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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장관 새벽3시 담배 무는 일 잦아

통일부 위기론

  • 윤완준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zeitung@donga.com

柳장관 새벽3시 담배 무는 일 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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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남북고위급회담이 성사된 그 즈음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이 대통령안보전략비서관에 내정됐다가 철회되는 사건이 터졌다. 청와대의 설명은 석연치 않았다. 민경욱 대변인은 2월 12일 “천 전 비서관은 통일부 핵심 요원으로 통일부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내정 철회 사실을 하루 먼저 보도했다. 당시 한 정부 관계자는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이 말하길 ‘통일부에서 하도 천해성을 달라고 해서 내가 양보했어’라고 했다”고 말했다.

천해성 내정 철회 미스터리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청와대 인사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업무에 필요하다며 뒤엎은 셈이다. 한 인사는 “청와대 설명은 청와대도 통일부도 모두 죽이는 앞뒤가 안 맞는 논리”라고 답답해했다.

천 전 비서관이 내정되기까지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더더욱 그렇다. 청와대에 파견된 통일부 인원은 통일비서관실에 국장 1명과 과장 2명, 국가안보실에 과장 1명, 위기관리센터에 과장 1명 등 실무진 위주다. 군인과 외교관 출신이 국가안보실을 장악한 점을 감안하면 통일부로서는 국가안보실이 확대되는 김에 중량급 인사를 보내는 일이 절실했다.



류 장관은 대통령안보전략비서관 자리에 천 전 실장과 또 다른 통일부 관료 1명을 추천했다. 청와대에선 안보전략비서관에 학계 인사가 갈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천 전 실장이 내정됐다. 통일부에선 천 전 실장이 아닌 다른 관료가 안보전략비서관에 내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청와대가 천 전 실장을 낙점한 것이다.

청와대의 설명은 통일부가 관료를 국가안보실에 보내기 위해 그렇게 노력해놓고 막상 대통령이 인사를 하자 태도를 바꿔 되돌려달라 했다는 논리가 된다. 한 전문가는 “내정 철회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모르지만 외부에서는 청와대가 통일부를 우습게 본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주년에 전격 발표한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통일부 소외론에 기름을 부었다.

박 대통령은 “통일준비위원회에서 통일을 준비하고 남북 간 대화와 민간교류의 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간 민간교류와 대화의 창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실제로 통일준비위원회는 단순한 대통령 자문위원회가 아니라 사무국을 갖춘 집행위원회 성격을 띠는 것으로 보인다.

걱정 반, 기대 반

당시 통일부 관료들의 얼굴이 굳었다. 정부 관계자는 “통일부 관료들이 통일부 입지의 위축을 매우 심각하게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는 청와대에도 전달됐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통일부 관료들에게 “통일준비위원회가 통일부의 업무를 빼앗는 게 아니라 오히려 통일부의 업무영역이 넓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통일부는 그 나름대로 박 대통령이 내세운 통일준비위원회가 하게 될 일을 준비해왔고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그런 계획을 밝힌 터였다. 그 일들을 청와대가 온전히 흡수해갈지, 통일부의 활동 범위가 확대될지 통일부 안팎에는 여전히 걱정 반 기대 반의 시각이 존재한다.

통일부는 이미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일 대박론’에 한번 놀란 적이 있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표현을 쓸 줄은 류 장관도 미처 몰랐다고 한다.

그 뒤로 류 장관은 통일 대박론을 채워나갈 ‘21세기형 통일 비전’을 만들어내기 위해 머리를 싸맸다.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새벽 3시에 일어나 담배를 피워 물며 통일 비전을 고민할 정도였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 핵심 인사들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박 대통령을 ‘통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다. 5년이라는 임기 동안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정권 차원의 한 수를 내보일 것이다. 벌써 집권 2년차이고 참모들은 “시간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집권 3년차가 넘어 레임덕이 시작되면 정권의 명운을 건 대북정책을 이끌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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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완준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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