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호

인공관절 수술 제외한 관절 질환

대부분 관절내시경으로 치료

  • 금정섭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www.cheilos.com

    입력2014-03-19 1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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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관절 수술 제외한 관절 질환

    제일정형외과병원의 무릎 관절내시경 수술 광경.

    동네에서 작은 식당을 경영하는 장모(55) 씨는 몇 개월 전부터 왼쪽 무릎이 아프고 쪼그려 앉기가 힘들어 고생했다. 서서 걸을 땐 괜찮지만, 앉았다 일어나서 걷거나 쪼그려 앉으려고 하면 오금이 땅기고 아파서 생업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 인근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니 무릎의 반월상 연골이 파열돼 관절내시경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며칠 식당 문을 닫아야 한다는 생각에 약을 먹고 찜질을 하며 버티던 장씨는 당일 퇴원이 가능한 수술을 하는 병원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해당 병원을 찾아가 관절내시경 수술을 받았다.

    처음엔 당일 퇴원이 가능한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검사 담당 직원의 안내로 수술 전 검사가 대기시간 없이 신속히 끝났고, 경막외 마취법을 쓴 수술 덕분에 수술 완료 후 3시간 만에 화장실에 갈 수 있을 만큼 회복 속도가 빨랐다. 수술 당일 저녁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생업에 지장을 받지도 않았다.

    조기엔 비수술적 치료

    연세 많은 어르신 중엔 평소 ‘뼈마디가 쑤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분이 많다. 많은 어르신이 관절 통증으로 고생한다는 증거다.

    관절은 뼈와 뼈를 연결하는 부분으로, 우리 몸엔 뇌를 보호하는 두개골의 접합 부분을 비롯해 디스크라고 불리는 척추 추간판 등 수많은 관절이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론 무릎, 어깨, 손목, 발목, 고관절 등 몸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두 뼈 사이에서 직선운동이나 회전운동 등을 하는 부위를 말한다.



    관절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통해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는 일상적인 생활부터 축구나 농구 같은 과격한 운동까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관절은 하루에도 수백, 수천 번 움직이게 되고 부상과 같은 외부의 강한 충격이나 지속적 사용으로 인한 퇴행적 변화로 다른 부위보다 더 많은 질환에 걸리기 쉽다.

    관절 질환은 우리가 흔히 삐었다고 하는 염좌에서부터 퇴행성관절염, 어깨 회전근개 파열, 무릎 반월상 연골 파열, 불안정증, 탈구 등 부위별로 다양하며, 그 종류만큼 치료법도 다양하다.

    증상이 초기이거나 미미한 경우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체외충격파치료 등 비수술적 요법과 재활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가 없을 때는 수술 치료를 해야 한다.

    과거 관절 질환 수술은 질환 부위를 절개하는 수술법이 일반적이었으나 현재는 인공관절 수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시행한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1990년대 중반부터 무릎관절 수술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는데, 그 효과가 입증되고 수술기구가 소형화하면서 요즘은 어깨는 물론 손목, 발목, 팔꿈치 등 대다수 관절 질환 수술에 적용된다.

    관절내시경 수술법은 무릎, 어깨 등 질환 부위에 직경 5mm 정도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초소형 고감도 카메라가 부착된 장비를 넣고 관절 내 연골이나 인대의 파열, 염증의 진행 정도, 관절 내부의 불안정한 정도와 뼈의 마모 정도 등을 진단하는 동시에 수술을 시행한다.

    인공관절 수술 제외한 관절 질환


    수술 시간 짧고 당일 퇴원 가능

    인공관절 수술 제외한 관절 질환
    관절내시경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는 점이다. 질환이나 환자의 특성상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기존엔 수술 후 보통 2~3일 입원해야 했으나 최근엔 의료기술 발달로 수술 당일 퇴원도 가능해졌다.

    최근 환자 발생이 늘고 있는 반월상 연골 파열의 경우 관절내시경 수술을 하면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이는 관절내시경 수술 시간이 20분 정도로 짧고 수술 부위가 작아 출혈이나 감염 위험이 적으며 수술 후 통증이 심하지 않다는 특징 때문이기도 하고, 최근 들어 수술 시 다리엔 경막외 마취법을, 팔엔 신경차단술을 도입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무릎이나 발목의 관절내시경 수술 시 기존엔 미리 척수마취를 했는데, 수술 후 24시간 누워서 안정을 취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엔 경막외 마취법을 적용하므로 회복 속도가 빨라져 3시간 안정을 취하면 보행이 가능하고 약 6시간 후엔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수술법의 개선만으로 당일 퇴원이 가능한 건 아니다. 당일 퇴원을 위해선 수술 전에 환자가 수술이 가능한 상태인지를 다각도로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최근 일부 병원을 중심으로 당일 퇴원이 필요한 관절내시경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 신속한 검사를 위해 별도의 간호코드제를 도입하는 등 환자관리 시스템을 개선해 수술 전 준비시간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 같은 당일 치료 시스템은 빨리 일상에 복귀해야 하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수험생에게 적합하지만 아직 모든 병원에 구축된 것이 아니므로 병원 선택 시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관절내시경의 또 다른 장점은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이다. 관절질환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정밀진단을 하는데, 연골 부위 등에 발생한 미세한 손상은 MRI 검사로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숙련된 전문의 진료 받아야

    그러나 관절내시경을 이용하면 전문의가 직접 눈으로 손상된 부위를 확인하면서 치료하기 때문에 MRI 등 정밀검사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미세한 손상 부위를 확인함과 동시에 정교한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손상된 부위를 발견한 즉시 환자의 관절 상태와 나이, 활동 정도를 고려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야 하므로 시술자의 숙련도도 수술 성과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따라서 좋은 수술 결과뿐 아니라 빠른 일상 복귀를 위해서도 숙련된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게 중요하다.

    인공관절 수술 제외한 관절 질환
    모든 관절 질환에 대해 관절내시경 수술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관절의 연골이 심하게 손상돼 뼈끼리 맞붙은 퇴행성관절염 말기 단계라면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관절에 이유 없는 통증이 지속되거나 운동 중 충돌이나 낙상 등으로 외부적 충격을 받았을 때는 통증이 미미하더라도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2차적인 연골 손상을 막고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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