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호

사월에 내리는 눈

  • 장진기

    입력2014-03-19 09: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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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월에 내리는 눈

    일러스트·박용인

    얼마나 알량하면

    지척에서 놀던 봄이 오다 말고

    지레 놀라

    오그라진 살 속에 얼음덩어리 눈으로 내리겠느냐

    눈에 덴 가슴이 뜨겁다



    불구덩이보다 뜨겁다

    열리다 만 사랑이 눈을 감고 연기처럼 하롱인다

    바람이 젖은 백지장처럼

    담벼락에 붙는다

    사월에 오다가 만 봄

    산돌 같은 사리로 녹는다

    봄눈으로 오는 사랑이 시리다

    장진기

    ● 1957년 전남 영광 출생
    ● 2000년 ‘함께 가는 문학’ 신인상 등단
    ● 시집: ‘사금파리 빛 눈 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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