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호

여행하기 딱 좋은 나이! “신혼 추억 되살리고파”

4050 리마인드 허니문

  • 박은경 |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입력2014-03-20 14: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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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세 시대를 맞아 ‘리마인드 허니문’ 붐이 인다. 젊은 날에는 아이 키우고 집 장만하느라 여행할 엄두를 못 내던 중년 부부에게 리마인드 허니문은 함께 걸어온 세월을 돌아보며 신혼의 감정을 되살릴 좋은 기회다. 4050세대의 신(新)여행풍속도 리마인드 허니문의 이모저모.
    여행하기 딱 좋은 나이! “신혼 추억 되살리고파”

    1~2년에 한 번 리마인드 허니문을 즐기는 이상훈·서영미 커플.

    “야자수 그늘 아래 해먹에 누워 있으니 아내와 함께 산 15년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칩디다.” 지난해 가을, 박상봉 씨는 결혼 15주년을 기념해 아내와 인도네시아 발리로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왔다. 결혼 후 아이들을 키우며 바쁘게 사느라 삶을 돌아볼 여유가 없던 박씨는 신혼여행 이후 아내와 단둘이 여행한 적이 없다는 것을 문득 깨닫고 아내에게 “결혼 15주년에 리마인드 허니문을 떠나자”고 제안했다.

    박씨 부부는 뜻밖의 행운으로 잊지 못할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왔다. 출국 때 인도네시아항공을 이용했는데 탑승 직전 부부의 좌석이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박씨는 “예기치 못한 행운에 아내가 펄쩍펄쩍 뛰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여행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 안에서 ‘갤 탭’으로 영화를 보며 오붓하게 와인도 한잔 했는데 마치 신혼여행을 가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또 “발리에 도착해서는 바닷가를 거닐고 스쿠버다이빙 같은 해양스포츠를 맘껏 즐겼다. 래프팅을 하면서 아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결혼 후 처음 봤다. 새삼 아내가 예쁘게 보였다. 기회가 되면 다음에 또 둘만의 여행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결혼 8년차 부부 이상훈, 서영미 씨는 1~2년에 한 번씩 결혼기념일에 맞춰 리마인드 허니문을 즐긴다. 그동안 여행한 곳은 태국 코사무이와 코창, 필리핀 팔라완과 보라카이 등이다. 부부에게 가장 인상적인 추억을 남긴 곳은 5년 전 단둘이 다녀온 몰디브다. 서씨는 “여행 첫날 내가 늑장을 부려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칠 뻔했다. 숙소에 도착했는데 여행가방 열쇠를 잃어버려 망치를 빌려 부수고, 빌린 스노클링 장비를 잃어버려 돈을 물어주는 등 자잘한 사건이 많았지만 다음에 아이들과 꼭 다시 가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

    “다른 때보다 좀 무리를 해서 허니문 장소로 유명한 고급 리조트에 묵었어요. 아침에 눈 뜨니까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가 말 그대로 ‘환상’이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 더욱 그렇게 보였을 겁니다. 평소 싸우는 부부도 그런 곳에서라면 사랑이 새록새록 피어날 것 같았어요.”

    단체 리마인드 허니문도 인기



    몇 해 전부터 중년층에 유행처럼 번진 ‘리마인드 웨딩’이 리마인드 허니문으로 확산됐다. 동문회를 비롯한 각종 모임을 통해 부부가 단체로 리마인드 허니문을 떠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영미 내일투어 대리는 “우리 회사 허니문 브랜드 이용 고객 중 40대 이상 부부가 10쌍 중 1쌍 꼴”이라며 “리마인드 허니문을 떠나는 중장년층 고객 비중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하나투어가 지난해 자사 허니문 상품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40세 이상 고객이 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측은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부부 또는 가족이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는 리마인드 허니문이 유행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허니문 전문여행사 진투어 이상혜 대리는 “우리 회사에서 리마인드 허니문을 보내는 고객이 연간 100쌍에 달한다. 그중 부부만 리마인드 허니문을 떠나는 경우가 5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자녀와 함께하는 가족여행의 성격을 겸한다”고 했다. 가족을 동반하는 리마인드 허니문의 사례가 많은 이유는 한때 중장년층 사이에 불어닥친 ‘늦둥이 낳기’ 붐으로 어린 자녀를 둔 부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리마인드 허니문 여행지로 인기 높은 곳은 가족 단위의 휴양 리조트가 많은 사이판이나 괌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 자녀를 둔 부부가 아이를 떼놓고 여행을 가기란 쉽지 않지만, 아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휴양 리조트를 이용하면 부부가 둘만의 호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행업계는 리마인드 허니문을 떠나는 중장년층이 실제 드러난 숫자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배낭여행 1세대이자 해외출장 경험이 많은 40~50대의 경우 획일적인 허니문패키지 상품보다 자유여행이나 배낭여행, 에어텔, 맞춤여행 방식으로 리마인드 허니문을 즐기기 때문.

    자영업을 하는 이영재(가명) 씨는 리마인드 허니문을 맞춤여행으로 세 차례 다녀왔다. 이씨는 “여행사 직원과 상담할 때 원하는 여행지와 여행 일수, 하루 숙박비, 예상 경비를 밝히면 그에 맞는 리마인드 허니문 프로그램을 짜준다. 여행할 때마다 우리 부부만 담당할 현지 가이드를 붙여달라고 하는데, 그러면 기존 허니문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호젓하고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했다.

    4050세대가 대상인 단체배낭여행 상품을 이용해 지난해 15일 동안 유럽 여행을 다녀온 장기욱(가명) 씨는 “‘꽃보다 할배’에 나왔던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인근 작은 마을인 콜마르가 인상적이었다. 서유럽의 예쁜 도시들을 돌며 박물관도 구경하고 유람선도 탔는데 늘 꿈꾸던 부부여행이어서 매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여행하기 딱 좋은 나이! “신혼 추억 되살리고파”

    지난 2월 열린 하나투어 웨딩&허니문 박람회.

    한편 김영미 대리는 “업계에서 내놓은 리마인드 허니문 패키지 상품의 종류가 많지 않다보니 아직 일반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허니문패키지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허니문패키지는 리조트 숙소의 허니문 꽃 장식, 리무진을 이용한 공항 픽업 서비스, 요트투어, 선셋 크루즈 등 요즘 젊은 신혼부부 사이에 트렌드가 된 로맨틱한 허니문을 즐길 수 있고 고급스러운 서비스도 받을 수 있어서 중장년층이 좋아한다”고 전했다.

    4~5년 전부터 본격화한 리마인드 허니문 붐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널리 퍼지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1980년대 중반 결혼한 주부 김지영 씨는 부모 도움 없이 직장생활을 해서 모은 돈으로 결혼식을 치르느라 신혼여행에 쓸 돈이 많지 않았다. 경제적 여건에 맞춰 제주도로 2박3일간의 짧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그는 “요즘 젊은 부부가 수백만 원을 들여 해외로 신혼여행을 가는 걸 보면 너무 부럽다”고 했다.

    김씨처럼 1988년 해외여행자유화 조치가 이뤄지기 전에 결혼한 이들 대부분은 지금처럼 신혼여행을 해외로 가기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고급 리조트에서 휴양과 해양스포츠를 동시에 즐기는 요즘 신혼부부의 로맨틱하고 호화로운 허니문은 중장년층에게 뒤늦게라도 보상받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리마인드 허니문 장소 역시 인도네시아 발리, 태국 푸껫, 필리핀 세부 등 젊은 신혼부부의 허니문 여행지와 별 차이가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관광보다 휴양

    다만 젊은 층에 비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은 부부 취향에 따라 유럽의 박물관 순례, 와이너리 투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 관람 등 고가의 프리미엄 리마인드 허니문을 찾는다. 중장년층은 체력적으로 젊은이를 따라잡기 힘들기 때문에 스케줄이 빡빡한 관광 중심의 여행보다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할 수 있는 여유로운 일정을 선호한다.

    외국계 기업 임원인 정재원(가명) 씨는 지난 9년 동안 매해 결혼기념일마다 부부 둘만의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왔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발리, 몰디브 등을 다녀온 정씨 부부는 항공권을 직접 구입하고 여행지에서 묵을 숙소만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데 보통 1박에 100만 원이 넘는 곳을 이용했다. 정씨는 “젊을 때부터 여러 나라를 다녔기 때문에 관광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다. 대신 조용한 곳에서 완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행이 좋다”고 했다.

    중장년층은 리마인드 허니문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히 쉴 수 있는 ‘휴식의 기회’로 생각하기 때문에 젊은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허니문과 차이를 보인다. 이상혜 대리는 “요즘은 결혼 1주년 때부터 기념 삼아 가까운 홍콩이나 일본으로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오는 젊은 층이 많다. 비용과 시간을 아끼려는 이유도 있지만 관광과 쇼핑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중장년층은 관광에 별로 관심이 없는 대신 리조트에서 느긋하게 쉬면서 즐기는 걸 좋아한다. 둘만의 은밀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개인 수영장이 딸린 풀빌라를 선호하는 젊은 층과 달리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품격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소를 선호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의 경우 하루에 250만~400만 원인 고가의 숙소에 묵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40, 50대가 되면 엄마 손이 일일이 가지 않아도 될 만큼 자녀들이 성장했기 때문에 육아 부담에서 벗어나 비로소 부부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질 여유가 생기는 것도 중장년층이 리마인드 허니문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이유다. 그 가운데 “체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아내와 오붓하게 신혼여행의 추억을 되살리고 싶다” “그동안 혼자 해외출장을 많이 다녀서 아내에게 늘 미안했다”며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오는 경우도 많다.

    여행 관련 출판업을 하는 김기훈 씨는 재작년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와 함께 호주로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왔다. “직업상 평소 해외출장이 많은데 그때마다 늘 혼자만 좋은 곳을 다니고 맛있는 음식을 먹다보니 아내한테 많이 미안했다”는 그는 “주말을 끼고 휴가를 받아 9일 동안 여행을 다녀왔는데 모처럼 신혼여행 기분을 만끽했다. 여행을 다녀온 뒤 ‘주변에서 부러워하는 친구가 많다’는 아내 말을 들으니 뿌듯했다”고 했다.

    리마인드 허니문을 즐기는 연령대는 결혼 1년차 부부부터 결혼 50년차 실버층까지 다양하다. ‘허니문’에 특별한 추억, 부부간의 애정 확인 같은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리마인드 허니문은 최근 테마여행의 한 종류로 자리 잡았다.

    리마인드 허니문이 인기를 끌면서 이들을 겨냥한 상품을 기획, 판매하는 여행사도 점차 늘고 있다. ‘부모에게 신혼을 선물하라’며 자식들의 효심을 자극하는가 하면 할인과 마일리지 제공 등 다양한 혜택으로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인터넷 게시판과 카페에도 관련 글이 넘쳐난다.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와 둘만의 오붓한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오려고 했는데 처제들이 어떻게 알고 따라붙어 졸지에 가족여행이 돼버렸다” “10년 전 태국 푸껫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이번엔 하와이로 리마인드 허니문을 떠나고 싶은데 어떨까?” “리마인드 허니문 장소로 적당한 곳을 추천해달라” 등. 이 가운데 조회 수가 수백, 수천 건을 기록한 ‘리마인드 허니문 후기’에는 “아내가 ‘우리도 가자’고 졸라서 못 살겠다”는 댓글이 심심찮게 달린다.

    지자체 관광상품 개발 박차

    리마인드 허니문이 인기를 끌자 아산시는 여행사와 제휴를 맺고 2010년부터 중장년층을 겨냥한 1박2일용 리마인드 허니문 관광 상품을 내놓았다. 1960~70년대 국내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손꼽혔던 ‘온양온천’을 테마로 중장년층에 신혼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 것이다. 첫 해에는 이용 고객이 20쌍에 불과했지만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200쌍이 참가했고 지난해는 그보다 2.5배 많은 500쌍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만족감을 표시한 사람은 10명 중 9명에 달했고, “주변 지인에게 추천하겠다” “다시 한 번 리허니문에 참가하고 싶다”고 밝힌 사람도 94%나 됐다. 최숙경 아산시 문화관광과 주무관은 “온천이 많은 지자체들이 의기투합해 지난해부터 돌아가며 ‘온천대축제’를 연다. 첫 축제를 우리 시가 개최했는데 ‘리마인드 허니문 콘서트’ 프로그램을 따로 준비했다. 김세환, 윤형주 등 7080세대의 추억 속에 ‘스타가수’로 남은 분들을 초청했는데 참석한 부부들의 열기가 대단했다”고 했다. 최 주무관은 “올해 리마인드 허니문 관광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70대 노년층까지 반응이 좋아 곧 세부 내용과 일정을 짤 계획”이라고 했다.

    리마인드 허니문 바람은 최근 노년층으로까지 확산됐다. 경기 양평군노인복지회관은 지난해 11월 농어촌희망재단의 지원을 받아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리마인드 웨딩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유명희 복지팀장은 “리마인드 웨딩을 치른 12쌍의 어르신 부부를 모시고 인천 월미도로 단체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왔다. 1박2일 일정으로 선상공연을 관람하고 이민사박물관 등을 둘러봤는데 복지관의 홀몸 어르신들 중에 ‘왜 진작 리마인드 허니문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았느냐’며 샘내는 분이 많았다. 쑥스러워서 지난해 참석을 꺼리던 어르신들도 올해 꼭 참석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리마인드 웨딩과 허니문을 이른 시일 내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원하면 언제든지 해외여행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결혼한 지 10~20년이 지난 중년부부들이 ‘허니문’에 새삼 관심을 보이며 리마인드 허니문 열풍을 일으킨 이유가 뭘까.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변화하는 중년의 남녀 심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신체 기능이 젊은 시절에 비해 떨어지지만 감수성만큼은 더 활성화하고 예민해진다. TV 드라마에 빠진 아내를 핀잔하던 남편들이 중년이 되면서 아내와 함께 드라마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빠져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윤 교수는 “‘남자는 힘이 세다’는 인식 때문에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원래 여자보다 정서적으로 더 약한 게 남자다. 그래서 남자가 중년이 되면 세상에 나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발휘해야 했던 전투력이 떨어지는 대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진다. 그만큼 외로움을 느낀다는 얘기다.”

    ‘은퇴남편증후군’ 개선 효과

    반면 여자들은 중년이 되면 이미 자식을 다 길렀기 때문에 모성애가 약해지는 대신 여자로서의 정체성이 강화된다. 중년부부가 새삼 신혼의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하는 건 아내가 여자로 돌아가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남편이 외로움이나 사랑을 채우려는 욕구가 강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처음 등장한 ‘은퇴남편증후군’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문제가 된다. 밖에 나가서 열심히 돈만 벌어다주면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베이비부머 세대 남편이 은퇴 후 집안에 들어앉으면 그동안 부부 사이에 정서적으로 친밀감을 쌓을 기회를 별로 갖지 못한 아내는 마치 남과 한집에 사는 것과 같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고, 그에 따른 신체적 질병을 동반하는 것이 은퇴남편증후군이다.

    윤 교수는 “중년부부가 함께 신혼여행 기분을 즐길 수 있으면 부부 갈등은 물론이고 은퇴남편증후군이나 중년이혼, 황혼이혼 같은 사회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장년층 사이에 다시 가는 신혼여행이 유행하는 건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사업 핑계로 밖으로만 돌던 남편이 50세를 넘기면서 확 달라졌다”는 주부 김은영 씨는 “결혼하고 17년이 지나도록 결혼기념일이 언제인지도 모르고 단 한 번도 챙긴 적 없던 남편이 몇 년 전부터 해마다 수백만 원짜리 목걸이, 명품 핸드백 등을 결혼기념 선물로 사들고 온다. 최근에는 어디서 들은 얘기가 있는지 ‘결혼 30주년이 되면 아이들을 두고 단둘이 다시 신혼여행을 가자’고 하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동안 ‘내가 이 남자하고 도대체 왜 사나’ 싶던 원망이 싹 사라지는 걸 느꼈다. 2년이나 남은 결혼 30주년이 벌써부터 기다려지고 설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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