    ▼ 대학 운영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는지요?

    “2000년대 초 교내 노동조합이 설립됐어요. 노조와 학교 측이 강경하게 대립해 반목의 골이 깊어갔습니다. 그러나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면서 한마음이 될 수 있었지요.”

    ▼ 언제 보람을 느낍니까?

    “사회에서 훌륭하게 생활하고 있는 제자들로부터 인사를 받을 때입니다. 얼마 전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갔는데 제자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건네 무척 행복했답니다.”

    개교 뒤 2011년까지 16년간의 대학 운영을 통해 그는 새로운 장기 비전을 마련했다. ‘희망과 미래가 있는 대학, 대학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대학’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20년까지의 중장기 발전 계획인 ‘베스트 이노베이션(BEST Innovation) 2020’을 발표한 것이다. 핵심 내용은 △대학 브랜드(Brand) 가치 제고 △교육(Education) 경쟁력 강화 △ 특성화(Specialization)를 통한 발전 △ 조직문화와 시스템 혁신(Transformation) 등을 통해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비전을 기존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해 최고의 직업 교육기관으로 재탄생하는 것이 목적이다.

    제2의 포스텍 꿈

    “앞으로는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을 철저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주요 대학은 학부를 줄이고 석·박사 중심의 대학으로 가고, 나머지 대학들은 이공계나 기술 교육 위주로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사실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도 기술을 갖춘 쓸 만한 인재를 구하지 못해요. 그만큼 사회에서 실제 필요한 인재가 제대로 양성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기술이 있는 이들도 대기업을 먼저 생각하다보니 실업 상태에서도 중소기업에 눈을 돌리지 않는 것도 문제이고요. 저는 신성대가 이 사회에 정말 쓰임이 있는 기술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중부권에서 뜨는 샛별 같은 신흥 대학을 만든 이 총장의 또 다른 희망은 제2의 포스텍(옛 포항공대) 같은 명문 공업대학을 설립하는 것이다. 신성대가 그의 또 다른 꿈을 펼치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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