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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 맞은 팔색조 배우 황정음

“걸그룹 슈가 시절 끔찍 덕분에 웬만해선 안 아파요”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데뷔 10년 맞은 팔색조 배우 황정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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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 중 재미난 일도 있었나요?

“어떤 촬영도 재미날 순 없어요. 촬영장은 늘 긴장의 연속이거든요. 특히 ‘골든타임’은 응급한 상황이 많아 전쟁터가 따로 없었어요. 다들 벅차서인지 초반에는 웃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부산에서 모든 촬영이 이뤄지다보니 나중엔 배우들끼리 친해져서 한 번씩 모였어요. 드라마에 대한 아쉬움을 서로 털어놓고, 경험 많은 선배들에게 힘들게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죠.”

“악성댓글, 날 강하게 만들었다”

‘골든타임’은 당초 9월 11일 종영할 예정이었으나 2주를 연장 방영해 9월 25일 막을 내렸다. 연장 방영이 결정됐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묻자 그는 웃으며 “죽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종영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다 연장 방영이 결정되니 다들 웃으며 똑같이 얘기했어요. 죽고 싶다고요. 그래도 드라마 반응이 좋아서 방영 기간을 늘린 거니까 행복했어요.”



▼ 출연작마다 반응이 좋아서 황정음이 나오면 드라마가 잘된다는 흥행 공식이 생겼더군요. 비결이 뭔가요?

“마음속 깊은 곳에 항상 ‘난 잘되는 사람이고, 지금까지 잘돼왔고, 앞으로도 잘 될 것’이라는 무한한 자신감이 있어요. 겉으로 표현하진 않지만 나도 모르는 자신감이 항상 있어요. 사람들이 날 험담한 글을 봐도 개의치 않아요.”

▼ 욕을 많이 먹었나요?

“작품을 할 땐 반응이 어떤지 보려고 댓글을 확인해요. 근데 제가 새 작품에 들어가면 ‘주인공이 그렇게 없어?’ 하는 식으로 비방 글을 올리는 네티즌이 꼭 있더라고요. ‘골든타임’도 감독님이 절 원해서 하게 됐지만 ‘황정음은 안 어울릴 것 같다’는 반대의견이 굉장히 많았어요. 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소신껏 열심히 했어요.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런 악성 댓글이 오히려 나를 강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웃음).”

▼ 성격이 밝아서 상처를 안 받는가보네요.

“나도 사람인데 상처를 왜 안 받겠어요. 그저 상처 안 받으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내 혈액형이 O형인데 O형이 이 직업에 잘 맞는 것 같아요. 단순해서 안 좋은 일은 빨리 잊어버리고 잘 주눅 들지 않거든요.”

▼ 모험이나 도전을 즐기나요?

“두렵지만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결과를 알 수 없으니까 계속 부딪쳐보는 거예요. 그 대신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해요.”

올해 그는 ‘골든타임’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원수연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풀하우스 테이크2’를 찍었다. 이 드라마는 10월 5일부터 일본에서 방영 중이지만 한국에서도 전파를 탈지는 미지수다. 극 중에서 전도유망한 배우로 주목받는 박기웅, 노민우와 삼각 사랑을 나눈 그는 “연기 호흡을 잘 맞추는 것도 배우의 능력인데 두 친구는 어땠는지 몰라도 난 좋았다”며 “나보다 나이가 너무 많거나 어리면 힘들지만 또래는 항상 편하고 좋다”고 고백했다.

▼ 작품에서 만난 상대역 중에서 가장 잘 맞는 배우는 누구던가요?

“최다니엘이요. 연기 호흡은 정말 좋았는데 따로 연락할 정도로 성격이 잘 맞는 친구는 아니었어요. 전 ‘하이킥’의 황정음이 내가 잘해서 사랑받은 줄 알았는데 다니엘이 없었다면 그 캐릭터가 그렇게 빛날 수 없었을 거예요. 다니엘한테 전화해서 고맙다고 했고요. 그 친구가 나보다 나이가 어린데 누나라는 호칭은 안 쓰더라고요(웃음).”

▼ ‘내 마음이 들리니’로 찬사를 들었는데 그 작품이 잘된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대본이 정말 좋았어요. 제가 소화할 수 있는 대본이었거든요. 얼굴을 포기하고 연기한 것도 처음이었고요. ‘골든타임’ 때도 얼굴을 포기하긴 마찬가지였어요. 너무 힘들어서 얼굴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이킥’ 때도 잠이 항상 부족했는데 그땐 예뻐 보였잖아요(웃음). 뭐든 잘되고 못되고는 마음가짐에 달린 것 같아요.”

▼ 작품 선택의 기준은 뭔가요?

“캐릭터와 내용뿐 아니라 모든 게 조화를 이뤄야 빵 터지기 때문에 제 감을 믿어요. 정말 단순하게 제목과 처음 대본 봤을 때의 느낌을 중요하게 여겨요. 대본을 다시 보면 느낌이 또 달라지거든요. 무엇보다 옆에서 일을 봐주는 분들의 도움이 컸어요.”

길거리 캐스팅돼 예술고 그만둬

평소 그와 가장 닮은 캐릭터는 ‘하이킥’의 황정음이라고 했다. 어릴 때도 지금처럼 밝았느냐고 물었더니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어릴 땐 더했어요. 학교에서 절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거예요. 서울 길동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리틀엔젤스 단원으로 활동했고, 선화예중·예고를 다녔는데 제가 튀는 행동을 하지 않아도 존재감이 확실했던 것 같아요. 어딜 가나 항상 더 예쁨을 받거나 더 크게 혼났거든요. 그땐 제멋대로였어요. 지금은 많이 착해진 편이에요. 보통 연예인 되고나서 성격이 나빠졌다고들 하는데 전 반대예요. 슈가 활동하면서 성격이 좋아졌다고 친구들이 그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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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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