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호

‘건축적인 조각-경계면과 잠재적 사이’ 展

집과 집 사이를 채운 상상의 건축

  • 글·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사진·소마미술관 제공

    입력2014-03-20 1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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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적인 조각-경계면과 잠재적 사이’ 展
    처마가 닿을 듯 다닥다닥 붙어 있는 소박한 가정집들 사이에 가만히 놓인 작은 공터. 어린 시절 이 공터는 최고의 놀이터였다. 친구들과 고무줄놀이도 하고 구슬도 치며 땀을 뻘뻘 흘리고 놀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 작은 공터는 새로운 놀이가 시작되는 곳이자 상상력의 발원지였다.

    소마미술관이 3월 7일부터 두 달간 선보이는 ‘건축적인 조각-경계면과 잠재적 사이’展은 집과 집 사이 유희의 공간이 되는 공터를 모티프로 삼아, 미술관에 숨어 있는 공간을 재해석하고 균열과 부조화를 도모했다. 건축물이나 실내 공간의 원형을 살리면서, 안과 밖의 공간을 제3자의 시각으로 조명하는 것이다.

    공수경의 작품 ‘알은 세계다’는 어린 시절 마당이 있는 집에서 놀았던 추억을 테마로 했다. 되도록이면 구석지고 후미진 곳에서 어른들이 모르는 세계를 꿈꿨던 기억을, 조형적인 입체물과 모터장치를 통해 표현해냈다. 어린 시절 친구들만의 특별한 비밀을 담아둔 듯, 동그란 알에는 상상력이 가득 담겨 있다. 박성연의 ‘Talking Doors’는 상상 공간과 현실 공간이 혼재한 모습을 재현했는데 관객은 가상공간으로 구성된 문과 문고리를 통과해, 일상에서 채집된 다양한 드로잉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이번 전시는 전시관에 최소한의 작품을 설치해 여백을 부각하는 대신, 기존 건축물과의 조화를 이뤄냈다. 어린 시절 숨바꼭질 하듯 전시관 안팎을 오가며 작품을 구경하다보면, 살랑거리는 봄바람이 손끝을 스친다. 이것이야말로 오감을 자극하는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 아닐까.

    ● 일시 | 3월 7일~5월 11일



    ● 장소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 관람료 |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 문의 | 02-425-1077

    ‘건축적인 조각-경계면과 잠재적 사이’ 展
    ‘건축적인 조각-경계면과 잠재적 사이’ 展
    ‘건축적인 조각-경계면과 잠재적 사이’ 展
    1 박성연, Talking Doors, 2013

    2 이창훈, 또 다른 풍경-헤테로토피아, 2014

    3 공수경, 알은 세계다(Das Ei ist die Welt), 2014

    4 채우승, 지평선 2014-1-문, 2014

    5 유영호, 반성,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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